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사업설명회인가
누구를 위한 사업설명회인가
  • 송민애
  • 승인 2011.06.01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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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말도 많고 탈도 많다.

오는 7월 개관 예정된 3대 문화관(부채문화관·소리문화관·완판본문화관)을 두고 이르는 말이다.

지난 1년간 계속된 개관 지연으로 지역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3대 문화관이 이번에는 민간위탁 수탁자 선정과정을 놓고 또 말썽이다. 그간 공공연히 3대 문화관의 전주문화재단 직영을 밝혀왔던 전주시가 뜬금없이 해당기관의 민간위탁자 모집공고를 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지역 문화예술계에서는 형식적인 수순밟기라 비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는 1일 오후 2시 최명희문학관에서 3대 문화관과 아세헌 그리고 설예원의 수탁자 모집을 위한 설명회를 개최했다. 재단으로의 위탁이 잠정적으로 확실시된 상황에서 다른 문화예술단체들은 이번 모집공고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보일지 궁금했다.

예상대로 이날 찾은 설명회는 참으로 당혹스럽기 그지 없었다. 시의 주최로 마련된 설명회였지만 이날 자리에 참석한 사람은 단 다섯명에 불과했다. 게다가 이마저도 대부분이 재단 혹은 시 관계자였을 뿐 지역문화예술인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뿐만 아니라 설명회 역시 자료를 훑어보는 형식에 그쳐 대략 20여분만에 끝이 나고 말았다.

이처럼 형식적인 설명회를 보며 기자는 이 자리가 도대체 ‘누구를 위한 사업설명회인가’하는 의문이 들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전주문화재단보다 뛰어난 문화예술단체가 나타나면 심사를 거쳐 그 단체에 시설을 맡길 수도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재단이라는 골리앗과의 경쟁에 어느 다윗이 쉽사리 뛰어들겠는가. 또한 이미 시 관계자가 3대 문화관의 재단 직영을 내부적 방침으로 굳혔다고 밝힌 마당에 어떤 문화예술단체가 관심을 보이겠나.

결국, 이날 설명회는 3대 문화관 수탁을 위한 재단의 굳히기 한판이었던 셈이다.

물론 재단의 3대 문화관 수탁은 시설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서도 환영할 만한 일이다. 다만, 시의 형식치레에 의해 43억 원 상당의 대규모 예산을 투입해 건립한 3대 문화관이 정작 관광객 수요가 가장 활발한 시기에는 제 기능을 못하고 있음이 안타까울 뿐이다.

어찌됐든 이제 3대 문화관은 7월이면 개관해 시민과 관광객들을 맞이하게 된다. ‘가장 한국적인 도시’ 전주의 다양한 전통문화콘텐츠를 보존·육성하기 위해 건립된 3대문화관인 만큼 전주문화재단이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운영방안을 마련해 지역민과 방문객들에게 꼭 필요한 시설로 기능하길 진심으로 바란다.

송민애기자 say2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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