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집 어디 없나요”
“전셋집 어디 없나요”
  • 이보원
  • 승인 2011.01.30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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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꿈틀대는 전세대란> 물건없어 세입자 아우성, 가격도 1년새 5천만원까지 올라
“각종 언론을 통해 전세대란이란 말은 들어 왔으나 실제로 겪어보니 실감이 나네요. 2월이면 전세계약이 완료돼 지난 며칠간 아내와 함께 살고있는 동네와 주변 동네까지 돌아다니며 발품을 팔아 전셋집을 알아 보았는데 지금 전세 물건이 없어 부르는게 값이라는 소리만 듣고 되돌아 왔습니다.”

지난 28일 전주시 효자동 서곡지구 한 부동산중개소 사무실에서 만난 회사원 서창호씨(35. 전주시 서신동). 서씨는 전세집을 구하지 못해 올 설 연휴기간에도 고향에 내려갈 엄두를 못내고 전셋집 구하기에 나설 예정이라며 걱정이 태산이다.

전세집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고 전세가마저 새해 들어 크게 오르고 있다는데 실제 부동산 거래 현장에서의 실정은 어떤지를 알아보기 위해 28일 오전 전주시 효자동 서곡지구 부동산 중개사무소를 찾았다.

부동산 중개사무소에는 설 연휴를 앞두고 있음에도 전셋집을 구하려는 세입자들의 발길이 간간히 이어졌다. 그러나 대부분의 중개사무소에는 매물을 상당히 나와있는 반면에 전세집은 품귀현상을 빚고 있었다.

전셋집을 구하기 위해 찾아왔던 세입자들은 낙심한 표정으로 발길을 돌리기 일쑤였다. 중개 사무소 관계자는 전세집을 구하려는 사람들의 발길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으나 전세집이 나오지 않아 소개를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관계자는 “지금은 비수기라 전세물량도 없고 전세집을 구하려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아 아직 전세대란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설 연휴가 끝나고 곧 신학기와 봄 이사철이 닥치면 전세난은 더욱 심각해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전주시 우아동에서 만난 자영업자 조상현(42. 인후동)씨도 “전세 물건이 없어 월세라도 구하기 위해 중개사무실을 찾았으나, 보증금 및 월세가격도 만만치 않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며 난감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채 “인근 지역에 적당한 물건이 출시되었는지 알아봐야 겠다”며 서둘러 자리를 떴다.

전주권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이달들어 출시되는 전세물건이 거의 자취를 감추면서 현재 형성된 전세가격도 매매가격의 80∼90%선에 육박하는 등 크게 올랐다.

실제로 전주시 효자동 서곡지구 한 아파트의 경우 매매가격이 1억8천만원인 105.6㎡(32평형)아파트의 전세가격은 무려 1억4천만원에 달했다.

또 다른 지역인 전주시 평화동 소형 아파트도 실제 매매가격은 1억1천만원 정도이나 전세가격은 무려 9천만원에 육박하고 있다. 전주시 우아동 대형 아파트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실제 매매가격이 2억3천만원인 아파트의 전세가격은 무려 2억원대에서 형성되고 있었다.

전주권 일대 전세가격은 소형인 66㎡(20평형대)이상 규모가 8천500만원에서 1억1천만원 대에 달했다. 중형대인 99㎡(30평형대)는 1억4천만원에서 1억7천만원대, 대형인 132㎡(40평형대)는 2억원 정도로 치솟고 있다.

이 같은 전세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약 4천만원에서 5천만원 가량이 올랐으며, 전달에 비해서는 약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부동산 중개업자 관계자는 분석했다.

전주시 서신동 유안순 신한 공인중개사는 “현재 전세물건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으로 전세를 찾는 문의는 많으나 전세집이 나오지 않아 소개를 시켜주지 못하고 있다”면서 “새학기가 시작되는 2월 중순부터는 본격적으로 전세를 찾는 사람들이 몰려 전세대란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에 육박해 전세를 구하지 못한 수요층이 매수자로 바뀌면서 매매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전세가도 동반 상승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며 “신혼부부 및 봄 이사철 수요로 가격 오름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완수기자 kim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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