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개인전 ‘여정’ 이후 2년 만에 초대전을 갖는 그는 창문과 문을 전제로 밖을 바라보고, 외부 세계를 지어내는 내면화된 눈을 상징하는 작품들을 쏟아냈다. 나무와 세라믹 등으로 기하학적인 모양을 형상화한 작품 ‘지평선--문(門)’은 작가와 세상이 만나는 곳이고, 세상을 받아들이는 통로다. 명확한 형태를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꼬집어 말할 수 없는 추상적인 모양으로 구성된 이유는 작가의 마음이 지어놓은 것이기 때문.
빈 하늘, 구름, 나무, 별, 먼지 등 작가는 마음속에 머물지 않고 사라지거나 다른 것이 되어버리는 것, 죽거나 다시 태어나는 것, 변화하는 모든 것들을 내면의 창을 통해 바라보고 있다. 이 허망한 세상에 이름을 지어 사물을 구별하고 무수히 많은 이야기를 지어내는 사람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작가는 변하려는 낌새가 있는 것들은 아예 오려서 풀칠해 딱 붙여버린다. 그의 그림을 그려진 그림이 아닌 놓여진 그림으로 소개하는 이유다.
작가는 군산대학교 미술학과에서 조각을 전공했고 5년간 이탈리아 국립 밀라노 아카데미아에서 공부, 서울과 전주에서 다수의 개인전과 기획 단체전에 참여했다.
김미진기자 mjy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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