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자형 국제과학 비즈니스 벨트 사업에 참여를
Y자형 국제과학 비즈니스 벨트 사업에 참여를
  • 강수기
  • 승인 2011.02.23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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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과학 비즈니스 벨트 입지 선정을 둘러싸고 온 나라가 들썩이고 있다. 지역과 지역이 경쟁하고 있고 지역과 정부가 대립하고 있다. 국제과학 비즈니스 벨트 입지는 지난 대선 때 한나라당이 충청지역에 약속했던 선거공약이었다. 그러나 대통령과 여권 주요 인사의 최근 발언을 미루어 보면 입지 선정은 당초의 공약과는 달리 전면적으로 재검토될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 재검토의 방향은 세 가지 경우가 될 수 있다. 첫째 현 정부하에서는 사업을 아예 하지 않거나 유보하는 것, 둘째 입지 선정 평가의 틀을 만들어 공모를 통해 어느 특정 지역을 선정하는 것, 셋째 공모 형식을 거쳐 대전을 중심으로 역 Y자 형으로 전국에 적절히 분산배치 하는 것이다. 첫 번째는 소리가 난다고 해서 사업추진을 유보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임기 중 실적을 남기고자 하는 정권의 입장에서는 사업 포기나 유보는 전혀 실익이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관련 법까지 만들어 놓은 상태이다. 두 번째의 경우와 관련해서는 두 가지의 주장들이 있다. 영남지역의 강한 요구를 무마하기 위한 방법으로 공모를 통해 과학자들의 검토를 거치는 형식을 이용하여 결국에는 공약대로 충청 지역을 선정할 것이라는 영남 민심 무마용이다. 가능성이 적다. 오히려 처음부터 공모절차 없이 충청지역으로 추진했으면 영남 지역으로부터 불만은 다소 있겠으나 대선 공약이었기 때문에 지금 같은 말썽은 별로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역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이해가 걸린 지역들의 빈틈없는 감시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요식행위가 순탄하게 이루어 질 수도 없다. 다른 하나는 영남 지역 내정설이다. 국민들로부터 신뢰가 약화되고 충청지역으로부터 거센 반발을 받으면서 까지 공모하겠다는 것은 정부가 충청이 아닌 영남지역을 내심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라는 의구심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영남 지자체에서 전국을 대상으로 검토하겠다는 정부의 정책방향에 적극 동조하고 나서면서 영남 내정 논란에 일조를 하고 있다. 그러나 특정지역 퍼주기 논란에 휩싸여 국민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감당해야 하는 정치적 부담이 너무 크다. 이 정도로 무리하게 사업 추진을 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세 번째가 실행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인다. 합리성, 효율성, 경쟁력, 시너지 등의 명분을 내세울 경우 충청 이외 지역으로서 입지 선정에 응모하겠다고 선언한 영남, 경기 그리고 광주/전남 지역 등에 지역 특성에 부합하는 관련 시설과 사업을 적절하게 분산하여 ㅅ 자형 또는 역 Y자형 과학비즈니스 벨트 형태를 취하는 것이다. 여권 중진 인사도 최근 벨트의 의미를 강조한 바 있기도 하다. 선거 공약이라는 정치적 논리만 포기하면 한 지역에 몰아주기 보다는 과학적 명분과 현실성 면에서 공모를 통한 전국 분산 배치가 비교적 수용하기 쉬운 방식이다. 미흡한 면은 있더라도 영남과 충청을 동시에 달래는 모양새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전라북도는 과학비즈니스 벨트와 관련하여 그 동안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다가 지역 여론이 비등해지자 뒤늦게 전가의 보도처럼 새만금을 내세우고 부랴부랴 출향 인사들을 불러 모아 토론회를 하는 등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진정성을 가지고 진지하게 이 문제를 검토하고 있는지 아니면 우왕좌왕하고 있는지 답답하기만 하다. 금년 6월까지 결론을 내겠다는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이 시점에서 전라북도는 전국 분산 배치를 전제로 전략을 마련할 것을 제안한다. 세 가지 전략이다. 첫째는 광주/전남과 전략적으로 협력하여 공동 제안서를 준비하는 것이다. 이 경우 호남권에서 전라북도 몫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둘째는 대전/충남/충북과 협력하여 전북까지 벨트를 연장하는 것이다. 대전에서 또는 세종시에서 익산, 군산, 완주, 전주 까지는 2014년 이내에 KTX로 또는 고속도로로 불과 30분 거리이다. 새만금이 아닌 익산을 중심으로 한 주변 시군을 고려해야 한다. 셋째는 독자적으로 준비하여 전라북도의 기존 R&D 인프라와 지역의 장점인 발효 과학비즈니스를 내세워 주요사업과 시설을 유치하는 것이다. 전라북도의 강점과 약점을 고려하여 세 가지 대안에 대한 전략적 이해 득실을 면밀히 검토하여 대규모 국책사업인 국제과학 비즈니스벨트 열차에 반드시 승차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최근 전라북도 도정이 너무 무기력하다는 지역 여론을 잠재울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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