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살아야 가정이 산다.
어머니가 살아야 가정이 산다.
  • 신대철
  • 승인 2011.05.04 1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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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가정의 달이다. 5월5일 어린이날을 기점으로 어버이 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이 줄을 잇는다. 생각해보면 모두 뗄 수 없는 깊은 관계가 있다. 『사랑과 행복』 그 출발점은 가정이기 때문이다. 건강한 가정, 견고한 가정은 행복을 가져다주고 아름다운 사회, 부강한 나라의 초석(礎石)이 된다. 남성의 의미가 출발(씨)이라고 한다면 여성은 생산과 보존의 의미가 있다. 결국 아버지가 살아야 하고 어머니가 살아야 가정이 산다.

「어머니」라는 이름은 우리 모두의 희망이고 삶의 에너지이며 사랑의 출발점이다. 그러기에 어머니의 손은 약손이고 어머니의 가슴은 식을 줄 모르는 온돌이며 어머니의 발은 건강을 지켜온 상징이요 어머니의 눈빛은 결코 증오가 없는 사랑을 의미한다. 어머니의 이름이 그토록 소중하고 값진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오늘 우리 곁에 말없이 서 있는 어머니를 불러보자. 어머니라는 이름 앞에 자신도 모르게 코끝이 찡한 감동의 눈물이 흐르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어머니는 우리 모두의 고향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우리 가정이 위기에 처해 있다. 이른바 가족해체현상이 빠르게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가족이라는 단어 속에 아버지의 이름이 가물거리더니 최근에는 어머니라는 이름이 흔들리고 있다. 옛날 기둥이 없어도 어머니가 견고하게 자리 잡고 있으면 큰 문제가 없던 가정에 지금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한부모가정의 위기가 바로 그렇다. 아버지가 없어도 지탱했던 모자가정에 어머니가 빠지면 하루아침에 소년소녀가장세대가 되고 마는 것이다. 여기에서도 중심은 어머니이다.

필자는 요즘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제일 먼저 어머니의 얼굴이 떠오른다. 막내아들로서 어머니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필자이기에 84세의 어머니가 더욱 그립다. 가족의 이름만큼이나 어머니의 이름이 더 커 보이는 이유가 무엇인가. 월명암 아홉 고개 머리에 이고 발길 가벼이 옮김은 누굴 위한 발걸음이었을까? 팔월 한낮 들판에서 호미자루 놓지 않음은 누굴 위한 목마름이었을까? 긴긴 겨울밤 호롱불 아래 손가락 마디마디 피 맺힌 바느질은 누굴 위한 밤샘이었을까? 그것은 오직 자식을 위하고 가족을 위한 어머니의 희생적 삶이 아니고 무엇인가. 그러기에 어머니는 우리 가정을 지켜온 수호신임에 틀림없다.

우리가 아는 동물 중에는 모성애가 강한 동물이 많이 있다. 그 중에서도 수달의 가족의식은 남다르다고 한다. 천연기념물로 보호되고 있는 수달을 옛날에는 먹지 않고 껍질을 벗겨 한약재로 사용했다고 한다. 옛날 어느 마을의 청년이 어미수달을 잡아서 가죽을 벗겨 놓았는데 수달이 사라졌다. 핏자국이 선명한지라 따라 가보니 세상에 어미 수달은 십리 길을 달려가 피투성인 채로 자기새끼들에게 젖을 물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 모습을 본 청년은 다시는 수달을 잡지 않았다고 한다. 어디 그 뿐이랴.

먹을 것이 별로 없었던 어린 시절, 필자는 학교에서 돌아오면 논으로 달려가 우렁이를 잡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수백마리의 새끼우렁이가 구물거리는데 어미 우렁이가 보인다. 얼른 집어보면 빈껍데기다. 육식동물인 새끼우렁이가 어미우렁이의 살을 다 파먹고 빈껍데기만 남은 것이다. 못된 우렁이가 아니라 어미 우렁이의 헌신(獻身)적 사랑이 새로운 생명을 잉태시킨 것이다. 필자는 가끔 냇가에 나가 큰 우렁이 껍질을 발견하면 집으로 갖다놓고 어머니를 생각한다. 노병의 훈장처럼 주름살만 가득한 어머니의 모습 앞에 눈물만 흐른다.

이 땅에 사는 모든 사람들은 어머니가 존재한다. 그 어머니는 모두 여성이다. 여성은 약하고 어머니는 더 강하다는 말은 옛말이다. 작금(昨今)에 『여성은 강하고 어머니는 더 강하다.』는 말이 훨씬 잘 어울린다. 오늘 산과 바다와 들녘에서 피와 땀과 눈물을 흘리고 있는 어머니의 모습을 발견하라. 그 어머니의 모습을 발견한 사람은 반드시 성공한다. 학생들에게 공부하지 말라고 해도 스스로 공부할 것이고 효를 가르치지 않아도 부모에게 효도(孝道)하는 자식이 된다고 확신한다.

우리 어머니의 마음을 슬프게 하지말자. 더 이상 어머니의 이름을 더럽히지 말자. 어머니의 인자함이 그토록 따뜻함이 우리사회에 조용히 번져 가도록 내가 먼저 배려하자.

오늘 우리가 맞이한 어린이날 아침에 그저 웃고 즐기는 가족 나들이가 아니라 어머니의 헌신적 사랑 앞에 은혜와 감사를 배우고 가르치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5월 가정의 달에 사랑과 행복과 기쁨이 넘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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