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면)정운천 전 최고위원 ‘함거 석고대죄’ 무얼 남겼나
(3면)정운천 전 최고위원 ‘함거 석고대죄’ 무얼 남겼나
  • 박기홍
  • 승인 2011.05.29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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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천 한나라당 전 최고위원의 ‘함거 석고대죄’가 마무리(25일)된 지 5일이 지났지만 지역 내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다. 지난해 6.2 지방선거 과정에서 청와대 교감설까지 흘리면서 LH 전주 일괄이전을 자신했던 정 전 최고위원은 작년 말 경남 일괄이전 쪽으로 분위기가 기울었음에도 가만히 있다 이달 16일 정부 발표 이후에 스스로 함거에 가두고 석고대죄한다고 밝혀, “굿이 끝난 뒤에 병풍을 치는 격”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그는 25일 함거에서 나오며 “LH 전주 일괄이전을 실현하려 했으나 힘이 부족했다”는 말로, 저간의 속사정을 짤막이 언급했다. 하지만 이 역시 도민들을 우롱하는 처사라는 지적이 나왔다. LH 경남 일괄이전설은 그가 여당의 최고위원(작년 12월 말∼올 4월)으로 있을 때부터 솔솔 흘러나왔고, 이때 공개적으로 정부에 항의조차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전북을 위해 도대체 무엇을 했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선 “여당 최고위원이라면 사전에 경남 일괄이전 분위기를 감지했을 것”이라며, “일이 터지기 전에 청와대 앞에서 ‘함거 투쟁’이라도 했어야 맞지 않았느냐”고 반문하고 있다. 그의 주변에선 “청와대와 각 부처 등을 상대로 열심히 노력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지만, 결과적으로 정부 결정을 묵과해 도민 염원을 방기한 꼴이 되고 만 것이다. 소신을 중시해온 그가 유독 무원칙 정부의 결정에 대해선 항의조차 못하고 되레 도민들에게 사죄하는 형식의 함거를 만들어 전주시내 주요 지역을 돈 것을 두고, 사죄의 진정성보다는 표를 의식한 고도의 정치적 행위로 보는 시각이 적잖은 실정이다.

지역 현안에 팔을 걷어붙이겠다는 한나라당 전북도당 역시 LH가 전북을 떠났음에도 입을 다물고 한 마디도 하지 않아 “도대체 어느 지역 정당이냐”는 호된 비판을 받고 있다. 전북도당은 작년 7월 이후 도당위원장 선출마저 미루고 있어, “전북에 진정성을 갖고 접근하겠다”는 그간의 말이 허언(虛言)이었음이 드러났다는 비난이다. 지역민들은 “한나라당 전북도당이 LH 문제에 뒷짐을 진 것은 전북을 포기하겠다는 처사와 마찬가지”라며 “지역의 아픈 상처를 돌보지 않고 진정성을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박기홍기자 kh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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