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임무와 아덴만 특공작전
정부의 임무와 아덴만 특공작전
  • 김우영
  • 승인 2011.01.24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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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초에 참으로 오랜만에 국민들에게 정부의 존재 의미를 확인시켜 줄 수 있는 좋은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소말리아의 해적 출몰 해역에 파견된 청해 부대 소속 해군 특수전 여단 소속 대원들이 2011년 1월 21일 새벽, 전격적인 특공작전을 통해서, 해적에게 납치되어 끌려가던 삼호 주얼리호의 한국인 8명을 포함한 선원 21명을 구출하였다는 소식이다. 아덴만의 여명으로 불리운 이 작전에서 해적 13명을 사살하고 5명을 생포하였다. 이 과정에서 선장이 해적이 쏜 총에 맞았지만, 생명을 구한 것 이외에는 선원과 작전에 참가한 대원의 인적 손실이 없었다는 것은 매우 성공적인 작전이었음을 말해 준다.

이번 아덴만에서의 인질 구출작전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그것의 성공에 대해 칭찬하고, 가슴 뿌듯함을 느낄 것이다. 왜냐하면, 해외에서의 자국민 인질 구출을 위한 군사작전을 벌인 것도, 최초의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만하지만, 우리는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우리 국적의 상선들과 선원들에 대한 소식과 함께, 그들을 구출하기 위한 지루한 협상, 그리고 천정부지로 치솟는 몸값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납치된 7척의 선박 중 6척은 몸값을 주고 풀려났다. 이번 작전은 지금까지의 관행에 대한 정부의 변화된 대응의지를 확실히 보여 준 것으로 해석된다.

해적에게 납치된 선원들을 몸값 협상을 통해서 구해내느냐, 아니면 이번과 같은 인질 구출작전을 통해서 구해내느냐는 선택의 문제이다. 그러나 몸값 협상을 통해서 구출하는 것은 인질의 안전을 위한 좋은 선택으로 보일 수 있음에도, 해적들에게 계속적인 도발의 이익과 동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다른 자국인들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문제를 안고 있었다. 지금까지의 빈번한 납치와 7번째로 납치된 삼호 드림호가 950만 달러(약 108억 원)라는 사상 최고액의 몸값을 지불하고 풀려난 지, 불과 두 달 만에 같은 소속 해운사 상선이 다시 납치된 예에서 알 수 있다.

특공작전을 통해서 인질을 구출하는 것은, 이번처럼 인명 손상이 없이 전원 구출하는 하는 경우는 사실 상 매우 드믄 경우로, 작전의 실패 가능성과 인질들의 생명을 완전하게 보장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또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그렇지만 이번 무력을 통한 인질 구출 작전이 납치와 협상, 몸값 지불, 석방이라는 악순환을 끊는데, 기여할 것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인질 납치범과 협상은 없다는 원칙을 천명하고, 이 원칙을 수행하는 능력과 의지를 대외적으로 보여줌으로써, 한국 선박이 더 이상 소말리아 해적 집단의 봉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하게 각인시켰을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아덴만 특공작전이 그것이 가지는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에게 호소력을 가지는 이유는 아마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정부의 가장 중요한 존재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의 보호에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특히 국민의 생명과 재산의 보호라는 가치에 대해서 정부가 과연 그 임무를 최우선적으로 수행해 왔는지 회의적으로 보아왔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대한 침해와 도발은 정부가 보호에 대한 원칙을 대외적으로 천명하고, 그것의 수행 능력과 의지를 확실하게 보여줌으로써만 방지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외국의 사례와 같이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를 가지고 있지 못했다.

해적 또는 무장단체에 의한 납치 테러에 대한 인질 구출 작전의 전형적인 사례는 1976년 이스라엘의 특수부대가 수행한 엔테베 공항 인질 구출 작전일 것이다. 이스라엘 군은 4대의 허큘레스 수송기를 타고 4000km를 날아가 50분 만에 아랍 테러범에게 납치된 105명의 인질을 구출하였다. 1980년 런던의 이란 대사관 인질 사건에서 영국의 ASA 대원들은 옥상에서 로프를 타고 내려가 테러리스트들을 진압하였다. 소말리아 해적의 납치 인질 사건에 대해서도, 최근 프랑스. 러시아, 미국의 특수부대원들의 구출작전이 있었고, 한편으로 아덴만 작전과 거의 같은 시간대에 말레이시아 해군의 구출작전이 있었다.

아덴만 특공작전은 단순히 해외에서의 자국민 구출을 위한 첫 군사 작전의 의미를 넘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의 보호에 대한 한국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대외적으로 보여주는 역사적 사례로서 기록될 때 더 의미가 있다. 이 사건을 기점으로 우리는 정부가 내외 국민의 생명과 재산의 보호라는 가장 기본적인 임무에 더 각별한 우선적인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래본다. 삼호 주얼리호의 선원들은 구출되었지만, 아직 어선 금미 305호는 억류되어 있다. 금미 305호의 선원을 구출하기 위한 협상에도 자국민의 생명과 재산의 보호라는 원칙에서 정부의 능력과 역할을 보여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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