식품에서 유해성분 검출 의무화해야
식품에서 유해성분 검출 의무화해야
  • 손장진
  • 승인 2011.07.24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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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고농도 세슘에 오염된 후쿠시마산 쇠고기가 사실상 일본 전국으로 유통되었고, 이 중 일부는 이미 소비된 것으로 지난 12일 보도되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후쿠시마현 미나미소마의 농가에서 고농도 세슘 사료를 먹고 세슘에 오염된 소를 추적한 결과, 도쿄와 지바 등 10개 지자체의 음식점과 슈퍼를 통해 유통된 게 확인됐다고 보도했다고 밝혔다.

시즈오카시의 경우 문제의 고기 28kg 중 15kg은 이미 음식점을 통해 소비되고 남은 고기에선 기준치 500베크렐의 4배에 해당하는 2천 베크렐의 세슘이 검출됐다고 말했다.

우리의 가정까지도 매일 식탁에 올라오는 야채와 과일, 곡식, 육류 고기에서 농약, 중금속, 세균, 박테리아 등 유해성분 및 유해물질이 함유된 식품이 거침없이 무방비 상태로 우리 식탁에 올라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야채, 과일, 곡식에서 농약, 중금속, 세균, 박테리아 등을 걸러내는 장치가 우리에게 없었던 것은 선진국을 향한 우리의 염원과 열정을 무색케 하니 창피하기만 하다. 야채시장에 나온 채소와 과일은 싱싱하게 보이지만 재배와 유통과정에서 일어나는 일은 우리가 생생하게 알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소비자의 손에 들어오기 전에 야채시장에서 농약잔류검사를 철저히 거치는 동안 허용 기준치를 초과한 야채는 소비자의 손에 절대로 넘어오지 않도록 유해성분 검출장치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너무 허술하여 우리가 수시로 유해성분을 흡수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의 가정은 물론, 학교와 유치원, 일반 음식점, 공장과 회사 식당의 주방에서는 이러한 농약, 중금속, 세균, 박테리아 등의 유해성분 및 유해물질을 무방비 상태로 요리하여 식탁에 올리는 수준이 너무 허술하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현대병이라 불리는 고혈압, 당뇨병, 동맥경화, 각종 암 등 과거에 드물었던 질병들이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것의 원인이 바로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는 점을 간과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달 어린 아이 둘을 데리고 친정집에 왔다가 큰 아이가 수두에 걸린 줄도 모르고 밥을 못 먹는다고 걱정만 했던 아이들 외할머니가 아무래도 수두에 걸린 것 같다고 알아차렸다. 아이는 목구멍이 얼마나 헐었는지 침도 삼키지 못하고 있으니 밥은 엄두도 못 내고 있는 상태였다. 그러자 그 아이의 동생이 돌도 아직 안 지났으니 아직 걷지도 못하는 판에 이 아이까지 전염이 된 것이다. 두 아이가 모두 열이 오르고 목구멍이 헐어 침도 못 삼키는 상황에서 아이의 엄마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다행히 가까운 어린이병원에 차를 태워 데리고 갔더니 아니나 다를까 어린이들로 꽉 차 있어 한 참을 기다리다가 열 번째에야 의사진찰을 받을 수 있었다.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의사 세 명이 감당해야 할 아이들의 명단이 전광판 자막에 계속 쌓아가고 있는 것을 보니 여름철에 전염하는 질병들이 이와 같이 아이들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나라의 동량이 될 아이들의 건강을 해치는 수두나 식중독, 설사, 구토 같은 전염병이 나돌면 가정만이 아니라 사회적으로나 국가적으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본다. 이 계절에 아이들이 풋과일이나 야채, 아이스크림 등에 노출되어 집단으로 건강을 해치는 식품이 나돌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국민 모두의 생명에 위협이 아닐 수 없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성인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여름철 무더위 속에 시원한 얼음 식품이나 날것을 그대로 먹을 경우, 잔류 농약이나 중금속, 세균과 박테리아 등은 물로 아무리 깨끗이 씻어도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상태로 우리 식탁에 올라온다면 우리 건강은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본다.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식약청과 보건복지부에서는 이 점을 명심하여 국민 건강을 위해서 요리사와 조리사들의 자격요건을 강화하고 유해물질과 유해성분이 우리 몸속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법적 제도적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 그리고 야채와 과일에서 유해성분을 검출하는 기계 장비를 만들어서 가정과 학교, 일반 식당에까지 필수적으로 갖추도록 하고, 정부는 이것을 널리 보급하고 활용하는 장치를 만들어 국민 모두 이에 관심을 갖고 사용하는 것을 의무화, 습관화하도록 주의를 환기시켜서 건강한 가정과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나서주기를 촉구하는 것이다.

손장진  <우석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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