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감영 복원의 방향
전라감영 복원의 방향
  • 이동희
  • 승인 2011.05.24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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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전라도는 현재의 전라북도와 전라남도 제주도까지 포함한 지역이다. 전라감영은 전라도를 통괄하는 관아로 조선왕조 내내 전주에 위치하였다. 전라감영복원사업은 호남의 수부로서 전주의 역사성을 담아내고, 도청이 떠난 구도심의 활성화라는 두 가지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오랫동안 지지부진하던 감영복원 논의는 2009년 전라감영복원추진위원회가 출범하면서 본격화되었고, 2010년 전주역사박물관에서 전라감사의 정청인 선화당의 정확한 위치를 규명하면서 탄력을 받게 되었다.

아직 모든 결정이 이루어진 것은 아니지만, 1차적으로 감영복원범위를 구도청부지로 하자는 것에 의견이 모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구도청 본관과 구도의회 건물을 철거하여 여기에 선화당과 내아, 관풍각, 내삼문을 복원내지 재현하고, 서편 전북발전연구원 건물을 철거하여 광장을 조성하거나 문화시설을 건립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차후에 완산경찰서를 이전하여 감영복원범위를 확대하자는 것이다.

필자는 이런 논의의 큰 틀에 동의하면서, 좀 더 구체적인 안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도청부지 동편에 선화당을 비롯한 감영의 주건물을 복원하자는 것에 이견이 없다. 그리고 이 관아건물들의 활용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였으면 한다. 관아건물을 감영전시관으로 활용하는 것도 한 방안이다. 감영 건물을 복원하고 거기에 가변적인 전시대를 설치하면 관아건물은 그대로 보존되면서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

서편 전북발전연구원 건물의 경우는, 철거한다면 광장으로 조성하고 새 건물을 건립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런 선상에서 잠정적으로 전북발전연구원 건물을 문화시설로 리모델링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만 하다. 만약 완산경찰서 이전이 가능하다면 여기에 문화시설을 설치하고 전북발전연구원은 철거하여 광장으로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정리하면, 구도청 부지 동편에는 선화당을 비롯한 감영관아건물을 복원하고, 서편은 광장으로 조성하며, 완산경찰서를 옮기고 거기에 문화시설을 건립하자는 것이다. 다만 당장 완산경찰서 이전이 어렵고,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문화시설이 필요하다면 우선 전북발전연구원 건물을 활용하자는 차원이다.

적어도 구도청부지만은 전라감영 복원에 활용하고 다른 시설을 설치하지 말자는 것인데,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구도청부지만큼은 향후 사적지정을 대비해야 한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지금은 사적지정이 적절치 않다는 의견들이 다수이지만, 생각이 바뀌고 시대가 바뀌어 사정지정이 적절하다고 할 때 저해가 되는 일은 안했으면 하는 생각에서이다.

이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문화시설 미비라든지 문제점들은 완산경찰서 부지를 활용하는 것으로 해결하였으면 한다. 물론 완산경찰서 자리도 전라감영부지이다. 사실 이 자리는 아전들의 집무처인 작청이 있던 곳으로 선화당과 함께 감영의 핵심건물이다. 따라서 이곳에 작청을 복원해야지 다른 문화시설로 활용하자는 것은, 전체복원을 염두에 둔 필자의 논리가 일관되지 않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점을 부연하면, 지금 전체복원을 하거나 전체 부지를 사적으로 지정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우므로, 구도청부지를 최소한의 사적지정 부지로 남겨두고, 그 외의 공간을 재량껏 활용하자는 차원이다. 즉 완산경찰서 일원은 사적대상에서 제외하여, 문화시설을 설치하였다가 훗날 생각이 바뀌면 여기에 작청을 건립하면 된다는 생각이다.

전라감영 복원시 전체복원이 좋은지 부분복원이 좋은지 현재로서는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 다만 지금의 시각으로 재단해 후대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을 만들지 말았으면 한다. 지금 판단이 어려우면 판단 가능한 만큼만 손을 대고, 나머지는 그대로 두어서 후대의 판단에 맡겼으면 하는 생각이다. 그리고 이런 안이 전체복원을 주장하는 사람들과 부분복원을 주창하는 사람들이 같이 갈 수 있는 길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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