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아 지·못·미! 7월12일은 블랙데이
아이들아 지·못·미! 7월12일은 블랙데이
  • 김정훈
  • 승인 2011.07.07 1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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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교육에 조종을
올해에도 어김없이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라는 이름의 일제고사가 7월 12일에 치러진다. 하루걸러 한명 꼴로 이 땅의 청소년들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제고사는 강행된다. 청소년 자살의 종합적인 주된 원인이 경쟁교육체제와 사회양극화에 있음에도 mb교과부는 비정하고 냉정하다. mb정권은 국민 대다수의 일제고사 폐지 여론은 아예 안중에도 없다. 그래서 올해에도 다시 아이들에게 고백한다. 일제고사로부터 너희들을 온전하게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기성세대로서 더 큰 물결을 만들어내지 못해 미안하다. 학부모로서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못해 미안하다. 무엇보다 교사로서 정당하지 못한 일제고사에 대해 더 큰 용기로 더 커다란 저항의 물결을 만들어 해결해주지 못해 미안하다.

아이들아, 지·못·미!

반값등록금 요구와 일제고사 폐지는 언뜻 보면 큰 관계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대학등록금을 대학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시킨 과정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고등학교를 등급화 서열화 시키면서 대학은 초중고 교육을 지배한다. 그 지배력을 바탕으로 온갖 이유를 들어 뻔뻔한 등록금 올리기를 강행했다. 사립대학의 도덕적 해이는 물론이거니와 국공립대학까지 법인화하여 대학을 이윤추구의 시장 속으로 집어넣으려는 mb교과부와 정권의 속내는 무엇일까? 초등학교까지 학교 간 경쟁으로 몰아붙인 일제고사 효과의 절정이 천정부지의 대학등록금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교육에 반교육적인 경쟁시스템을 강요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좋은 중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하는 것, 학교교육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 상위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는 것, 등록금을 장학금으로도 해결하지 못하는 것, 대학 졸업 후 청년 백수가 된 것, 만년 비정규직 신세를 면하지 못하는 것 등...이 모든 것에 대해 경쟁에서 낙오된 개인의 책임으로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초중고의 일제고사는 이를 확인해주는 지표로 활용되는 것이다. 사실은 출발선부터 불공정 규칙을 만들어 놓고 복종을 강요하는 것이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능력과 사교육비 투자 능력에 따라 미래의 모든 것이 결정되는 사회를 향해 mb교과부는 폭풍 질주를 멈추지 않고 있는 것이다. 초딩때부터 학생끼리, 교사끼리, 학부모끼리 순위가 매겨지고 경쟁하고 때론 서로 상처를 주기만하는 일제고사가 몰고 오는 어두운 현실이다.

도대체 초등학교 어린 학생들에게까지 0교시에 13교시까지 강요하며 시행되는 일제고사가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일까? 어느 지역은 7월 일제고사 결과에 따라 아이들에게 상품권을 걸기도 하고 교사들의 인사 점수로도 누적하겠다는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반교육적인 행태까지 일어나고 있는 일제고사 이다. 학교의 정기 평가가 아닌 일제고사에 대한 학생의 자기결정권을 박탈하는 일제고사. 학교장의 권한인 출결 판단을 교과부가 나서서 미응시자를 무단결석자로 바꿔내는 폭력을 서슴치 않는 일제고사. 대체프로그램도 현장학습도 안된다는 교과부의 무한 폭력은 흡사 유신시절의 교육판 ‘긴급조치’를 보는 듯하다.

그래서 뜻있는 시민사회단체, 정당, 학부모단체들은 선언했다. 2011년 7월 12일은 ‘블랙데이’로 선언했다. 공교육이 정당성을 잃어버리는 암울한 날이다. 이 날 검은 옷을 입고, 검은 리본을 달고 학교와 거리에서 경쟁교육에 조종을 울리는 무언의 함성을 질러야 한다. 내년에 다시 우리 아이들에게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라는 말이 나오지 않을 저항을, 일제고사와 경쟁교육 폐기의 각오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7월 11일 7시 전주 오거리에서는 일제고사 폐지를 위한 촛불집회가 전국동시다발 집회의 하나로 열린다. 우리들의 꿈꿀 시간을 위해 학부모들이 나서 대체프로그램을 신청하자. 아니면 아이들 손 잡고 현장체험학습을 나가자. 이마저 어려우면 촛불을 들자! 블랙데이에 동참하자! 우리 모두의 미래는 작은 실천 하나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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