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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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2.28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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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문화유산 익산 역사유적지구

김복현 익산문화원장

달력 속에 빨간 활자로 되어있는 삼일절(92주년)을 맞이하여 나라의 소중함을 새삼 인식하게 하는 그 날의 “대한독립만세” 의미를 되새겨 보면서, 지금 아프리카에서 중동에서 그리고 중국에서 삼일절과 같은 뜨거운 피가 돌고 있는 가운데 무섭게 변화되는 그 중심에 문화의 힘이 있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문화의 시대라고 말한다. 무엇이 문화의 중추적 역할을 하기에 문화의 시대라고 할까? 라고 우리는 한번쯤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다. 문화의 시대는 지식, 종교, 예술, 법률, 관습 그리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간직한 문화가 어우러져 국가를 형성하고 있기에 이를 무시하고는 아무것도 이루어낼 수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뛰어난 창조적 아이디어와 상상력이 넘쳐도, 첨단과학문화가 온 세상을 뒤덮어 경제적 부가가치가 극치에 달하여도 소리 없이 우리가 기대고 의지할 곳은 문화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하기에 문화의 시대라고 하며 여기에는 확실하게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하는 정신적 소득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문화와 함께 인류는 꾸준히 변화하기 마련이고 지구촌이 요동을 치고 있는 것도 당연한 순리라고 생각되어진다.

또한 문화는 기록과 문화유산에서 쉼 없이 호흡하는 숨결을 확실하게 알 수 있으며 아무리 숨기려 해도 숨겨지지 않는 것이 역사문화이다. 우리는 잠자고 있었던 역사를 찾아냈다. 우리나라 최고의 역사서인 정사(正史) 삼국사기(三國史記)에 기록되어있지 않다고 그동안 인정받지 못한 서러움이 있었지만 역사의 숨결과 같이 호흡을 해온 익산의 역사유적지구가 이제 역사적 사실로 들어난 것이다.

삼국사기에 기록된 역사만을 가지고 우리나라의 역사문화로 인정해온 지금까지의 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발굴 사업을 전개해 온 ‘원광대학교의 마한 백제 문화연구소’와 ‘국립 문화재 연구소’의 업적은 그야말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단계에 이르렀다. 연구관들은 오늘에 이르기까지 익산 역사유적을 한순간의 판단으로 바라보지 않고 과거와의 대화를 쉬지 않고 해 온 결과이다.

그래서 우리는 역사 문화를 어느 한편으로 바라보지 말고 과거와의 꾸준한 대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

우리나라 국민 대부분은 가장 오래된 역사서로 ‘김부식’의 삼국사기를 기억한다.

그리고 삼국사기보다 475년 후에 보각국사 ‘일연’이 쓴 삼국유사(三國遺事)를 떠올린다. 삼국사기는 역사의 정사(正史)라 하여 사실로 받아들이고 삼국유사는 야사(野史)라 하여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이기를 꺼려했던 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평범한 상식이다. 그러나 삼국유사의 내용이 야사가 아닌 사실로 확인되는 내용들이 익산 역사 유적 지구에서 입증되고 보니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나아가 이제는 한국만이 아닌 세계가 인정해주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명성을 인정받을 날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마디로 삼국사기에 낙오되어 왕도(王都) 취급을 받지 못했던 익산 역사유적지구의 역사기록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길이 열리고 있다고 하니 어찌 우리가 기뻐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동안 관심 밖의 역사문화로 기억 되었던 익산의 역사문화 유적 지구에 대하여 새삼 자긍심을 갖게 하고 있다.

현재 익산의 역사유적 지구에는 백제의 역사문화가 고스란히 존재하고 있으며 특히 2009년 1월 14일에는 국보 11호인 동양 최대 최고의 미륵사지 석탑에서 사리장엄까지 발굴되어 세계인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백제왕도 문화유산 지역인 부여?공주는 그동안 발굴사업을 전개하여 백제의 찬란한 역사문화를 집대성하는 역할을 해 왔었다. 반면에 익산 역사 유적 지구는 원형이 잘 유지되고 있으면서도 발굴사업이 다소 부진했었던 것이다. 무엇보다도 백제 무왕의 숨결이 스며있는 왕궁이 있었던 곳이며 익산 역사문화 지구에는 왕궁과 사찰 능과 성곽 그리고 왕궁으로써 갖추어야 할 복합적인 양상이 구비된 지역이라는 점에서 세계가 인정을 해주려고 하는 것이다. 역사는 그 시대의 주인공에 대하여 확실하게 인식해야 하고 이를 유산으로 남겨야 할 사명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익산의 역사문화유적지구가 백제의 혼과 숨결이 확실하게 살아 숨 쉬는 지역이라는 사실을 세계인과 같이 공유하는 시대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삼월과 같이 시작되는 따스한 봄날에 찬란했던 백제 역사 문화를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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