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 파업 사태 이제 끝내야한다
시내버스 파업 사태 이제 끝내야한다
  • 김남규
  • 승인 2011.01.26 1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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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시내버스 파업이 51일째다. 어쩌다 여기 까지 왔는지, 그동안 해결 방법은 없었는지 답답하고 무력감을 느낀다. 사업 사태가 장기화된 것은 우선 전주시의 책임이 크다. 전주시는 버스 파업이 예고되었음에도 안일하게 대응 했고, 파업초기에 민주노총의 파업을 불법으로 판단하고 노조를 압박함으로써 사태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전주지방법원이 ‘노조의 교섭권은 인정되어야 한다’는 판결을 했음에도 전주시의 태도는 여전히 안일 했다. 양측에 ‘교섭’이 아닌 ‘대화’를 해야 한다고 한 것은 사태를 잘못 파악한 것이다. 대화의 결과에 대해 서로 신뢰할 만한 효력을 갖기 위해서는 서명이 반드시 필요하다. 서명을 하는 즉시 사실상 교섭이 되는 것인데 전주시가 처음부터 교섭을 전재로 중재에 나서야 했다. 대화는 할 수 있으나 ‘노조의 교섭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사측과 ‘교섭권이 인정되지 않는 대화는 믿을 수 없다’는 노조측 주장으로 인해 아직도 ‘대화’와 ‘교섭’을 놓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전주시는 대화의 자리를 마련했으니 할 일을 다 한 것이라는 식으로 물 타기를 한 것이다.

이제 법원의 판결을 노·사 모두 수용 하고 버스운행 정상화를 위해 나서야 한다. 사측은 노조의 교섭권을 인정하고 교섭에 성실하게 임하면 될 것이고, 노조측은 차고지 버스 출차를 더 이상 막지 말고 버스 운행에 협조하면 버스 운행이 정상화 될 수 있다. 자신의 권리 주장을 앞세워 수많은 시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 버스 파업 사태를 이제 정말 끝내야 한다. 파업 장기화로 양측 모두 얻은 것이 하나도 없다. 노조는 자신들이 주장한 파업의 정당성이 시민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는 점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잃었고, 버스회사 역시 재정적인 피해뿐만 아니라 시민들로부터 상당한 불신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양쪽 모두 승자 없는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노총에 바란다. 노동자들의 파업권은 충분히 존중 받아야 한다. 이제까지 지역 여론과 행정에서 노조를 압박하고 파업의 본질을 왜곡해온 사실 역시 안타깝게 생각한다. 또한 지난 13일 시민단체들의 ‘법률자문 결과’ 발표에서 언급 한 것과 같이 노조의 교섭권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민주노총이 ‘전주시와 사측을 압박하기 위해서 시민불편을 가중시시키는 는 방식’을 고집한다면 시민들은 노조로부터 등을 돌릴 것이다. 시민들이 노조를 이해하려고 많이 참아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제발 도로를 가로막고 행진하는 것이 ‘시민 홍보’라고 생각하지 말라! 자신의 권리가 중요하다면 다른 사람의 권리 역시 존중해야 한다. 파업의 정당성을 시민에게서 찾길 바란다. 스스로 파업이 정당하다고 주장한다면 법원의 판결을 수용하고 차고지 버스 출차를 더 이상 막아서는 안 될 것이다. 투쟁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 이제는 노조가 먼저 시민 불편을 해소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버스 회사측에 바란다. 그동안 지방노동위원회의 ‘불법 파업’ 규정으로 인해 빚어진 혼란을 정리해야 한다. 전주지방법원의 판결과 대법원 판례로 볼 때 더 이상 파업 자체를 불법으로 규정 할 수 없다는 것으로 결론이 나고 있다. 이제 논쟁을 끝내야 한다. 혹 이에 불복하고 대법원의 판결까지 가는 사태가 벌어져서는 안 될 것이다. 논쟁으로 인한 파업 장기화와 시민 불편에 대한 가장 큰 책임은 사측에 있다. 이제라도 법원의 결정을 수용해야 한다. 똑같은 법원이 내린 판결에 대해 사측은 노조의 교섭권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노조에게 버스 차고지 출차를 막지 말라고 할 수는 없다. 파업 사태를 해결 할 수 있는 열쇠는 바로 사측이 가지고 있다. 교섭권을 인정을 선언하고 버스 정상화를 위해 노력한다면 시민사회단체들 역시 교섭의 중재자로 충분한 역할을 다 할 것이다.

노·사 양측 모두 자기에게 유리한 여론을 등에 업고 시민들을 편 가르는 행태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그동안 사측이 주장한 불법 파업 명분은 사라졌다. 노조 역시 시민불편을 가중시키는 방식으로 파업 사태를 장기화할 명분을 상실 했다고 본다. 시민들은 파업 사태를 먼저 해결하는 쪽에게 박수를 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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