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말리는 하승진에 KCC 걱정반 기대반
못말리는 하승진에 KCC 걱정반 기대반
  • 신중식
  • 승인 2011.03.29 15: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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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강PO 2차전 부상투혼 승리견인, 큰 부상땐 전략차질 조마
못말리는 하승진(26 · KCC)이다.

서울 삼성과의 6강 플레이오프 2차전이 열린 28일. 하승진은 왼쪽 어깨 부위에 '테이핑'을 하고 나왔다. 26일 벌어진 1차전에서 왼쪽 어깨 탈구 증상을 보였기 때문.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왼쪽 어깨는 테이프로 친친 감아놓은 터였다.

그러나 2쿼터 시작 3분여만에 하승진의 어깨가 탈이 났다. 가로채기를 시도하던 삼성 강혁에 밀려 넘어졌고 '쿵'하는 소리와 함께 왼쪽 어깨부터 바닥에 닿았다. 왼쪽 팔에 체중을 실은 채 넘어진 하승진은 한참 동안 일어나지 못했고 부축을 받으며 벤치로 들어가 황급히 얼음찜질을 했다. KCC 허재 감독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러나 하승진은 3분여가 지난 2쿼터 종료 3분께, 다시 코트에 투입됐고 2차 연장전까지 가는 혈투 속에서 믿음직한 활약으로 팀 승리를 도왔다.

특히 61-73으로 뒤진 3쿼터 1분께, 하승진은 골밀 돌파를 시도하던 중 공을 가로채려던 삼성 김동욱으로부터 인텐셔널 파울을 이끌어냈고 이로 인해 자유투 2개와 공격권을 동시에 챙겨 꺼져가던 추격의 불씨를 살려냈다.

더욱이 자유투 2개를 깔끔하게 꽂아낸 하승진은 두 팔을 흔들어 관중들의 함성을 이끌어냈고, 전주 실내체육관을 가득 메운 홈팬들은 일제히 "하승진!"을 연호, 순식간에 가라앉아 있던 KCC의 분위기를 바꿔냈다. 이어진 공격 찬스에서 임재현의 3점슛이 림을 가르면서 KCC는 연장전으로 가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KCC 조진호 홍보팀장은 "어깨를 바닥에 부딪혔을 때 또 다시 살짝 어깨가 탈구되어 어깨를 맞춰야 했다"면서 "의무 트레이너가 경기에 뛰지 말라고 했는데 본인이 뛰겠다고 우겨서 다시 나갔다"고 말했다, 이어 "본인이 뛰겠다는 의지가 너무 강해서 말릴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뛸 때는 몰라도 경기 끝난 후에 통증이 있을 텐데 걱정이다"고도 덧붙였다.

지난해 1월 올스타전 루키 챌린지에서 왼쪽 종아리 근육 파열로 사실상 시즌을 마감했던 하승진은 KCC가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자 아침저녁으로 허재 감독을 찾아가 "경기에 출전 시켜달라"며 졸라댔다. 찢어진 근육이 완벽하게 낮지 않은 상태였고 허 감독은 단호히 거절했다. 그러나 2승3패로 몰린채 돌입한 모비스와의 6차전에서 허 감독은 결국 하승진을 투입했다. 출전시간은 4분여에 불과했다. 몸상태가 완전치 않았던 터라 기대했던 하승진 효과도 없었고 결국 KCC는 6차전 패배로 시즌을 마감했다.

경기 후 허 감독은 하승진을 투입한 이유에 대해 "뛰겠다는 의지를 더 이상 꺾을 수가 없었다. 선수의 의사를 계속 무시할 수 만은 없었다. 그렇게라도 코트에 투입해 하승진의 열의를 인정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하승진의 농구에 대한 열정과 욕심에 흐뭇해하는 KCC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불안하기도 하다. 하승진 없이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했던 지난 시즌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기 떄문이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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