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과 사상사 ‘담배의 사회문화사’ 출간
인물과 사상사 ‘담배의 사회문화사’ 출간
  • 송민애
  • 승인 2011.07.18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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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에서 담배는 끊임없는 논쟁의 대상이다. 흡연자들은 자유의 권리에 대해 주장하고, 비흡연자들은 건강을 지킬 권리를 말하며, 흡연권과 혐연권을 둘러싼 논쟁을 멈추지 않는다. 도대체, 담배가 무엇이기에, 우리는 담배에 관한 논쟁을 멈추지 못할까?

그동안 지속적으로 한국 생활사를 탐구해왔던 강준만 전북대학교 교수가 이번에는 한국사회에 뿌리깊게 자리한 ‘담배’ 및 ‘흡연’의 역사와 사회상을 분석·조명했다.

‘담배의 사회문화사’(출판사 인물과 사상사)는 담배를 둘러싼 담배회사와 정부 권력의 유착관계를 면밀히 분석해 폭로한다.

총 6부로 구성된 책에서는 담배가 이 땅에 들어온 조선시대 광해군 때(1616년)부터 일제강점기와 6.25를 거쳐 현재까지 조명하며, 대한민국의 담배 사랑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아본다. 그리고 이미 정조 때 흡연율 20%를 자랑하고, 1997년 연간 흡연량에서 다른 나라를 압도한 세계 최고 골초 국가, 대한민국의 사회 속에서 담배가 어떻게 삶 속에 파고드는지 살펴본다.

이와 함께 저자는 담배가 멋과 독립과 삶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배경 끝에는 정부가 이것을 이용해 담배로 걷는 세금에 목을 매고, 담배 회사는 니코틴을 조절해 사람들을 담배에 중독시켰으며, 사실 흡연자의 관심은 오로지 ‘담뱃값 인상’에만 있다는 것을 밝혀낸다.

저자는 “전 세계적으로 흡연은 늘 흡연자의 의지 문제로 환원된다. 금연자도 자신의 강한 의지를 확인했다는 점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 그래서 이상한 게임이 벌어진다. 흡연자의 박약한 의지를 비웃는 모멸 또는 탄압 게임이다”며 “사실 세계 각국의 금연 운동가들이 정작 싸워야 할 대상은 흡연자가 아니라 자국 정부인 셈이다. 담뱃값을 올려 흡연율을 줄이겠다는 생각에도 일리는 있지만 이는 좀 뻔뻔한 수법이다. 끝까지 정부는 면책해놓고 흡연자만 탓하겠다는 발상을 근거로 하기 때문”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그는 “흡연자가 니코틴에 중독됐다면, 정부는 담배로 걷는 세금에, 담배 회사는 수익에 중독됐다”며 김관욱의 ‘굿바이 니코틴홀릭’을 (북카라반, 2010) 한 구절을 인용하고 끝을 맺는다.

“금연 운동은 담배에 관한 의학적 측면은 물론 역사적·사회적·문화적·경제적 측면까지 깊이 있게 성찰할 때에만 비로소 인류를 더욱 행복한 길로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보건 의료인들도 담배 회사를 벤치마킹해야 한다.”

송민애기자 say2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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