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더 아리랑 리뷰> 기대가 너무 컷을까... 알곡없는 무대
(사진) <더 아리랑 리뷰> 기대가 너무 컷을까... 알곡없는 무대
  • 송민애
  • 승인 2011.04.17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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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나라, 어느 민족에게나 그들만의 문화와 역사, 감성과 정서를 담은 민요가 있다.

한국인 특유의 한의 정서와 감성을 담은 ‘아리랑’, 미국의 급변한 역사를 담은 ‘클레멘타인’·‘오 수제너’, 멕시코의 아픈 역사를 노래한 ‘라쿠카라차’, 일본의 대표적인 꽃을 찬양하는 ‘사쿠라’ 등 세계 각국의 민요에는 그 나라와 민족만의 독특한 감성과 정서가 담겨 있는 것이다.

지난 15일(금) 저녁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린 ‘더 아리랑’은 세계 민요의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자리였다. 이번 공연은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개관 10주년을 맞아 야심차게 준비한 무대로, 개막 전부터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기대를 모았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 10주년 기념공연일뿐만 아니라 40년 가까이 국내 엔터테인먼트 무대기획 연출을 석권해온 신승호 경인방송 제작이사가 기획·연출을 맡으며 공연 전부터 화제를 모은 것.

하지만, 기대가 컸던 탓일까? 막상 뚜껑을 열어본 공연은 한마디로 ‘속 빈 강정’이었다. 먼저, 이번 공연이 ‘아리랑’과 ‘세계 민요’를 소재로 어떤 주제를 이야기하고 싶었는지 궁금하다.

90여분 동안 계속된 공연은 시작부터 끝까지 가수들의 노래로만 이어졌다. 공연과 관련된 어떠한 스토리텔링이나 내용 없이 민요메들리로만 진행된 셈이다. 그러다 보니 ‘아리랑’을 중심으로 세계 각국의 민요를 조화롭게 선보이겠다는 애초의 기획의도와는 달리 각각의 무대는 금세 따로 놀기 시작했다.

기승전결 없이 진행되다 보니 공연이 지루하다는 불만의 목소리 또한 높았다. 각 무대를 하나로 연결해주는 매개체가 전무(全無)해 아쉬울 뿐이다.

출연자들의 현격한 실력차이 역시 공연의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 중 하나였다. 이번 공연에는 판소리 명창을 비롯해 대중가수, 클래식 음악가 등 다양한 출연자들이 참가했으나, 참가한 출연자들의 개인별 실력차이가 너무 커 섭외 과정에 의문이 들기도 했다.

더욱이 각 출연자들의 성향이 너무 다르다 보니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한 채 어색한 상황만 선보인 것이다. 여기에 출연자들이 가수를 잊어버리는 등의 돌발 상황은 이번 공연의 완성도를 의심케 했다.

개막 전 강조했던 ‘독특한 영상’ 또한 실망스럽기 그지 없었다. 공연과는 상관없이 무대 뒤편을 차지한 영상은 오히려 관객들의 공연 몰입을 방해하는 걸림돌이 되고 말았다. 또 공연의 중심 소재가 한국의 대표민요인 ‘아리랑’임에도 불구, 악기구성이 서양악기 위주로만 편성돼 있어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이번 공연은 10주년이라는 구색 맞추기에 급급한 느낌이 들어 더욱 안타까움을 남겼다. 10주년이라는 타이틀에 묻힌 공연 기획과 의도, 연출은 결국 어색한 삼박자가 돼 버린 셈이다.

‘더 아리랑’을 통해 들려주고 싶었던 그 이야기를 언젠가 다시 한 번 완성도 높인 무대를 통해 만나보길 바란다.

송민애기자 say2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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