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농으로 가는 황금 공룡알
강소농으로 가는 황금 공룡알
  • 김종근
  • 승인 2011.06.24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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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농(强小農)의 기본은 생산비를 낮추고 이익을 극대화하여 비록 규모는 작지만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강한 힘을 가진 농가를 말한다. 경지면적이 협소한 우리나라의 축산규모는 축산 선진국의 규모에 비해 비교가 될 수 없을 정도로 작지만 생산비 절감, 품질향상 등의 기술을 적용하여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초식가축은 다행히 소화기 구조가 인간과는 달라 섬유소를 분해하여 이용할 수 있다. 물론 초식가축이 직접적으로 소화를 하는 것이 아니라 반추위내 섬유소 분해 미생물이 분해하기 때문에 이용이 가능한 것이다. 이런 이유로 초식가축은 인간과 식량경합을 하지 않기에 풀이나 농산부산물을 이용하여도 기를 수 있는 가축으로 분류된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약330만두의 소(한우, 육우 및 젖소)가 사육되고 있으며 이를 위해 금년도에는 약 616만톤의 풀이 필요하다. 지난해에 약 90만톤의 풀이 외국으로부터 수입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다른 축산선진국처럼 풀을 생산할 수 있는 넓은 초지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매년 10월이 되면 약90만ha의 논에서 볏짚이 생산되어 연간 약 200만톤 이상이 소 사육을 위한 먹이로 활용이 되고 있다. 또한 벼를 재배했던 논은 겨울철에 월동사료작물(청보리, 호밀, 이탈리안라이그라스 등)을 파종하여 이듬해 모를 이앙하기 전까지 재배·이용이 가능하다. 지난해 청보리를 위주로 한 월동 사료작물의 재배면적은 16만ha로 확대되었는데 농림수산식품부에서는 2012년까지 26만ha까지 면적을 늘릴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농촌진흥청에서는 IMF를 전후하여 사료비의 절감과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풀사료의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97년부터 공룡알 프로젝트(원형곤포 사일리지 조제 기술)를 시작하여 품질이 좋은 볏짚김치(볏짚 사일리지)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였고, 청보리도 김치로 만들어 가축의 먹이로 이용이 가능토록 하였다. 이런 노력들은 현재도 농업기술개발 어젠다(사료비 절감을 위한 조사료 생산·이용 기술 개발)를 통하여 새로운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등 사료작물 품종의 개발, 친환경 저비용 재배법, 가축의 사료화 이용방법 등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다행히 농촌진흥청의 연구결과들은 축산분야 강소농 육성 계획 및 정부의 적극적인 시책과 사료용 곡물가격 상승과 맞물려 사료비 절감을 위한 대비책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공룡알 프로젝트는 축산분야 강소농 육성을 위하여 지역별 청보리 또는 IRG를 급여한 브랜드 쇠고기 판매를 가능토록 하여 농가 소득 증대와 및 축산물의 안전성 부분에서 소비자의 신뢰를 얻어가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의 논과 밭에는 초식가축을 위한 하얀 공룡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얼마전 5월의 푸른 청보리밭에 공룡알의 장관을 볼 수 있었다. 이런 공룡알 속에는 날로 치솟는 곡물가와 해외로부터 유입되는 악성질병의 공포를 이겨내어 강소농으로 가고자 하는 우리나라 축산농가의 희망이 들어 있다. 또한 안전한 먹거리를 소비하고 싶은 국민들의 바램에 부응할 수 있는 축산농가의 꿈도 함께 들어있다. 따라서 사료비 상승과 안전 먹거리 생산에 대응하기 위한 공룡알 프로젝트는 축산농가와 소비자를 위해 더욱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곤포 사일리지는 가을이 되면 볏짚을 위해 다시 들녘이 하얗게 변하게 된다. 이런 공룡알은 날로 어려워지는 우리 축산농가가 강소농으로 가는 길에 든든한 버팀이 되는 황금 공룡알이 되기를 기대된다.

김종근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기획조정과 농업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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