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과 원칙이 중심이 되는 사회?
양심과 원칙이 중심이 되는 사회?
  • 장선일
  • 승인 2011.05.24 18: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얼마 전 부처님 오신 날 모 TV 방송에서 노래하는 도신 스님을 소개하면서 출가부터 노래를 하게 된 연유에 대해서 프로그램을 진행한 적이 있었다. 삶이 고달파 결국 8살의 어린 나이에 출가한 스님이 기타를 치게 된 사연과 함께 심금을 울리는 불가의 노래를 듣게 되었다. 사회자가 마지막으로 우리사회에게 주는 메시지를 부탁하자 스님은 주저 없이 우리사회가 건강하게 되려면 “양심이 중심이 되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순간 신선한 감동이 느껴졌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나라는 민주주의국가다. 민주주의는 사상과 이해를 달리하는 사람들이 어우러져 공존의 가치를 존중하는 제도다. 그리고 그 절차는 상호존중이라는 양심과 원칙이라는 토대위에서 대화와 타협, 경쟁과 승복, 그리고 이견과 이해관계를 통합하는 포괄적인 제도다.

그런데, 현재 벌어지고 있는 우리의 현실에서 과연 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가치인 양심과 원칙이 존중되는 사회인가? 우리 스스로 반문해볼 일이다.

민주적 절차에 따른 공정한 사회를 이루겠다는 당국이 양심과 원칙을 헌신짝처럼 버린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충청도로 행정수도를 이전하겠다고 하고선 행정수반의 비효율성을 들어 철회되었는가 하면, 경상도의 신공항건설 공모한 사업에서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원천무효를 선언하였다. 급기야 LH 분산배치의 원칙을 완전히 무시하고 경남 진주로 일괄이전을 선언해 버렸다. 그것도 물러나는 장관의 입을 빌려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참으로 두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해당 도에서는 도지사와 국회의원이 삭발하고 연일 당국에게 원칙을 지켜 달라 호소하고 대통령과의 면담을 그렇게도 요청하는데도 당국은 귀와 눈 그리고 말도 막고 있다. 또 다른 도에서는 도지사가 단식투쟁을 하다가 병원에 실려 가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국민들의 태반이 반대하고 있는 4대강 사업은 대선공약과 녹색성장이라는 이유로 끈임 없이 추진하고 있다.

당국은 현재 각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러한 참담한 현실을 재대로 파악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지역의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여 내년 선거에서 승리하여 정권을 다시 창출하기 위한 전략에서 이루어진 일일까? 참으로 묻지 않을 수 없다.

지역의 균형발전이라는 큰 틀이 지난정권에서 만들어진 정책이라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해서 일까? 아니면, 실용을 추구한다는 반민주적인 경제 우선 정책에서 나온 것일까? 참으로 이해가 되지 않아 씁쓸하기만 하다.

다른 지역과 달리 우리전북은 그 사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어느 도지사 후보는 전북으로 LH를 일괄이전하겠다고 공언하고 선거운동을 벌인 덕분에 사상 처음으로 집권여당의 표가 마의 10%를 넘어 18%에 이르게 되었다. 그 여세를 몰아 한나라당의 최고위원이 되어 정권의 핵심과 소통을 잘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리고 전북도민은 그 말을 믿고 대학, 행정기관에서 초청하여 수많은 강연을 듣고 있다.

그런데 LH 분산배치를 주장하는 전북도민의 염원을 당국에 전달하기는커녕 오히려 새만금이 있으니 LH 분산배치만 주장하는 전북도를 오히려 나무라지 않았는가? 당국이 LH 일괄 진주배치를 발표한 후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전북도민에게 석고대죄를 하겠다고 하여 호남의 제일 관문에서 판을 치고 있다. 전북도민이 LH 일괄 진주배치에 대한 책임을 물었는가? 스스로 판단해서 행하는 일일까?

지금 석고대죄를 청할 때 인가? 전북도의 애향본부를 비롯한 비대위 그리고 도민들은 지금 LH 분산배치에 대한 원칙과 행정의 양심을 되돌리기 위해 헌법소원과 함께 혁신도시 반납이라는 민주적 절차에 의한 항의를 연일 이어가고 있는데, 아무런 양심과 원칙이 없이 발표한 당국의 LH 일괄 진주 이전을 어쩌면 그렇게도 당년 시 받아들여 전북 민심을 얻어간 도지사 후보가 석고대죄라니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행보가 아닌가 싶다. 지금이라도 박차고 나와 당당하게 전북의 민심을 살펴 분주히 당국을 설득하는 일에 앞장서야 되지 않을까?



이번 기회에 약한 자와 배고픈 자를 살필 줄 알고, 더 나아가 현대산업사회에서 자꾸만 소외되고 있는 낙후 지역을 진정으로 발전시키는데 기본이 되는 양심과 원칙이 중심이 되는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데 앞장서는 당국이 되길 간절히 소망하는 바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