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일사병과 열사병
41.일사병과 열사병
  • 박진원
  • 승인 2011.07.18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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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은 올 여름 최악의 무더위가 계속될 것이라고 예보하고 있다. 이미 도내에서는 장마가 지나간 뒤 연일 폭염 특보가 발령되고 있다. 무더위가 계속되면 당연 따라붙는 문제가 열사병이다.

전북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62건에 이르는 구급대가 출동했으며 64명의 환자가 응급처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지난해 8월 정읍시 공평동 공평마을 소재 한 비닐하우스에서 일하던 A(89) 할머니가 쓰러져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원인은 비닐하우스 내에서 일하던 중 고온으로 인한 열사병이다.

흔히 열사병과 일사병을 같은 것으로 착각한다. 그러나 같은 열 관련 질환이지만 엄연히 다르다. 이에 따라 대처와 예방도 달라진다. 열사병은 중추신경계에 이상이 생기면서 발생하기 때문에 최초 응급처지가 매우 중요하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 김명웅 원장을 통해 전문의를 통해 열사병과 일사병에 대한 증상과 응급처지 방법을 알아본다.


▲일사병과 열사병 현황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발생한 폭염 진료환자는 325명으로 남성이 74.8%(243명)였고 연령별로는 50대 19.1%(62명), 60대 이상 28.6%(93명)로 50대 이상이 47.7%(155명)를 차지했으며 피해 발생장소는 야외가 54.8%(178명)였다.

전북도 소방안전본부는 지난해 폭염으로 인해 총 45건에 43명을 이송 조치하고 2명은 현장조치했다. 이중 1명은 열사로 인해 사망했다.

뇌손상과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열사병은 현재와 같이 고온다습한 환경 속에서 흔하게 발생한다. 몸이 약한 노인이나 만성질환자들이 고추를 말리기 위해 비닐하우스에서 작업하거나 축사 등에서 일하면서 열사병에 노출되고 이로 인해 사망하는 경우가 종종 있으므로 주의가 요망된다.

<열사병>

▲원인과 증상은?

인간의 몸은 외부 온도와 상관없이 체온을 조절하는 체온조절중추가 있기 때문에 일정한 체온을 유지한다. 그러나 체온조절중추의 능력을 넘어설 정도로 장시간 뜨거운 햇볕에 노출되거나 지나치게 더운 장소에 오랫동안 있게 되는 경우 체온조절중추가 능력을 상실해 비 정상적으로 온도가 상승하는 것이 열사병이다.

더운 날씨에 구보 등 군사 훈련을 받는 군인, 실외 스포츠나 장거리 마라톤 등을 하는 운동 선수, 용광로 등 고열을 취급하는 작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직접 태양에 노출되거나 뜨거운 차 안, 찜질방 등에서 강한 열에 장기간 노출되면 열사병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노인, 소아, 만성 질환자들에게 잘 발생한다.

열사병이 나타나기 직전 증상으로 두통, 어지러움, 구역질, 경련, 시력 장애 등이 있다. 의식이 흐려지고 몸은 뜨겁고 건조하며 붉게 보인다. 호흡이 느리며 혈압이 떨어지기도 한다. 피부는 뜨겁고 건조해 땀이 나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고온상태가 지속되면 경련, 호흡 장애, 급성 신장 손상 등이 발생하며 치명적인 뇌 손상을 입고 사망할 수 있다.

▲응급처치 등 치료 방법

야외에서 열사병이 발생하면 환자의 체온을 내려주며 의식이 없는 환자인 경우 기도유지와 호흡보조를 해주면서 신속히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환자의 체온을 내려주기 위해 의복을 제거하고 부채를 이용하거나 분무기로 피부에 25도 정도의 물을 뿌려주거나 큰 혈관이 지나가는 목, 겨드랑이 부위 등에 아이스팩을 활용해 체온은 낮춰준다. 의식이 없는 환자에게는 물을 포함한 어떠한 물질도 섭취 시켜서는 안 된다. 응급처지 요령 자체를 모른다면 환자를 서늘한 곳으로 옮기고 즉시 119에 신고한다.

