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노총 설립 바라보기
제3노총 설립 바라보기
  • 이수경
  • 승인 2011.05.09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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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구도에 새로운 변화의 기류가 감지된다. 기존의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양대 노총 체제에 새로운 제3노총 설립이 추진되고 있어 지형도의 변경이 불가피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번 6월에 출범하게 될 제3노총은 한국노총 민주노총의 기존 체제와 달리 탈 이념, 탈 투쟁의 생활형 노동운동을 표방하며, 투쟁관련 부서는 최대한 줄이고 건강이나 보건, 자산관리를 담당하는 생활안전국 같은 부서를 신설하여 차별화 하겠다고 한다.

그리고 7월 기업단위 복수노조 전면허용을 계기로 삼성, 포스코 등 기존 무노조 대기업에 새로운 노조 설립을 위한 조직적인 시도를 하고 있어 노동계 구도에 새로운 변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제3노총은 서울지하철 노조, 서울지방공기업노조, 현대중공업노조 등이 결성한 연합체인 ‘새희망노동연대’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민간 조선사와 제약회사가 참여의사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양대 노총에서는 벌써부터 날 센 논평들을 쏟아내고 있다. 일단 이러한 제3노총 결성 움직임에 대하여 어용노조로 몰아붙이는 양상이다. 즉 한국노총은 ‘제3노총은 노동계의 분열을 조장하고 정권 재창출의 친위대로 만들려는 정부의 검은 의도가 숨어있다’고 비판하였고, 민주노총 관계자도 ‘제3노총의 배후가 정부 권력과 뉴 라이트 등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을 것이며, 반 노동세력이 노동자 제3노총 설립의 배후자라는 것 자체가 넌 센스’라며 거세게 비난했다.

모두 알고 있듯이 한국노총은 1946년 당시의 좌익노동운동에 대항해 우익 정치인을 중심으로 결성된 대한독립촉성노동총연맹에 기원하며, 1954년 4월 ‘대한노동조합총연합회(대한노총)’로 활동을 하게 되며, 1960년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으로 개칭되어 우리나라 유일의 노동조합 총연합체로서의 역할을 하여 왔다. 민주노총은 1990년 1월 결성된 진보적 성향을 지닌 ‘전국노동조합협의회(전노협)’에 기원을 둘 수 있으며, 1995년 11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으로 창립되었으나 복수노조 금지규정에 묶여 법외노조로 활동을 하다 1999년 전국단위 상급단체 복수노조가 허용됨에 따라 합법조직이 되어 현재까지 활동하며 우리나라 양대 노총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우리나라 노동운동사적 측면에서 살펴보면 1980년대는 민주화 투쟁이라는 시대의 흐름과 맞물려 노동조합들이 동참하며 이러한 과정을 함께 겪어 넘기면서 대중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이 갖춰져 있었다고 본다. 특히 노동악법 철폐와 같은 이슈는 당시 최고의 화제였으며 이러한 노동자들의 지지를 받는 투쟁을 하면서 결국 노동조합의 조직을 확대하며,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IMF이후의 노동운동의 핵심과제는 ‘고용안정’이었고, 2000년대의 이슈가 복수노조와 비정규직 관련 문제이지만 결국 고용안정으로 다시 압축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노총이 노동자와 의식을 공유하고 공동의 목표를 위하여 투쟁할 때에는 일반 노동자의 호응과 동참 속에 노조 조직율이 제고 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그 반대의 상황에 직면하게 됨은 너무나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노동조합의 존재이유는 노동자들의 권익향상과 노동의 인간화를 실현하자는 것이 최고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올해 7월 1일부터 복수노조가 전면 허용 되게되면 아무래도 노조 조직율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노총 사업장에 한국노총 소속 노동조합이 설립될 것이며 그 반대되는 현상도 벌어질 것이며, 또한 대기업체를 대상으로 한 노조 조직율 역시 제고될 것이다. 이런 이유로 양대 노총간 힘겨루기는 격화될 것이며, 이러한 혼란의 과정에서 제3노총도 하나의 대안으로 노동자에게 공감대를 형성하게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 노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는 권리가 만인에게 균등한 권리로 주어져 있는 상황에서 아무도 새로운 노총설립에 대하여 비난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모든 선택은 노동자들의 몫이기 에 오로지 노동자와 함께하며, 노동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노총만이 선택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기득권에 안주하는 한 발전이 있을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가 새삼스레 가슴에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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