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찬균 공노총위원장 이임> 조합원 권익향상 일념, 정년차별철폐 성과 자부심
<김찬균 공노총위원장 이임> 조합원 권익향상 일념, 정년차별철폐 성과 자부심
  • 박기홍
  • 승인 2011.03.22 16:56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을 4년째 이끌어온 김찬균 위원장이 22일 이임했다. 군산시청 출신으로 전국 조합원만 8만 명에 달하는 광대한 조직을 이끌어온 그는 2007년 3월 중책을 맡은 이후 ‘조합원 권익향상’의 일념을 놓쳐본 적이 없다. 국민과 함께하는 공직자상 정립을 위해 공노총 차원에서 전통시장 이용하기 캠페인을 벌였고 사회적 약자층 장학금을 지원하고 화환 대신 쌀 나눔 행사를 갖기도 했다. 조합원 권익을 위해선 한치도 양보하지 않았다. 덕분에 취임 첫해 말엔 건국 이후 최초로 대정부 단체협약을 체결했고 이듬해인 2008년엔 공무원 정년차별이 철폐되는 성과를 거뒀다. 평범한 공직자로 돌아가는 그를 만났다.

-떠나는 마음이 섭섭하겠습니다.

▲만감이 교차합니다. 지난 84년 공직사회에 입문한 후 30년에 가까운 공직생활 중 10년간 공무원 노동운동을 했습니다. 그 가운데 2007년부터 공노총 위원장의 중책을 맡아 왔지요. 재임 중에 공노총이 중심이 되어 공무원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증대시키는 일을 위해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습니다. 힘이 들었지만 누군가는 앞장서 해야 할 일이고, 저에게 맡겨진 사명이기에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노동운동 일선에서 물러나는 것입니까?

▲몸은 비록 일선에서 물러납니다. 하지만 수레를 앞에서 끌던 역할에서 뒤에서 미는 역할로 위치가 바뀌었을 뿐입니다. 앞으로 공무원노조가 조직의 발전을 주도하고 사회적 역할을 다해 내는 위치에 올라설 때까지는 앞장섰던 사람으로서 무한책임을 느끼고, 공노총의 발전과 공무원 권익 증대에 밀알이 될까 합니다.

-공노총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 주시지요.

▲공노총은 지난 2002년 3월 대한민국공무원 노동조합으로는 최초로 법외노조로 출범했습니다. 2006년 9월엔 공무원노조로서는 최초로 설립신고를 해서 법내노조가 되었습니다. 현재 조직은 중앙 행정기관 19개, 광역자치단체 8개, 기초자치단체 26개, 교육기관 3개가 가입해 있고, 8만여 명의 조합원이 가입한 전국단위의 총연합노동단체입니다.

-공노총의 특징은 어떤 게 있습니까.

▲우선 공노총은 민간노조를 상급단체로 하지 않는 공무원 중심의 자주적 노동운동을 실천합니다. 대화와 협상을 통한 상생의 노동운동을 가치로 하고 있지요. 신속성과 수직성보다는 절차적 민주성과 수평성을 강조하는 의사결정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창립 강령에도 나와 있듯 공무원 중심의 자주적 노동운동을 전개해 왔습니다. 공무원은 국민을 위해 종사하는 노동자입니다. 조합원 권익신장 역시 법률과 국민의 세금을 통해 이뤄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공무원 노동운동은 국민의 의사가 반영되는 공익적 성격이 강조돼야 합니다.

-임기 중에 많은 성과를 거뒀습니다.

▲공무원 노동 운동사가 일천하지만 합법노조로 책임과 역할을 충실히 다해왔습니다. 바람직한 공무원 노동운동의 확산과 정착을 위해서도 나름대로 역할을 했다고 자부합니다. 지난 2007년 12월 14일에는 건국 이후 최초로 노조와 정부가 단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를 근거로 입법 과정을 거쳐 이듬해 5월에 IMF때 단축된 6급 이하 공무원들의 정년을 57세에서 60세로 하는 정년차별철폐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켰습니다. 이것은 공무원 노조가 무슨 일을 할 수 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입니다. 세계적으로 직급에 따라 정년을 차별하던 유일한 국가의 오명을 벗어나는 순간이었습니다.

