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강동희 “당분간 인연끊고…”
허재-강동희 “당분간 인연끊고…”
  • 신중식
  • 승인 2011.04.13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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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에서 적으로, 챔피언결정전 맞대결
"당분간 인연 끊고 살아야지. 시합 끝나고 술 한잔 하면 되니까"

중앙대와 기아자동차, 국가대표팀에서까지 한솥밥을 먹으며 1980~90년대 한국 남자농구 영광의 순간을 함께 했던 허재와 강동희가 동료에서 적이 되어 다시 만났다. 허재 감독이 이끄는 전주 KCC와 강동희 감독의 원주 동부가 펼칠 2010-201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은 두 '농구 영웅'의 사상 첫 사령탑 결승 맞대결로 세인의 관심을 끌고있다.

평소에는 둘도 없는 '절친'이자 가까운 선후배다. 하지만 승부욕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허재 감독과 강동희 감독은 13일 서울 신사동 KBL 센터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출사표를 던졌다. 물론, 그 안에는 절대로 지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있었다.

먼저 허재 감독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후배이지만 지지 않고 꼭 이기겠다"고 각오를 밝혔고 강동희 감독 역시 "언제 이런 기회가 또 올지 모른다. 허재 형의 벽을 넘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필승의 각오를 다졌다.

둘은 정규리그 맞대결이 펼쳐질 때마다 함께 식사를 했다. 언제나 홈경기를 치르는 측의 사령탑이 주선하는 식사 자리가 마련됐다. 치열한 승부의 세계에서 잠시 벗어나 여유를 갖고 우정을 다지는 소중한 시간이다.

하지만 이번 챔피언결정전 때만큼은 평소 다정했던 식사 자리를 갖지 않기로 했다. 오직 승부에만 집중하기 위해서다.

허재 감독은 "강 감독이 시즌이 끝날 때까지 인연을 끊고 살자고 해서 그렇게 할까 생각 중이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강동희 감독도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허재 감독은 "친한 후배이고 동생이지만 결승전 기간에는 정신적으로 날카로워지기 때문에 서로가 피해주는 것이 맞다. 경기가 끝나고 언제든 술 한잔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시합 기간에는 경기에 열중하기 위해 인연을 끊으려고 한다"며 웃었다.

강동희 감독도 동의했다. "정규리그와는 달리 챔피언결정전에서는 한 팀과 계속 경기를 해야 한다. 식사를 할 때 이긴 팀은 괜찮겠지만 진 팀은 아무래도 힘들지 않겠나. 정을 끊어야 경기하는 데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 모든 것을 접고 경기에만 매진하겠다"고 당차게 말했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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