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에 대비한 농업시설물 관리
집중호우에 대비한 농업시설물 관리
  • 서삼석
  • 승인 2011.07.03 16: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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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이다. 물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썼던 밭작물이 연일 내리는 비가 지겨운 듯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이 애처롭다. 40여일 넘도록 비가 오지 않아 농부가 그들의 성장에 도움을 주려고 양수기, 스프링클러 등을 동원해 가며 애를 썼던 마음도 몰라주고, 성급한 태풍 메아리와 장마가 임의(任意)대로 전세(戰勢)를 바꿔놓았다. 힘없는 농부는 “오늘은 비가 안 오겠지?” 내심 기대를 하며 물 빠짐을 좋게 하는 일이 여념(餘念)이 없다. 건강한 삶을 위해서 깨끗한 물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하지만, 물을 우리가 의도한대로 사용할 수 없다면 물로서 가치는 사라지며, 오히려 재앙이 되어 찾아온다. 우리 삶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물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술개발과 시설 보강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집중호우에 대비 시설물 보강

최근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로 극심한 가뭄이 지속되다가도 폭우로 농경지가 침수되는 등 가뭄과 홍수피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예전과 강수량을 비교해 보더라도 강수일수는 줄어 든 반면 단시간에 많은 양의 비가 내리는 집중호우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경향은 해가 갈수록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그동안 이변으로 여겼던 시간당 수백mm의 국지성호우가 이변이 아닌 일상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해를 극복하려는 우리의 노력이나 투자는 종전과 별다른 차이가 없어 아쉬움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70년대에 비로서 저수지 건설기준에 강우량과 강우 빈도 등 기상조건을 고려해 저수지가 만들어 졌다. 이러다보니 건설기준 없이 만들어진 많은 저수지들은 요즘처럼 집중호우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또한, 건설된 지 50년 이상 된 저수지가 전체 저수지의 60%를 차지하고 있어 재해위험이 높으며, 용·배수로 등 시설물 상당부분도 토공으로 설치되어 있어 붕괴·유실 등 재해발생 위험에 취약하다. 유비무환(有備無患), 미리 준비하면 걱정할 것이 없다. 아무리 많은 양의 폭우가 내려도 거뜬히 처리 될 수 있도록 저수지 등 수리시설에 대한 설계기준을 강화하고, 시설물의 규모·여건을 감안해 현실에 맞는 시설을 보강하고 정비해 중앙통제소에서 자동수위 측정과 급·배수량 조절, 홍수대비 사전방류 등 물 관리자동화시스템(TM/TC))를 완성한다면 집중호우도 그리 큰 두려움만의 대상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런 사업들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예기치 않은 기상상황에 대비를 해 가상훈련을 실시하는 등 위기 대처능력 향상과 안전의식을 높이는 일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큰 대목이다.



소중한 물 본격적으로 확보

우리나라는 연강수량의 3분의 2정도가 6월과 9월 사이에 집중되고, 물 사용량의 90%를 하천에서 취수해야 하는 아주 불리한 지리적·자연적 조건을 갖고 있다. 이런 열악한 자연 조건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책적으로 사업을 개발하고, 새로운 형태의 대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홍수가 나면 제방을 쌓고, 가뭄이 오면 저수지나 하천을 준설했던 소극적 방법은 지양(止揚)하고, 적극적으로 예방하는 시스템으로 서둘러 전환해야 한다. 장마철만 되면 연례행사(年例行事)처럼 수천억원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현실을 지켜보고 있는 국민들로서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부족한 물 확보와 홍수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대다수국민들이 댐 건설을 꼽지만, 환경훼손과 사업비 증가, 지역이기주의 등의 벽에 부딪쳐 근래 몇 년 동안 댐건설이 추진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다행히 한국농어촌공사 전북본부가 금강, 섬진강수계 15개 지구 저수지 둑을 높여 좋은 물을 확보하기 위한 사업을 시작했다. 물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을 키워 홍수조절 능력을 향상시킴으로써 재해를 예방할 수 있고, 갈수기에도 하천에 용수를 공급해 생태계를 유지·복원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깨끗한 물과 자연환경을 활용해 지금껏 개별사업단위로 추진됐던 농촌지역개발을 한곳으로 모아 여유로움을 살린 쾌적한 생활환경을 조성해 도시민이 언제라도 찾아와 즐기며 살 수 있게 만들 계획이다. 이처럼 물은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사람에게 재앙이 될 수도 있고, 다용도·다목적으로 이용되어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도 된다. 요즘 4대강 사업과 관련 해 저마다 생각이 달라 말들이 많지만, 재난으로부터 안전하고 좋은 환경을 만들어 풍요롭게 살려는 마음은 누구나 같다. “위기는 기회다.” 나의 주장과 맞선다고 해 대립하고 비난하는 것은 어려운 현실을 헤쳐 나가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장마와 태풍, 집중호우가 우리들 코앞에 벌써 와있다. 소통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고 대안을 마련해 자연재해로부터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적극적 사고와 단합된 행동이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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