-공무원 연금제도 개악과 맞섰지요?

▲그랬습니다. 2009년 12월 공무원연금 제도를 개악하려는 것에 맞서 합리적이고 합당한 공무원연금 사회적 합의안을 공노총이 주도해서 만들어내 국회 통과를 이루어냈습니다. 2010년에는 하위직 공무원의 숙원 중 하나였던 근속승진 확대 쟁취, 2년간 동결된 공무원보수 5.1% 쟁취 등을 이뤄냈고, 기능직 공무원에 대한 일반직 전환시험은 현재 시행중에 있습니다. 모두 위원장을 믿고 따라 주면서 용기를 주며 전폭적인 지지와 성원을 보내준 조합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다시 한 번 이 자리를 통해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공무원 노동운동이 달라야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우선 공무원 노동운동은 공익적 성격을 많이 띄고 있습니다. 공무원은 국민을 위해 종사하는 노동자입니다. 조합원 권익신장 역시 법률과 국민의 세금을 통해 이뤄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공무원 노동운동은 국민의 의사가 반영되는 공익적 성격이 강조돼야 합니다. 따라서 사기업의 민간 노동운동과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민간 노동운동 역시 공익적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사기업 노동자 중심의 노동운동은 사적 성격으로 흐르거나 노동운동을 위한 노동운동으로도 흐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점은 무엇입니까.

▲서울에서 근무하다 보니 주말에 직장과 가정을 오가며 생활했습니다. 가정적으로는 연로하신 부모님이 계신데 아프셨을 때와 가정에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자식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을 때 안타까웠습니다. 가족과 떨어져 생활해야 하는 불편함, 아내와 자녀에게 부모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필요로 할 때 함께하지 못한 것이 인간적으로 힘들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직개혁과 발전을 위해 한 몸 바치겠다는 각오로 혼신을 다했다고 자부합니다.

-국가위기 상황에 공무원의 역할이 돋보였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한 말씀 해 주십시요.

▲공무원의 책무 중에서 중요한 일은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는 일입니다. 위험이 닥칠 때는 현장에서 국민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키고 위험이 발생한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달려갑니다. 재난의 최일선 현장에는 모두가 공무원노조 활동을 하고 있는 조합원이 위험을 무릅쓰고 사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호남 제주를 제외한 전국으로 확산한 구제역을 막아내기 위해 밤낮을 새며 과로와 사고로 귀중한 공무원 8명이 희생되었습니다. 각종 사고, 수해, 산불 등 재해·재난이 있는 자리에 위험 속으로 달려가는 이들이 공무원입니다. 공직자에게 힘과 용기를 주는 일이 무엇인가 헤아려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평소 철학을 간략히 소개해 주시지요.

▲사람과의 관계, 사람이 모여 만든 조직, 조직과 조직이 모여서 만들어진 공동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의 믿음, 즉 ‘신(信)’이라고 생각합니다. 2천500년 전 공자께서도 안보보다는 경제를, 경제보다는 믿음을 강조하면서 ‘죽음보다 더 깊은 믿음’을 강조하셨습니다. 신(信)이 쌓이면 해결하지 못할 일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습니까.

▲소속기관인 군산시청에 복귀하고 현장에서 조합원들과 주어진 업무를 충실히 하겠습니다. 또 그동안 노동현장에서 이루어진 작은 경험 등을 정리해 글로 남기는 일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공무원 노동운동이 민주사회 발전을 위해 책임과 역할을 해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이 있습니다. 부족하지만 10여 년의 공무원 노동운동 경험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기홍기자 khpark@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아산지킴이 2011-03-24 08:58:00
아쉽습니다.

하지만 고생많으셨습니다.

공무원노조도 세대가 바뀌는것 같습니다.

더 큰뜻 이루십시오

먼 발취서 꼭 아산에 오시면 전화부탁드립니다(017-486-0505

항상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