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에서 휴대폰 추방
교실에서 휴대폰 추방
  • 이한교
  • 승인 2011.06.27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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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휴대폰(스마트폰)이 두렵다는 어느 고교 여교사의 얘기를 듣고도 설마 했다. 구체적인 예까지 들어 주었지만 직접 보지 못했기에 믿을 수가 없었다. 그는 아이들로부터 해코지를 당할까 봐 훈계를 피하거나 눈을 감아 버린다고 했다. 분별력이 없고, 폭력적인 학생들, 무엇이 귀하고 소중한지, 어느 때 말을 해야 하고 참아야 하는지를 모르는 학생들을 보면 자신감이 없어진다는 것이었다. 마치 통제할 수 없는 망나니를 보는 것 같아 불안하다 했다.

지난 4월 한 학생(울산의 고등학교)이 교사를 폭행해 전치 8주 중상을 입혔다는 보도는 매우 충격적이었다. 이유는 수업시간에 문자를 보내다 휴대폰을 압수당하자 교무실까지 쫓아가 교사를 폭행했다 한다.

이유가 어떠하든 간에 학생의 행동은 잘못되었다. 그러나 그 책임이 어른에게 있다는 것이다. 바쁘다는 이유로 버릇을 잘못 들였거나, 오직 내 자식만을 위한 왜곡된 사랑에서 비롯된 것이다. 다수의 희생을 담보로 권력을 유지하고, 남의 봉사로 먹고살려는 어른들의 잘못된 행동,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얻은 돈과 권력으론 잘못을 덮고, 빼앗긴 권력에 대하여 포플리즘 중심으로 정치하고, 실패를 책임지지 않은 어른들로 말미암아 학생의 정서가 망가져 버렸다. 어른에 대한 경외심도 없으며, 자기들만의 세상에서 그릇된 휴대폰 문화를 즐기며, 고삐 풀린 망아지가 되어 세상을 뒤흔들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청소년들의 피폐해지고 있는 현실에서, 이를 안정시킬 진정성과 확고한 신념을 가진 지도자가 없다는 것이다. 모두가 애국자라고 하지만 존경할 만한 인물이 없으며, 설령 있다 해도 싸움에 굴복하고 먼지처럼 사라지고 있다. 따라서 일부 국민이 사회성을 상실하거나, 심각한 조급증 환자가 되어버렸다. 이렇게 병든 어른에게 양육 받는 청소년이 제대로 될 리가 없다는 얘기다. 항상 일탈을 꿈꾸고 성장 통을 겪고 있는 그들에게, 보여줘서는 안 될 치졸한 권력다툼, 신념을 버린 표계산(반 값 등록금)에 바쁜 지도자를 보고 있노라면, 파탄의 막장을 보는 것 같아 슬프다는 것이다.

국회법사위원에서 나온 통계에 의하면, 2011년도 1월 기준으로 19세 이하 69만 명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으며, 규제 없는 휴대폰 사용이 교권을 무너뜨리고, 스승을 무기력하게 만들고 있다고 한다. 교사의 66% 정도가 수업에 방해를 받고 있으며, 88%가 수업 중 휴대전화 사용으로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 한다. 더 놀라운 것은 수업모습이 인터넷방송 사이트에 생방송 되어, 다른 학생과 교사의 초상권 침해는 물론, 여과 없이 교실의 모습이 노출되는 것을 학생들 간엔 신종놀이로 통한다니 우려가 된다는 것이다.

학생 측에서 보면 스마트폰은 스스로의 인권을 지키는 장난감 무기일수도 있다. 마치 군인의 총처럼 자기를 보호하는 물건이 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군인이 공공장소에 까지 총을 휴대하고 다닐 수는 없는 것처럼 그 사용범위에 대하여 고민할 때라는 것이다.

학생은 우리의 미래이다. 잘 가르쳐야 한다. 식물을 재배하듯 어른의 애정과 부지런한 손길이 끊임없이 필요하다. 밑거름을 주고, 때론 햇볕도 가려주고, 물도 주고, 튼실한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희생과 봉사하는 마음으로 이들을 살펴야 한다. 따라서 요즈음 교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에 대하여 그 책임을 묻지 말고, 지금 당장 결단을 내려야 한다. 가르쳐도 안 되면 법으로라도 학교 휴대폰 사용 금지령을 선포하던지, 다른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 이것이 힘들다면 국민이 준 통치권을 발동해서라도 더 늦기 전 교실에서 휴대폰을 추방해야 한다. 지금처럼 해코지가 두려워 훈계를 못하는 교실에서는 세계를 지배할 수 있는 글로벌한 인재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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