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참담한 현실 속에서 우리의 실정은 어떠한가?
우리나라는 자원이 부족하지만, 지역마다 특색이 다양하게 존재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발전정책을 살펴보면, 농촌에서 도시로, 도시에서 대도시로 바뀌면서 요즘 지역적 다양성이 무시된 수도권 및 대도시 집중화라는 불랙홀을 만들어 내게 되었다. 급기야 수도권 집중이라는 심각한 폐단을 막기 위해 지역균형발전정책을 수립하고 지역마다 특색을 고려하여 행정기관 및 산업체를 분산배치 하기 위해 정치적으로 합의하여 추진한 바 있다. 그러나 지금은 정권이 바뀌어 지역적 다양성이 무시된 시장성 논리에만 초점을 맞추어 광역권이라는 새로운 집중화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고 있다. 그 결과로써 정치적 힘의 논리가 적용되면서 모든 행정기관과 산업체를 광역권의 수도라는 명분으로 또 다른 형태의 불랙홀을 만들어가고 있다.
결국 행정·정치적으로 힘 있는 집단이 우수 기관과 산업체를 독식하고 있는 셈이다. 모든 것을 빼앗겨버린 지역은 상대적 소외감으로 마음의 상처를 넘어 혼란과 분열을 야기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여러 지역 중에서 상대적으로 철저히 소외받아 낙후된 전라북도는 그 정도가 심화되어 더 이상 비전이 없다는 서민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 지역을 이탈하는 인구가 증가되고 있다.
정치적으로 합의된 LH의 분산 배치는 표류하고 있고, 호남권이라는 광역권 중에서 가치 있는 행정기관이 광주 전남에 모조리 유치 이전되고, 급기야 새만금 시대의 핵심인 군산공항 문제마저도 전남·광주에서 발목을 잡고 있어 앞으로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우리 지역은 더욱 소외를 받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그것은 자신의 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의 존재를 부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지역적 다양성과 공존의 가치를 부정하고 있다는 말이다. 지역사회에서 존재하는 다양성과 공존의 가치가 부정되면, 혼란과 갈등이라는 분열이 시작된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갈등과 분열을 철저히 경험한 나라이다. 조선시대의 노론과 소론의 갈등으로 일제에 의해 나라가 통째로 강점당하였고, 동족이 남북으로 분열되어 참혹한 갈등을 격고 있으며, 군사정권하에서 수많은 갈등으로 사회의 혼란과 분열을 경험한 마 있다. 이 모든 것이 우리사회에 존재하는 다양성과 공존의 가치를 부정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건강한 지역사회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자기 지역이 아니면 안 된다는 지역이기주의적 발상에서 벗어나 상대 지역을 배려하여 지역적 다양성이 공존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 현대사회는 빠른 과학발전으로 과거보다 더 많은 다양성이 존재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갈등과 분열의 소지가 더 많을 것이다. 때문에 우리사회가 건강한 사회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같이 발전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마음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공존의 가치를 존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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