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위한 정치권 복지논쟁인가
무엇을 위한 정치권 복지논쟁인가
  • 최낙관
  • 승인 2011.02.09 16: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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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신묘년 시작과 함께 우리사회 정치권의 열띤 복지논쟁이 예사롭지 않다. 복지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 공방이 바로 그것이다. 그 첨예한 대립구조 속에서 야권과 진보진영의 ‘보편적 복지’와 여권과 보수진영의 ‘선별적 복지’가 팽팽한 긴장감 속에 상대를 겨냥한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정치적 우위를 점하기 위해 여야 정당들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복지방법론에 대한 경쟁과 공방은 이제 당론을 넘어 이념적 대립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왜 지금 정치권은 사활을 건 승부수를 복지이슈에서 찾는 것일까? 여기에는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즉 복지가 시대정신으로 굳건히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는데 모두가 동의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작년 6·2 지방선거에서도 무상급식 공약은 유권자의 표심을 결정하는 핵심쟁점 중 하나였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이는 시대정신에 역행하는 복지이슈와 정책이 더 이상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는 자극에 대한 반응으로 볼 수 있다.

2012년 대선을 앞둔 현 시점에서 무상복지는 다시 복지논쟁의 중심에 서 있다. 야당인 민주당은 ‘보편적 복지’의 실현이라는 대의를 위해 차별 없는 무상급식, 무상의료, 무상보육을 정책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에 맞서 여당인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무상복지 확대를 인기영합주의, 즉 ‘복지 포퓰리즘’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또한 신년연설에서 “한정된 국가 재정으로 무차별 시혜를 베풀고 환심을 사려는 복지 포퓰리즘은 문제의 해결책이 아니다”라며 분명한 선을 긋고 있다. 문제는 이처럼 정당 간 생산적 ‘정책대결’을 넘어 소모적 ‘정치공방’ 속에 복지에 대한 국민들의 혼란이 오히려 가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큰 틀에서 볼 때, 사회통합을 가능하게 하는 보편적 복지의 추구는 비난의 대상일 수 없다. 왜냐하면 모두를 위한 보편적 복지는 우리 사회는 물론 전 인류가 추구하는 궁극적 목적이자 지향점이기 때문이다. 다만 보편적 복지를 위한 방법론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야당인 민주당은 다소 재정적 무리가 따르더라도 시기를 앞당겨 전 국민에게 공평한 복지를 제공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여당인 한나라당은 저소득 빈곤층에 대한 우선적 배려가 보편적 복지를 위한 선결과제이자 대전제인 만큼 이들 소외계층에 대한 맞춤형 복지가 더 절실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과연 어느 쪽 입장이 더 바람직한지 선택하기란 그 누구에게도 쉽지 않다. 어느 입장이든 성공적인 그리고 효과적인 정책실행을 위해 필요한 필수조건 중 하나는 역시 돈, 즉 재원마련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일까? 민주당은 ‘보편적 복지 재원조달 기획단’을 신설해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지만, 상위 고소득자에게 부유세나 사회통합세를 부과하자는 의견부터 ‘증세’보다는 효율적인 예산 집행, 즉 세입ㆍ세출 구조조정으로 복지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의견 등 당내 이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한나라당도 이 문제로 분주하기는 마찬가지다. 복지는 ‘공짜’가 아니기 때문에 민주당의 무상복지는 증세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결국 증세로 인한 서민들의 세금부담은 오히려 그들에게 짐이 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 따라서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맞춤형 복지’가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주장하면서 민주당의 무상복지를 ‘복지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그렇다면 다양한 가치가 상존하는 다원주의 사회에서 사회정의에 부합한 대안의 선택은 과연 가능한 것인가? 그 가능성을 향한 첫 걸음은 정치권에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누구든 복지이슈를 선점하기 위한 이 게임에서 최후의 승리자가 되기 위해서는 진정성과 책임성을 담보한 페어플레이를 우리 국민들에게 보여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 참여가 전제 될 때, 대의 민주주의는 비로소 순기능을 하게 된다. 따라서 정치권은 표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복지를 바라보기보다는 대한민국의 복지수준과 질을 끌어올리기 위해 그 길이 험난하다한다 해도 차이를 인정하는 소통과 통합의 정치를 해야만 한다. 지금 우리 모두가 정치권에 원하는 것은 승리만을 위한 정치공세가 아닌 사회정의에 부합한 대안마련 바로 그것이다. 이제는 복지가 결코 정치의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해야 한다. 따라서 현재의 복지 포퓰리즘 공방이 적극적인 시민의식과 건강한 정치참여로 이어지길 간절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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