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칭수
대칭수
  • 최고은
  • 승인 2011.01.13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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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 비밀은 너무나 많아서 인간은 아무리 수를 공부하고 또 연구해도 끝이 없다. 그래서 수론(number theory)라는 학문도 나왔는지 모르겠다. 무한히 큰 수에 대한 연구도 있고, 1과 자신 외엔 약수가 없는 소수에 대한 연구도 비약적으로 발전되고 있다. 이번에는 대칭수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대칭수란 99, 12321, 595, 33333, 101 등과 같이 앞으로 읽으나 뒤로 읽으나 같아지는 자연수를 말한다. 예를 들면 34543은 대칭수이고, 34567은 대칭수가 아니다. 컴퓨터 학자 그루엔버거(F.Gruenberger)는 1984년에 미국의 잡지〈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싣게 된 ‘컴퓨터 레크리에이션’이라는 칼럼에서 대칭수를 찾기 위한 여정은 현재까지 2억6천3백만 개의 숫자에 도달하였다고 보고하였다. 그런가 하면, 간단한 계산기로 확인할 수 있는 대칭수도 있다. 가령, 33을 두 번 곱한수인 1089를 생각해 보자. 1089에 9를 곱하면 각 자리수가 네자리수로 배열된 9801을 얻을 수 있다. 그런가하면,

9*1089=9801 1089=1089*1

8*1089=8712 2178=1089*2

7*1089=7623 3267=1089*3

6*1089=6354 4536=1089*4

가 되어 숫자의 배열을 자세히 보면 엄밀한 규칙이 눈에 보인다. 이제 남은 것은 5*1089뿐이다. 이 역시 자체적으로 대칭수인 5445를 이룬다. 말이 난 김에 덧붙이면, 1089는 모든 세자리수와 관련된 신비를 만들어 내는 원천이 되는 수이다. 가령, 478처럼 임의의 세자리 수를 역순으로 쓴 다음 큰 수에서 작은 수를 빼보면 즉, 874-478=396이 되고, 396+693=1089가 나온다.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규칙을 발견하는바, 첫 번째 자리수와 마지막 자리수가 적어도 2이상차이가 나기만 하면 어떤 수를 택해도 결과는 언제나 1089로 나타난다. 즉, 265는 효과가 있지만, 393은 효과가 없다. 그 밖에도 12345679처럼 멋진 수가 있다. 이 수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8을 제외한 모든 수가 들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서 빠진 8을 곱해보면 놀라웁게도 12345679*8=98765432가 됨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수에 8대신 9를 곱하면 111,111,111이 됨을 알 수 있다. 누군가를 놀라게 하고 싶다면 계산기에 12345679를 입력해 놓고 상대에게 1부터 10사이에 있는 수 중에서 원하는 수를 한 가지 말하게 한다. 그런 다음, 그 수에 9를 곱한 수를 입력된 12345679에 곱하면 그 결과는 아름다운 수가 나옴을 알 수 있다. 만일 상대가 4를 말하면 4에 9를 곱해서 입력된 12345679를 곱하면 444,444,444가 됨을 알 수 있다. 물론 7을 말하면 63을 입력된 수와 곱하면 777,777,777이 됨을 보여줄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신비로운 숫자중 하나를 소개하면 142857이다. 이 숫자에 7을 곱하면 999,999,999를 얻지만, 1부터 6까지를 곱하면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1*142857=142857 142+857=999

2*142857=285714 285+714=999

3*142857=428571 428+571=999

4*142857=571428 571+428=999

5*142857=714285 714+285=999

6*142857=857142 857+142=999

윗 식을 잘 살펴보면, 여섯 자리 수는 언제나 같고 다만 원형으로 재배열 되었을 뿐이다. 1부터 8까지 숫자를 원형으로 배열해 보면 숫자는 대칭적인 패턴을 이룬다. 142857이란 수의 신비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이 수에 임의의 세 자리 자릿수인 649를 곱해보자. 142857*649=92714193이 되고 이수를 오른쪽 끝에서부터 3자리씩 끝어 나타낸 다음 이 숫자를 더해보면, 92+714+193=999가 됨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어떤 임의의 수를 곱해도 뒤에서부터 3자리수로 끝에서 더하면 999나 999의 배수가 나온다. 어떤 숫자가 이처럼 매력적인 패턴으로 나타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수학이란 결국 그렇게 되어야 하는 당위성을 구명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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