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 농지연금시대 열리다
본격적 농지연금시대 열리다
  • 서삼석
  • 승인 2011.01.14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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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으로 가득 찬 신묘년(辛卯年) 새해를 맞이했지만, 구제역과 조류독감이 종식되지 않고 있어 농어촌의 서민들 삶이 고단하기만 하다. 더구나 삼한사온(三寒四溫)이 무색하리만큼 떨어지는 기온과 폭설은 생산량의 감소, 난방유 등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나타나 생산자나 소비자 할 것 없이 모두에게 피해만 안겨주고 있다. 우리는 지난해 이상기후 영향으로 신선채소류 생산량이 턱없이 부족해 비싼 값을 지불하고도 필요한 물량을 제 때 구하지 못하여 식당에서마저 김치를 구경할 수 없는 일을 경험했다. 그 때 폭등한 채소류 가격이 아직까지도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확산만 되고 있는 구제역, 조류독감 여파는 우리 땅에서 생산된 안전한 먹거리가 얼마나 소중한 지 새삼 느끼게 한다.



농업인의 노후 보장

우리는 IMF, 금융위기, 배추파동 등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지혜를 모으고 행동으로 실천하며 극복했었다. 이번 일도 농업인, 축산인만이 감당하기엔 그들의 짐이 너무도 무겁기에 정신적?경제적 손실이 하루 빨리 마무리될 수 있도록 우리의 저력을 다시 한 번 유감없이 보여주어야 한다. 저출산(低出産)이 지속되고 의료기술의 발달은 고령인구를 증가시켜 복지부담액을 늘리고 노동력 부족 등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며, 농어촌·농어업에서 영향을 더 크게 받고 있다. 대안으로 출산을 장려하기 위한 복지정책이 늘어나고 있지만, 지금껏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며 식량자급을 완성한 고령농업인에게는 상대적으로 소홀함이 없지 않다. 다행히 고령농업인이 할 수 있는 일자리 제공과 교육, 문화, 복지 등을 위해 정부와 지방자체단체, 관련기관이 적극적 방안을 마련하면서 농어촌환경이 크게 개선되고는 있지만, 생계를 위해 편안해야 할 노후를 포기하고 구부러진 허리를 혹사시키는 일은 지금도 여전하다. 연금이나 현금 등 노후소득 보장대책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아서 영농을 중단하면 여유로운 노년 생활은 커녕 당장 생계가 막막해 논밭으로 나가는 일을 반복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했던, 자영업을 했던, 농촌에서 농사를 지었던 은퇴를 하면 소일거리를 하며 여가생활도 즐기고 편안한 여생을 누릴 수 있기를 바라는 건 누구나 마찬가지다. 따라서 국민의 먹을거리를 책임지고, 식량자급을 완성한 고령농업인들이 편안히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은 우리 모두의 몫이다.



고령농업인의 제2의 인생 설계

농촌은 어느 국가와 시대를 초월하여 영원한 마음의 고향이자 나라의 튼튼한 뿌리이며, 선진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디딤돌이다. 고령농업인들은 이 중요한 역할을 다하며 평생을 농촌에서 살아온 사람들이다. 올해는 한?미 FTA 체결에 따라 농산물시장 개방 확대가 예상되어 이들의 노후생활은 더 힘겨워 질 수 밖에 없다. 주택 역모기지론이 시행되고는 있지만 담보 가치가 충분하지 않은 농촌지역에는 실효성이 없다보니 자산 비중이 높은 농지를 매개체로 한 새로운 형태의 연금제도가 적합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금년도부터『농지연금』이 새롭게 출발했다. 65세 이상의 고령농업인이 보유한 농지를 한국농어촌공사가 운영하는 농지은행에 맡겨 그 농지를 담보로 노후생활 안정자금을 매월 연금형식으로 지급하는 제도다. 농업인이 원하는 대로 농지를 사용(자경이나 임대)할 수 있어 연금소득과는 별개로 임대소득도 올 릴 수 있다. 70세 농업인이 2억원 상당의 논을 담보로 농지연금에 가입했을 경우 매월 77여만원을 사망시까지 연금액으로 지급받게 된다. 농촌의 고령화는 (‘90년) 11.6% → (’08년) 33.3% → (’20년 전망) 44.7%로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65세 이상 고령농업인의 47.8%가 연금 미수급 상태로 고령농업인에 대한 안정적 노후생활대책이 미흡하다. 농가의 고정자산 중 72%를 차지하는 농지를 활용한 농지연금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시작한 제도이며, 농산물시장 개방 확대에 따른 고령농업인의 노후생활 안정을 위한 정책대안으로 자리 잡아가기를 기대해 본다. 처음 시도하는 정책인 만큼 시행착오(試行錯誤)도 발생될 수 있지만, 하나의 금융상품으로 생각하여 이익만을 추구하지 말고 농촌의 특수성과 농지만이 갖고 있는 특성을 잘 조화시켜 고령농업인이 제2의 인생을 설계하는데 큰 보탬이 되도록 접근해야 한다. 새해에 세웠던 계획들이 작심삼일(作心三日)로 끝나지 않도록 새롭게 마음을 다져 한 해를 마무리 할 즈음엔 모두에게 큰 희망으로 다가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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