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우리의 영혼을 살찌우는 비타민
책은 우리의 영혼을 살찌우는 비타민
  • 송성환
  • 승인 2011.05.27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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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도권의 지하철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풍경은 핸드폰에 코를 빠뜨리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아이폰, 스마트폰, 아이패드… 어르신은 상상할 수 없는 최신 기종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중에서는 전자책을 읽고 있는 이들이 있다는 점이 아닌가 한다.

비록 종이책은 아니지만 활자로 이루어진 하나의 문장을 꼬박꼬박 읽어나가는 이들이 이토록 반가운 것은, 그만큼 최근 독서를 즐기는 계층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인터넷이나 TV가 우리 시대의 최대 취미이자 오락이 되기 전, 많은 사람들은 가방에 책을 넣어서 다니거나 한 손에 문고판을 들고 다니며 어디에서나 책을 즐겼다.

누렇게 변색되어 저렴한 가격표가 붙은 그 작은 책들을 필자는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표지에 감싸인 한 장 한 장의 종이위에는 정성스레 다듬고 보살폈을 단어와 구절들이 까만 밑줄위에 눈을 반짝이고 있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지금의 우리들은, 혹여 그때의 그 즐거움을 잊어버린 것은 아닐까?

로마의 대학자 키케로는 “책이 없는 집은 문이 없는 주택과 같고, 책이 없는 방은 혼이 빠진 육체와도 같다”고 하였다.

이는 책이 단순한 정보제공과 서술형 문장의 전달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음을 에둘러 일러준다. 책 속에 담긴 저자의 의식구조와 사상, 가치관은 우리에게 고스란히 전달되어 우리 영혼의 성장을 도우며, 결코 쉽게 쓰여질 수 없는 하나의 문장은 언어능력과 사고의 폭을 증폭시켜준다. 활자가 종이위에서 저절로 일어나 하나의 환상과 또 다른 세계로 이끌어주는 순간의 감동은 또 어떠한가.

책은, “인터넷 정보시대”라거나 “영상시대” 라는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우리들 영혼의 비타민이요 올바른 가치관 형성의 뼈대이다.

우리의 주의력을 잡아두기 위해 모니터에서는 얼마나 많은 불빛과 가공된 합성정보들을 방출하는지 세밀히 분석해본다면, 조미료를 털어 넣은 음식을 더 이상 먹을 수 없는 것처럼 고개를 내젓고 말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미 그러한 환경에 익숙해져버린 뒤, 이제는 책과 문장에 집중하기가 어렵다는 호소를 하는 경우가 있다.

주관적인 기준에서- 책 읽기 가장 좋은 방법은, 이렇다.

첫째는, 내가 좋아하는 장르의 책을 꼼꼼히 살펴 잘 선택한다. 선택할 때는 그 작가의 문체나 구성 스타일이 나 자신과 맞는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무턱대고 좋은 책이라 해서 선택을 하면, 한달이고 두 달이고 서두만 반복해 읽게 될 것이다.

둘째는, 고른 책을 내가 가장 한가하게 머무는 공간에 둔다. 이를테면 소파 위라든지, 텔레비전 앞이라든지, 화장실, 차 속, 사무실, 어디든 좋다. 다만 한두 장을 읽을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공간이라면 OK이다. 그리고 책의 양과 집중력에 관계없이 즐기듯이 몇 장을 넘길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쉽게 즐기는 독서의 시작이 된다.

마지막으로는, 약간의 인내가 필요하다. 처음부터 빠져들 수 있는 책은 드물다. 초반부가 다소 지루하거나 감정이입이 되지 않더라도 적어도 10페이지정도는 노력하며 읽어가야 한다. 그리고 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면, 그 책을 다 읽을 때까지는 다른 책에 욕심내지 않아야한다. 여러 개의 우물을 파놓고 산만해지면 한권도 다 읽기가 힘들다.

흔히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한다. 하지만, 사계절 모두 책 읽기에 적합하지 않은 계절이 있던가? 특히 이렇게 신록이 푸르른 날들에는 공원의 벤치도 좋은 장소가 될 것이다. 부디 올해가 가기 전, 적어도 한 달에 한 권 - 12권은 읽을 수 있는 뜻 깊은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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