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교육 큰일났습니다”
“전북교육 큰일났습니다”
  • 한성천
  • 승인 2011.06.2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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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교육 큰일났습니다. 이렇게 가다간 전북교육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지경까지 갈까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서 두려움마저 듭니다. 지금 학교 현장에서는 교사들이 학생들을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혼란스러워하고 있어요. 정말 걱정입니다.”

도내 한 초등학교 A교장의 말이다. 중학교 교사인 B씨가 한 말은 더욱 심각했다.

“요즘 학교현장에는 학생인권만 있지 교권은 없습니다. 수업시간에 핸드폰 게임을 하는 학생, 잡담하는 학생, 조는 학생 등이 태반입니다. 수업에 집중하는 학생은 한 반에 5명도 채 안될 정도입니다. 결국, 교사는 진도만 뺄 뿐입니다. 예전에는 수업에 집중하지 못한 학생에 대해 제재를 해서라도 이끌었는데 지금은 교사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실정입니다.”

기자는 “모든 학교가 다 그렇다고 보기 어렵지 않느냐”라고 되물었다. 하지만 B교사는 “다른 학교들도 정도 차이는 있지만 대동소이한 실정입니다. 이 상태로 가다간 전북교육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암담할 뿐”이라고 A교장처럼 답했다. 기자는 ‘설마 그 정도일까요?’라고 되물으려다 삼켰다. 최근 교육계에서 자주 들어온 말이었기 때문이다.

6월 21일. 교사들의 걱정이 기우가 아니라는 결과보고서가 나왔다. 교과부가 이날 발표한 ‘전국 16개 시·도 교육청 2010년도 평가’ 결과 전북교육청은 전국 도지역 교육청 9곳 중 8위란 최하위 성적표를 받았다. 기자는 이 성적표와 관련해 전주, 완주 등 도내 5개 시·군지역 초·중·고 교사·교감·교장 등 10여 명과 전화통화를 했다. 두드러진 특징은 교육현장을 지키고 있는 상당수 교사들이 전북교육청의 성적표에 대해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익산지역 한 중학교 C교사는 “기자님을 비롯한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자신의 자녀가 학교에서 학업과 인성교육을 제대로 받고 있다고 여기겠죠. 하지만, 학생인권조례, 체벌금지공문이 도교육청으로부터 학교에 전달된 이후 교실모습은 크게 달라졌습니다. 중·고등학생은 외모는 성인입니다. 반면 정신은 아직 청소년입니다. 불안정한 상태죠. 그러다 보니 교사들이 예전처럼 의욕을 가지고 학생들을 이끌다 보면 체벌교사, 폭력교사로 신고 당해 징계받는 시대입니다. 현실이 이럴진 데 어느 교사가 신분상 불이익을 감수하며 학생들을 지도하려 하겠습니까. 이번에 전북교육이 받은 최하위 성적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고등학생 D군은 “학생인 제가 봐도 요즘 애들 선생님한테 버릇없이 굴어요. 여선생님 수업은 선생님과 맞먹으려 들어 난장판이예요. 모르는 사람이 보면 학생과 선생님이 친구사이로 보일 정도니까요. 선생님도 어떻게 못하고 그냥 당하고 계시는 것을 보면 여기가 학교가 맞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예요”라고 말했다.

학생의 눈에서조차 이런 모습이 보이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임이 분명하다. 참된 교육현장을 위한 대처방안 마련을 더 이상 미룰 문제가 아니다. 학교현장에서 사라진 ‘사도정신(師道精神)’과 ‘교권(敎權)’을 되찾는 일에 나서야할 때다.

진보성향의 김승환 교육감이 전북교육을 진두지휘한 지 1년이 지났다. 김 교육감은 지난 1년을 실험기간으로 활용한 셈이다. 실험은 1년으로 족하다. 올해 스승의 날 표어 ‘가르침은 사랑으로! 배움은 존경으로!’처럼 참교육이 이뤄져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가 행복해하는 전북교육문화 정착에 정진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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