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동아트센터 기획초대전 ‘윤리나 판화전-Earthbody’
교동아트센터 기획초대전 ‘윤리나 판화전-Earthbody’
  • 김미진
  • 승인 2011.07.04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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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군산) 출생으로 미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윤리나(46·밀워키 아트인스티튜드 판화과 부교수)씨가 11번째 개인전을 고향에서 갖는다.

한옥마을 내 교동아트센터 기획초대전으로 5일부터 17일까지 교동아트스튜디오에서 만날 수 있는 ‘윤리나 판화전-Earthbody’. 초대일시는 오늘(5일) 오후 5시 30분.

‘Earthbody’ 시리즈는 그가 2년 동안 지속해 온 작업으로 사람의 몸(body)과 식물(plant, tree, seed)을 ‘포토 앳칭’으로 이미지화하는 판화 작업이다.

토지(earth)에 씨가 뿌려져 싹이 나고, 뿌리를 내리고, 잎이 나오는 것처럼 사람의 몸도 같은 과정을 통해 자리를 잡아 간다는 것이 작가의 생각.

지난 10여년 동안 ‘몸’을 주제로 작업을 해온 작가는 본성과 주어진 환경, 흐르는 시간의 변화를 통해 형성되는 ‘몸’에 주목하고 있다. 태어나기 전부터, 태어난 순간, 그리고 현재까지의 기억과 경험을 담고있는 ‘몸’은 삶의 내부와 외부 사이에서 겪게 되는 갈등과 깨달음의 과정을 통해 자신을 완성해나가는 고백이다.

그리고 ‘몸’은 자신을 가리키는 가장 진실된 소재임에 틀림 없다. 어쩌면 고등학교(전북사대부고) 재학 중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29년간 반은 동양인으로, 반은 서양인으로 살아 온 윤씨가 변화된 자신의 삶의 좌표를 찾는 일련의 작업일지도 모른다. 앞으로 더 많은 해를 살게 될 미국에서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곳을 작업 안에서 찾고 싶다는 작가의 소박한 바람도 담겨있다.

작가는 셀프 촬영 후에 디지털 이미지를 필름으로 뜬 뒤, 필름 스크래치 작업을 거쳐 다시 동판화로 옮겨 찍어내는 매우 복잡한 과정을 즐긴다. 철저한 구도와 계산이기보다는 다소 즉흥적이면서도 난해하지만 표현되는 이미지는 강하다. 필름을 활용한 작업이다 보니 흑백의 이미지는 더욱 이분화돼 그야말로 남성적인 짙은 인상을 남기고, 인체의 부드러운 곡선과 여린 잎의 만남은 지극히 여성적인 어필을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향후 작가의 작업 방향을 점쳐볼 수 있는 작품도 선보여 눈길을 끈다. 지난해 한지공예가 김혜미자씨에게 배운 지승공예기법을 판화와 접목한 윤씨는 한지를 꼬아 붙여 ‘몸’을 표현했다. 올 10월 미국에서 12번째 개인전을 준비 중인 윤씨는 한지와 지승공예의 매력을 살린 설치작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김미진기자 mjy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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