農者天下之大本(농자천하지대본)
農者天下之大本(농자천하지대본)
  • 서삼석
  • 승인 2011.04.2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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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개(滿開)한 풍광을 만끽하기 위한 상춘객(賞春客)들로 우리 강산이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루고 있다. 자연과 동화된 사람들의 표정이 활기가 넘치고 여유로워 희망의 기지개를 펴는 듯하지만, 지난해 추위로 인한 꿀벌의 동사,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구제역 등의 여파가 아직도 농민들 가슴속에 아픔으로 남아있음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더구나 일본 원전사고가 국민관심사로 대두되면서 환경에 대한 우려가 먹을거리로 이어져 그동안 안심하고 먹었던 우리의 생선, 신선채소 등의 확고한 믿음마저 약해지고 있어 그들의 시름이 더욱 크다. 우리 땅에서 생산된 농산물의 소중한 가치를 되새기고 안전한 먹을거리의 중요성을 인식해 우리농업·농촌이 한층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농촌, 마음의 고향이자 안식처

정치인, 지자체장, 지역주민 등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한마음으로 우리 농업을 걱정하며, 저수지를 비롯한 농업기반시설물의 정상가동?운영과 풍년을 기원하는 통수식이 한창이다. 우리지역을 대표하는 백파제(百派祭)도 통수식을 갖고, 김제시, 정읍시, 부안군의 농경지 33천ha에 본격적인 영농급수의 시작을 알렸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농자지천하지대본'(農者之天下之大本)이라 했다. “농업이 모든 산업의 근간(根幹)이며, 농사짓는 이가 천하의 근본(根本)이 된다.”는 말이다. 우리사회가 산업화되면서 그 의미가 일부 희석되긴 했지만, 심신이 피곤할 때 무작정 어디론가 떠나 위안을 삼고자 멈춘 곳에 어김없이 한적한 농촌마을과 순박하고 부지런한 농부가 있는 것을 보면 농촌과 농부는 여전히 우리 마음의 고향이며, 안식처임엔 틀림이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농업?농촌이 어렵고, 우리 땅에서 난 농산물이 뻔히 좋은 줄 알면서도 무관심, 편리함과 싼 가격을 핑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여 외국 농산물들이 식탁에 자주 올라오고 있어 안타깝기만 하다. 편리하고 값싼 밀가루 음식을 반복해 즐기다보면 입맛이 바뀌어 쌀이 아닌 밀가루가 언제 주식이 될지 모르며, 그것을 사먹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을 할 수 있겠는가? 아무리 좋은 농산물을 생산하더라도 판매를 할 수 없다면 그 농산물은 우리 땅에서 사라질 수밖에 없다.



우리의 사명, 농업을 지키자.

지난 날 우리는 물산장려운동, 금모으기 운동 등 국민이 힘을 합하고 지혜를 모아 경제위기를 극복했던 저력이 많다. 지금은 땀 흘려 가꾼 우리 농산물을 애용하는 저력이 다시 한 번 필요한 시점이며, 그것이 우리 농업을 지키는 첫 걸음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기상이변에 따라 식량생산량이 감소하고 개발도상국의 식량수요의 증가, 유가상승에 따른 대체연료 사용 등 복합적 요인으로 곡물가격이 상승하다 보니 곡물에 대한 수출세를 부과하거나 수출을 제한하는 나라가 증가하고 있다. 식량이 무기화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증거다. 곡물 자급률이 27%에 불과한 우리도 장기적 안목을 갖고 안정적으로 식량이 생산될 수 있도록 시설물 보강과 관리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 농업생산기반 시설 등에 지속적으로 투자하여 선제적으로 대응을 해야 한다. 농업은 대기정화, 지하수 저장, 담수, 홍수조절 기능과 국민정서 함양, 생태계 유지, 전통문화 계승, 환경교육, 보건휴양 공간 제공 등 기능과 가치가 무궁무진(無窮無盡)하다. 따라서 돈으로 환산할 수 없으며, 경제적 관점으로만 접근해서도 안 된다. 이제 농업은 국가의 공익산업이자 생명산업이다. 농촌과 농민의 어려움을 더 이상그들만의 문제로 남겨두어서는 안되며, 상대적으로 열악한 교육, 문화, 의료, 복지시설 등의 확충과 FTA 등 농산물 개방 확대에 따라 얻어진 이익이 농어촌에 환원될 수 있도록 국민적 동의와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농업의 주인은 농업인만이 아닌 모든 국민이며, 우리 모두의 보물이다. 우리 민족과 함께 해온 농업이 대대손손 이어질 수 있도록 발전시키는 것은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 모두의 의무이며, 사명임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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