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진 첫 작품집 '진실의 입'
김용진 첫 작품집 '진실의 입'
  • 송민애
  • 승인 2011.04.25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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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문학과 창작’(출판사 황금두뇌)으로 등단한 작가 김용진이 생애 첫 작품집 ‘bocca della verita-진실의 입’을 출간했다.

이 책은 등단 후 오랜 시간 침묵을 지켰던 저자가 그동안 소소하게 발표해온 작품들을 엮어 내놓는 창작집으로, 표제작인 ‘진실의 입’을 비롯해 여섯 편의 소설이 수록돼 있다.

이 책은 ‘진실은 모두 잔혹하다’는 전제로부터 출발한다. 저자는 최대한 감정을 배제한 담담한 시선으로 우리 사회에 만연한 진실 살처분에 대한 진단을 시도한다.

이 책에는 살인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조선족 여자(진실의 입)와 시어머니와 남편의 부도덕함을 견디지 못하고 바람을 피우는 유부녀(카카오 99퍼센트), 유년의 비밀을 숨기고 살아가는 여자(먼지), 엄마 때문에 솔직한 사랑을 하지 못하는 남자(동거) 등 일상의 평범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저자는 이 작품에 등장하는 진실하거나 때로는 진실하지 못한 인물들을 통해 일상에서 용인되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소소한 부조리와 몰염치, 허위와 위선 등을 지적한다. 이와 같은 소소한 거짓이 거대한 권력의 부조리를 잉태하는 자궁이 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거친 욕설을 내뱉게 만드는 이 사회를 비난할 자격이 있는 개인은 과연 존재하는가, 진실하지 못한 세상을 욕하는 당신은 얼마나 진실에 민감했었느냐”고 묻는다. 사회의 부조리를 탓하기 전에 개인의 삶을 돌아보라는 지적이다.

또한, 저자는 진실을 외면하는 개개인에 대한 태도와 함께 그러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사회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한다. 그는 최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신정아 스캔들부터 용산 철거민 과잉 진압과 촛불시위 등 우리 사회의 크고 작은 사건들을 소설 속에 녹아냄으로써, 진실을 외면한 결과물이 얼마나 쓰디쓴지를 분명하게 경고한다.

저자는 이처럼 진실을 외면하는 사회 속에서도 진실은 결코 소멸되지 않으며 언젠가는 꼭 밝혀진다고 강조한다. 그는 “자칫 무력한 듯 보여도 진실이 가진 고유한 기능은 사라지지 않기에 불편한 진실일지라도 피하지 말고 대면하라”고 전하고 있다.

송민애기자 say2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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