<일사병>

▲원인과 증상

따가운 햇볕에 장시간 노출되면서 어지러움이나 두통, 피로감, 무기력감, 구역질, 눈의 충혈, 안면 창백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일사병을 의심해야 한다. 중증인 경우 1분에 100회 이상의 빈맥, 저혈압, 근육통, 경련, 실신 증세가 나타난다.

머리와 목덜미 주위가 강한 태양광선에 장시간 노출되면 체온을 조절하는 중추신경계가 일시적으로 기능을 상실해 수분과 전해질이 소실되면서 발생한다. 수면부족이나 음주 후 몸이 전체적으로 약해졌을 때 빈번히 발생한다. 너무 꽉 끼는 의복을 착용하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다. 체력이 약한 노인이나 어린이에게 주로 발생하고 무더위에 외부에서 활동할 경우 주로 발생한다.

▲응급처치 요령

환자가 발생하면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그늘지고 시원한 장소로 이동시켜야 한다. 겉옷을 모두 벗기고 꽉끼는 의복은 느슨하게 풀어준다. 의식이 있으면 입을 통해 수분이나 전해질 용액을 충분히 섭취시킨다. 그러나 환자가 의식이 없을 경우 폐에 물이 들어가 흡인성 폐렴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수분섭취를 피해야 한다. 열이 심한 경우는 천에 물을 뿌려 덮어 준다.



#김명웅 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 원장


열사병은 땀분비에 이상이 생겨 열 발산 기능저하로 이어져 땀이 전혀 없거나 매우 소량만 나온다. 결국 피부는 매우 건조하면서 뜨거워지지만 일사병은 반대로 몸에서 열이 나지만 피부 자체는 전체적으로 차가운 편이고 땀 분비로 인해 피부가 매우 촉촉하다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또한 일사병은 체온이 거의 정상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데 비해 열사병은 체온이 40도 이상으로 올라간다. 따라서 열사병에서는 의식불명이나 경련, 발작과 같은 심각한 중추신경계 장애를 동반한다. 일사병에는 얼굴이 창백해지면서 잠깐 동안의 기절 증상이 있을 정도로 가볍게 끝날 수 있다. 열사병은 사망에 이르거나 뇌 손상을 입을 가능성이 크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열사병은 가장 위험한 열관련 병증으로 혼수상태에 빠지거나 제대로 된 응급처치가 없는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최근 마라톤이나 국토순례대행진 과정에서 빈번히 발생하고 오후 1-3시 사이에 농사일을 하는 경우 체력이 약한 노인들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햇볕에 오랜기간 노출돼 일사병 또는 열사병이 발생했을 경우 우선 그늘이 있는 시원한 장소로 환자를 옮기고 상태파악에 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119에 신고하는 것은 필수다.

열사병은 응급처지와 함께 병원 이송이 늦어질 경우 사망하거나 목숨을 살린다 해도 뇌 손상이란는 후유증에 시달릴 수 있다. 따라서 최초 발견부터 병원 이송까지 응급처지가 매우 중요하다.

폭염 피해 예방을 위해서 노인이나 만성질환자 등은 한 낮 실외활동을 자제하고 실외에서 작업하는 경우에도 폭염 기간 중에는 충분한 휴식과 수분을 섭취한다. 여름철 열 관련 질병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서는 본인 또는 주변가족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집안에 야외 활동이 잦은 노인이나 만성질환자에 대해 가족들이 관심과 주의를 가져야 한다. 쪽방과 같은 환경에서 생활하는 독거노인은 쉽게 열사병에 노출될 수 있으므로 가족의 배려가 필요하다. 또한 차안에 어린이만 두는 것은 위험천만하다. 잠깐 사이에 숨이 막히고 열사병으로 사망할 수 있다. 연일 폭염이 계속되는 요즘, 가족들의 세심한 배려가 한 생명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박진원기자 savit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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