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오락가락 풍남문화법인, 유감
<기자의 시각>오락가락 풍남문화법인, 유감
  • 김미진
  • 승인 2010.12.29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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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시각> 오락가락 풍남문화법인, 유감

-김미진 문화교육부 기자

(사)풍남문화법인이 지난 28일 전주시와 전주전통문화센터의 민간위탁 협약을 완료했다.

지난 23일 전주시의회에서 전주시가 제안한 전통문화센터 보조금이 5억 원으로 대폭 삭감됨에 따라 도저히 시설을 운영할 수 없다고 공식적으로 포기 의사를 밝힌 지 5일 만의 일이다.

법인 측은 이사회를 거치지 않고 이사장이 단독 결정한 사항이라 급히 27일 임시이사회를 소집해 입장을 바꿨다는 해명이다. 하지만, 너무 성급하게 수탁포기의사를 밝혔고, 또 손바닥 뒤집듯 입장을 번복한 것은 시민과의 신의를 져버린 행위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물론 지역의 대표성 있는 문화단체가 시와의 협약을 부정하는 것 자체도 상당한 부담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오죽하면 다 된 밥에 코 빠뜨리는 액션을 취할 수 밖에 없었는지도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당초 7억 원의 예산을 생각하고 센터 운영을 할 생각이었으나 시의회 예산을 통과하면서 2억 원이라는 돈이 하늘로 솟거나 땅으로 꺼져버린 상황이라 당황스럽기도 했겠다. 3년 동안 시설을 제대로 운영해보겠다고 정성스럽게 사업계획서를 만들고 시 관계자들을 설득해 공을 들였던 문화단체가 수탁포기의사를 밝히는 지경까지 됐을까?

문제는 소통이다. 또 철학이다. 전주시의 문화시설 민간위탁과 관련해 설왕설래 했던 것도 한 두 해의 일이 아니다. 벌써 4기째 민간위탁을 진행하면서 매년 진통을 겪고 있다. 행정사무감사 때는 관리감독이 제대로 되지 못한다고 질타를 받고 수탁기관이 변경되거나 한 해를 넘길 때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문화시설 인력들의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열악한 임금과 주말이면 밤잠을 설치면서 근무해야하는 조건 속에서도 문화시설을 떠나지 않는 젊은 문화인력들을 생각한다면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라도 매년 칼질하듯 예산을 손 볼일도 사실 아니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간에 12월 한 달 내내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던 풍남문화법인 때문에 센터에서 근무하는 문화인력들만 스트레스에 시달린 형국이다. 연말이 되도록 새 수탁을 맡은 단체가 시와 협약조차 하지 않고 간을 보듯 센터 인력들을 면담한 덕에 그들의 불안감은 폭증했을 터.

이런저런 이유로 문화인력들이 이 기간 동안 일에 집중할 수 없었다면 또 그 피해는 문화시설을 이용하는 시민의 몫이다. 우여곡절 끝에 풍남문화법인이 다시 센터를 제대로 운영해보겠다고 마음을 고쳐먹었으니 제대로 굴러가기만을 바랄 뿐이다. 싹둑 잘린 예산이 애꿎은 문화인력들의 피해로만 돌아가지 않길 바란다.

김미진기자 mjy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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