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선축제로 잘 알려진 전북 김제가 4월 들어 달갑지 않은 사건으로 온 국민의 관심지가 되었다.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으로 170여억원에 달하는 돈을 벌어들인 형제가 110억원을 김제의 마늘밭에 묻어 두었다가 당사자중 한명이 구속되고 돈은 국고에 환수될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김제 마늘밭’의 위치가 어디냐는 문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더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사태의 발생 원인이 합법 사행산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가 가져온 ‘풍선효과’ 때문이라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는 점인데, 오늘은 이러한 풍선효과에 대해서 알아보자.

풍선효과는 부풀은 풍선의 한 부위를 누르면 일단 그 부위는 들어가지만 다른 부위가 팽창되는 것처럼, 어떤 문제 하나를 해결하면 이로 인해 또 다른 문제가 생겨나는 현상을 말한다. 이러한 풍선효과는 미국의 마약 단속 과정에서 유래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외국에서 밀수입되어 거래되는 마약 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미국 정부는 마약 퇴치를 위해서 마약 수입 의심국으로 지목된 몇몇 중남미 국가에 대해 통관 절차를 대폭 강화하는 강력한 단속 조치를 시행하였다. 그 결과 예상과는 달리 마약 밀매업자들이 아직 단속이 심하지 않은 다른 남미 지역으로 밀수입 본거지를 옮김에 따라 미국 정부의 마약 퇴치 정책은 실패하게 되었다.

최근 우리 경제에서 나타나고 있는 대표적인 풍선효과 사례중의 하나가 저축은행 PF대출 문제이다. PF대출을 통한 부동산 개발붐이 한창이었던 2007년 무렵까지 주로 은행들이 이를 취급하였는데, 감독당국은 은행의 PF대출 부실화 가능성을 우려하여 전반적인 대출 실태를 점검하는 등 규제를 강화하였다. 반면 우량 저축은행에 대한 대출규제는 완화시켰는데 이로 인해 당시까지 상대적으로 PF대출 취급 규모가 작았던 저축은행이 PF대출의 막차를 타는 결과를 초래하였고, 결국 최근 들어 저축은행 PF대출 부실 문제가 우리 경제 뇌관으로 부상하게 된 단초가 되었다.

이러한 풍선효과의 사례는 우리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정부가 강남의 집값을 잡기 위해 재건축 아파트 규제를 강화하자 수요가 일반 아파트로 몰려 오히려 집값이 오르는 현상, 심야 학원 금지 법제화로 불법 과외가 더욱 기승을 부리는 현상, 그리고 서두에서 소개한 합법적인 사행산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로 불법 도박시장 규모가 합법적인 사행산업 시장규모의 3~5배에 달하는 현상 등도 모두 ‘풍선효과’로 볼 수 있다.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거나 정책을 시행할 때 풍선효과가 발생하는 이유는 문제의 근본적인 요인을 정확히 파악하여 대응하지 못하고 땜질식 처방으로 대응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완벽한 법률이나 제도라 하더라도 빠져나갈 구멍(loophole)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풍선효과 발생은 불가피하지만 보다 정확한 진단과 대응으로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는 종합 처방이 필요할 때다.



<한국은행 전북본부 기획조사팀 과장 최재훈>

<지난 주 정답 및 당첨자>

정 답 : ② 실물자산 보유자로부터 화폐자산 보유자에게로 부의 이전

당첨자 : 박종임 님(전주시 덕진구), 이현숙 님(전주시 덕진구)

<이번 주 퀴즈>

부풀은 풍선의 한 부위를 누르면 일단 그 부위는 들어가지만 다른 부위가 팽창되는 것처럼 어떤 문제 하나를 해결하면 이로 인해 또 다른 문제가 생겨나는 현상을 무엇이라고 하는가?

① 파급효과 ② 풍선효과



정답을 아시는 분은 한국은행 전북본부 이메일(jeonbuk@bok.or.kr)로 정답, 성명, 전화번호, 주소 및 우편번호를 기입하여 보내주십시오. 정답자중 2명을 추첨하여 소정의 기념품을 보내드리겠습니다. 당첨자는 다음 주 수요일 본 코너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김완수기자 kim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