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이라는 숫자
1이라는 숫자
  • 최고은
  • 승인 2011.03.03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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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1이라는 숫자에 대하여 이야기 해보자.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숫자 체계의 규칙성과 순서에

고대의 미신을 믿는 사람들은 어떤 마술적이고 초자연적인 힘을 부여했던 것 같다. 따라서 1이라는 숫자는 그리스의 철학자인 피타고라스의 시대에 있어서 모든 사물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숫자로 여겨졌다. 1이 모든 숫자의 처음이기 때문에 피타고라스가 1을 모든 사람의 근본이라고 믿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숫자 1은 아주 간단한 수 같지만 알고 보면 무척 신비로운 수이다. 임의 수에 1을 곱하면 그 곱은 자신과 같고 임의 수를 1로 나누어도 그 몫은 자신과 같다는 것은 분명하다. 또한 모든 수를 나눌 수 있는 유일한 수이자 어떠한 다른 수로도 나누어지지 않는 숫자 1이다. 이런 특별한 수는 숫자에서 0을 제외하고는 유일하기 때문에 기초수학이라는 백과사전에서는 숫자 1을 소개하는데 200쪽을 쓸 정도로 그 정의를 내리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리스 사람들도 숫자 1을 정의하는데 고심하다가 결국 1이라는 숫자를 수로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왜냐하면 숫자 1은 수의 기호로 마치 양파처럼 다른 모든 수들을 그 안에 품고 있는 특이한 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때는 최초의 홀수는 1이 아니라 3이었다. 신비주의가 융성했던 중세 시대에 숫자 1은 조물주, 제1원인, 원동력을 의미했다. 이슬람 국가에서 인간은 99까지만 세도록 규정했다. 100이란 숫자를 만드는 1은 신의 수라고 생각했다. 숫자 1은 99에 대응하는 신성의 수로 이것을 더해져서 비로소 100이라는 완전무결한 수를 만들기 때문이란다. 그러므로 다른 수들은 완전한 숫자 1로 부터 멀어지는 불완전한 수로 간주되었다. 그렇게 멀어진 최초의 수인 2는 죄악을 의미하기도 했다.

한편 숫자 1은 순서를 따질 때 첫 번째를 의미하며 이것은 더 나아가 왕이나 우두머리, 또는 아버지 등을 가리킨다. 또 모든 일의 시작이라는 의미도 가지는데, 피타고라스학파의 영향을 받은 사상가 쾨벨은 "당신은 1이 수가 아니라 다른 모든 수를 낳은 출산자이고 시작이며 토대라는 사실을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숫자 1을 양이나 크기로 따지면 아주 작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한 냥짜리 굿을 하다가 천 냥짜리 징을 깨Em린다"라는 말에서 보여 지듯 숫자 1은 '크다' '전부다' 라는 개념과는 반대로 '아주 작다' '부분이다'라는 뜻을 지닌다. 그러나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 '첫 술에 배부르랴' '하나를 알면 열을 안다' 라는 말에서는 작고 보잘것없는 하나하나가 모여 많은 것을 이루어 낸다는 의미를 지닌다. 즉 숫자 1은 아주 작은 하나이지만 때로는 그것이 모든 것으로 가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 이처럼 상반된 의미를 동시에 지니는 것은 다른 숫자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면이다. 그 외에 숫자 1은 '한 손뼉은 울지 못한다'는 말처럼 고립 상태를, '한날한시에 난 손가락도 길고 짧다' '한솥밥 먹고도 송사 간다' 등의 말에서는 동일함을, '뻐꾸기도 유월이 한 철' '메뚜기도 한 철'이라는 말에서는 한창때라는 뜻을 나타내기도 한다.

1을 이야기 하자면 뭐니 뭐니 해도 소수의 개념과 약수의 개념이다. 이를 테면 약수가 단 한 개인 수가 바로 1이라는 수이며 반면에 약수가 두 개인 수는 무수히 많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무수히 많은 약수를 가진 수는 몇 개인가? 그 답은 오직 한 개이며 그 수는 0이다. 그런가 하면 모든 수의 약수인 수는 1이다.

왜 이런 약수에 대한 관심이 있는가? 그것은 1과 자신 외엔 약수가 없는 수, 다시 말하면, 합성수가 아니 수인 소수의 연구에 귀착하게 된다. 이를테면, 2, 3, 5, 7, 11, 13, 17, 19, 23, 29, 31,… 등은 모두 소수이다. 그런데 1은 소수도 아니고 합성수도 아니다. 자연수 n이 소수인지 아닌지를 판정하려면, 2≤p≤ √n인 범위에 있는 모든 소수 p로 n을 나누어 보아, 나누어지지 않으면 소수이고, 나누어지면 합성수이다. 즉, 소수는 약수로 1과 자신을 가진 자연수이며 합성수는 약수가 3개 이상인 자연수이다.

정수의 열 2, 3, 4, 5,…로부터 소수를 찾아내는 방법으로 그리스 시대부터 알려진 에라토스테네스의 체라는 것이 있는데, 이 방법도 실은 위와 같은 원리에 따른 것이다. 또 메르센의 소수도 소수의 유력한 판정법을 제공해 준다. 무한히 많은 소수가 존재한다는 것은 그리스 시대부터 알려진 사실이며, 이 정리를 초등정수론의 기본정리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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