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면)유희태 민들레동산 부부
(12면)유희태 민들레동산 부부
  • 박기홍
  • 승인 2011.07.10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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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초 한 국책은행 입행 시험에서 300여 명의 응시생 중 단 13명만 합격했다. 그런데 집안이 가난해 재정보증 서 줄 사람이 없었다. 소년의 아버지는 당시 국회의원을 찾아가 간곡히 부탁했다. 사정이 딱하다고 생각한 국회의원은 소년의 입행에 필요한 보증을 섰다.

소년은 이후 열정으로 근무했고 36년만인 2007년 1월 부행장에 임명된다. 그의 이름은 유희태, 당시 보증선 국회의원이 바로 중소기업중앙회 회장까지 역임했던 유기정 회장이다. 제일고등학교(옛 전주상고)를 졸업하고 기업은행 평직원으로 입사해 최고의 영업통으로 불리며 부행장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완주군 비봉면에 민들레동산을 조성한 유희태 대표는 고교 2학년 때 만난 첫사랑과 73년 스물한 살 때 결혼하고 쓰러진 집안을 일으켜 세웠다. 이제는 민들레동산 영농조합법인 대표로 있는 부인과 함께 민들레의 효능을 더 많은 사람이 체험할 수 있도록 온 힘을 쏟고 있다.

유 대표는 열정과 도전의 삶을 살아왔다. ‘넘어져도 위를 보라’는 평소 신념처럼 앞을 향해 돌진했고, 은행원 시절엔 ‘1등 제조기’의 별명을 얻기도 했다. 지점장 시절엔 직원들에게 항상 꿈과 희망을 줬고, 함께 사는 삶을 강조했다.

사회복지과를 졸업하고 신학을 공부한 부인 박 대표는 어느 날 방송을 보면서 입양의 뜻을 굳혔고, 유 대표를 설득해 53세의 은행 본부장 시절에 쌍둥이를 입양해 키우고 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부부는 매일 쌍둥이의 꿈을 위해 함께 기도했고, 덕분에 두 아이는 해맑게 잘 커가고 있다.

민들레동산 준공식을 했던 2010년 10월, 유 대표는 참석자들에게 화환이나 화분 대신 쌀 1천50포대를 받아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자신이 가진 것을 사회에 환원하고 베풀어야 한다는 평소 소신을 실천한 셈이다. 유 대표는 부인을 “삶의 진정한 조력자”라고 말하고, 부인 박 대표는 “내가 한 일은 거의 없다”며 환하게 웃는다. 민들레동산에서 다정히 앉아 있는 모습을 보면 부부는 어느새 닮아 있었다.

김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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