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생활, 실천이 중요하다
청렴생활, 실천이 중요하다
  • 서삼석
  • 승인 2011.02.20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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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촌공사 전북지역본부장 서삼석

올 겨울은 어느 해보다 눈이 많고 날씨가 추워 우리의 몸과 마음을 오랫동안 움츠리게 했다. 아직 꽃샘추위가 남아 있긴 하지만, 버들강아지가 찬바람을 맞으면서도 환하게 미소를 짓고, 남쪽에서 미약하게나마 전해오는 매화향기는 어딘가에 벌써 봄이 왔다는 신호가 아닌가 싶다. 자연이 새로운 계절을 맞이하려고 분주하게 준비를 하듯, 우리사회도 투명하고 공정한 세상을 위해 마음을 다지고 실천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 한다.

공직자, 매화 닮은 삶을 살아야

예로부터 지조 있고 고결한 선비는 매화를 좋아했다. 가지가 곧으면서도 우아한 자태,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 않고 꽃망울을 터뜨리는 용기, 더구나 천리까지 은은하게 퍼지는 향기는 그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것 같다.우리 공직자들도 옛 선비들이 매화를 좋아했던 것처럼 그럴싸한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고, 법과 원칙을 당당히 수호하는 소신을 지켜 국민들로부터 공감을 얻고, 그것이 감동이 되도록 실천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 공직자들은 어떤가? 이득이 없으면 무관심이나 못마땅한 표정을 거침없이 표현하고, 내게 유리한 것, 맘에 드는 것, 편리한 것을 찾기 위해 법과 원칙을 무너뜨리는 행동을 범하고 있지는 않나?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청백리 자세를 잃지 않고 묵묵히 일하는 공직자가 대다수이다. 하지만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웅덩이를 다 흐려 놓는다.”는 말이 있듯 한 두 사람의 뇌물수수, 직권을 남용한 부동산투기, 부도덕한 촌지 수수 등의 비리가 그들만의 검은 양심으로 끝나지 않고, 조직전체를 폄하하고 불신의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만드는 무서운 독(毒)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다수 공직자들이 행동 윤리를 잘 지키며 청렴한 생활을 실천해도 국민들이 곧이곧대로 믿어 주지 않으면서 조직 전체가 움츠리게 되고, 그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가는 악순환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공직자는 스스로 확고한 의지와 신념을 갖고 청렴생활이 몸에 배일 수 있도록 실천을 통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공직자, 신뢰 사회의 주인공

편법이 먹혀들기 시작하면 원칙이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그래서 법을 집행하는 공직자는 신뢰하는 사회를 만드는 중심에 있다는 생각을 잊어선 안 된다. 우리 역사를 보더라도 황희, 맹사성 등 청렴 생활을 실천했던 신하가 즐비(櫛比)했던 세종 때 백성들이 태평성대(太平聖代)를 누렸다. “황희가 영의정 시절 세종이 사전 연락도 없이 집을 찾아왔다. 세종이 방에 들어서니 바닥은 멍석이 펼쳐져 있고, 밥상에는 누런 보리밥에 된장, 풋고추 몇 개만이 놓여 있었다.”는 일화는 우리 공직자들에게 시사(示唆)하는 바 크다. 물론, 이같이 살라는 것은 아니다. 시대는 변했지만, 고위관직에 오랫동안 머물렀음에도 청빈한 자세로 일관한 그의 품행과 실천의 중요성을 오늘의 우리 공직자들이 본받았으면 하는 것이다. 부패와 청렴은 항상 두 얼굴을 하고 있다. 아무리 반부패 청산, 윤리에 대한 지침과 제도를 강화하고, 내부고발자 제도를 전개해도 오래도록 지속돼 온 낡은 관행을 깨기란 그리 쉽지 않다. 또한, 아무리 좋은 제도와 처벌을 엄하게 한들 스스로의 실천의지가 없다면 아니, 실천하지 않으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깨끗한 사회로 가는 길은 제도에 걸 맞는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공정한 사회는 구호만 외친다고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공직자가 모범을 보이고, 귀감이 되어 선두에 나설 때만이 이룰 수 있다. 공직을 기득권을 버리지 않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고, 자신의 이득을 챙기는 기회로 생각한다면 우리에겐 미래는 없다. 그래서 공직자는 먼저 욕심을 버리는 연습부터 해야 한다. 욕심을 버리지 못하면 삶의 매순간마다 도리(道理)와 상충하여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선택의 기로(岐路)에 설 수밖에 없으며, 이럴 때마다 내 것을 챙기기 위해 편법이 동원될 수밖에 없다. 욕심을 버림으로써 윤리대로 행동할 수 있고, 윤리가 상식이 되어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기본 틀이 된다. 공직자의 청렴한 생활은 신뢰사회의 시작이며, 자신의 얼굴이고, 재산이다.

힘없고 돈이 없어도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고, 상식이 통하는 공정한 사회 구현을 위해 공직자들이 앞장서 모든 국민들에게 감동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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