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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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3.02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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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KTX ‘산천’ 끊이지 않는 고장사고와 안전 불감증

최규성 국회의원

우리나라가 개발한 고속열차인 ‘KTX산천’이 계속되는 사고를 일으켜 이 열차 모델에 결함이 있는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KTX산천‘ 모델은 지난해 3월 도입돼 그동안 30여건의 크고 작은 사고와 오작동을 일으키고 있다.

KTX는 최고 시속 305km로 운행하고, 한 번에 900여 명을 싣고 서울~부산 423.8km 구간을 2시간 18분 만에 주파한다. 빠르고 편한 만큼 위험성도 비례하여 아주 사소한 실수나 결함만 생겨도 탈선?충돌 등 엄청난 재앙을 부를 수 있는 것이다.

지난 2월 11일(금) 13:05분 광명역에 진입하던 KTX 열차가 상행선에서 하행선으로 진입 중 철로를 탈선하였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차량 10량중 6량이 파손되었고 대형참사로 이어질 뻔한 사고임에 틀림이 없었다.

KTX의 일직터널 내 탈선사고는 생각할수록 모골이 송연하다. 광명역을 앞두고 주행속도를 시속 90km로 줄이는 구간이어서 그나마 다행이었지, 만일 시속 300km대로 달리는 구간에서 탈선했더라면 어쩔 뻔했는가.

그런데 엄청난 참사로 이어질 뻔한 사고가 알고 보니 현장 작업자가 신호전환기에 너트 하나를 제대로 채우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함. 손톱 크기 너트와 한순간의 부주위가 고속철도의 탈선을 초래했다니 어이가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모든 사고는 방심에서 비롯된다. 이번에도 작업자가 레일 옆 신호전환기의 너트 한 개를 마저 채우지 않고 정비를 마친 것이 화근이었다. 이후 차량이 운행하자 신호기계실에 ‘에러(error) 표지’ 가 세 차례나 떴고, 이에 광명역 관계자가 상하행선 모두 주선로만 직진하도록 일시 조치했다고 한다.

그런데 사고 차량은 광명역이 종착지여서 주 선로에서 옮겨 진입하면서 탈선했다는 것이다. 결국 인적 과실에 의한 선로전환 오작동이 사고원인인 셈이다. 코레일은 14일 컨트롤박스의 너트 한 개가 채워지지 않는 것을 확인했으며, 직원들이 이를 축소 보고하는 등 복합적인 관리 부실이 원인인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고속철도에서는 부품 하나, 작은 부주의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음. 1998년 승객 101명이 사망한 독일 고속열차 이체(ICE)의 탈선사고도 차륜을 고정하는 링 하나가 파손돼 일어났다. 107명이 사망한 독일 2005년 일본 효고현의 쾌속열차 탈선사고는 곡선구간에서 급정거로 원심력을 이기지 못해 일어났다.

한 철도관계자는 “현대로템이 KTX산천 개발을 독점하다 보니 차량 완성도가 떨어져 고장이 잦은 것은 사실”이다고 말하고 있다. 현재 KTX산천은 국민들의 목숨을 담보로 열차의 운행 실험을 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탈선 사고가 발생한지 정확히 2주 뒤인 25일 오전에는 부산에서 서울로 향하던 KTX 106호 열차가 경기도 화성시 매송면 부근에서 열감지센서 오작동으로 멈춰 40여 분간 운행이 지연되었다. 하루 뒤인 26일 오전 동대구역을 출발한 KTX-산천 354호 열차가 김천구미역 인근에서 기관출력 이상으로 제 속도를 내지 못해 대전역에 예정보다 26분 늦게 도착했다

이렇게 연일 KTX 사고가 발생하여 문제가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허준영 코레일 사장님은 “사고는 무슨, 사람이 다쳤습니까” 라고 반문하였다. “이상신호가 들어오니깐 점검하고 다시 출발한 건데, 어디까지나 작은 고장…”이라고 대수롭지 않다고 말이다. 논란이 되자 “말이 제대로 전달 안 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너무 안이한 상황 판단이라는 비판은 피할 수가 없다. 사장은 철로 한복판에 멈춰선 열차 안에서 43분간 불안에 떨어야 했던 승객들의 고통은 생각해 본 것일까?

국민은 지금 열차에 대해 불신하고 있다. 2월 동안 KTX열차 사고만 네 번이며, 대형사고로 번질 뻔한 탈선(11일)을 비롯해 고장(6일), 열감지 센서 오작동(25일), 기관고장(26일) 등 유형도 다양함. KTX뿐 아니라 경인선?경의선?경춘선도 줄줄이 사고로 얼룩지고 있다. 정시성을 생명으로 하는 열차가 연착하거나 지연을 일삼는 애물단지 노릇을 하고 있다. 일본 신칸센, 프랑스 테제베(TGV), 독일 이체(ICE)는 단 10초만 연착해도 ‘사고’로 규정하고 있음. 인명사고가 나는 참사만 사고가 아니다.

최고경영자가 이렇게 ‘작은 사고’라고 안이하게 생각하니 제대로 된 대책이 나올 리 만무하다. 국민은 불안하다는데 ‘별 걱정을 다 한다’며 타박하는 양상인 것이다. 그러니 직원들은 땜질식 대응에 급급하고, 사고는 그치지 않으며 누구 하나 책임 지는 사람도 없다.

성수대교 붕괴, 삼풍백화점 붕괴 등의 각종 대형 사고는 모두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되었다. 코레일 차원에서 수습이 안 되면 감독기관인 국토해양부가 나서야 한다. 국토부는 열차 운영이나 관리체계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을 실시하여 국민들이 안심하고 열차를 탈 수 있게 조치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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