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 스포츠 이벤트 손 놓은 전북
메가 스포츠 이벤트 손 놓은 전북
  • 홍요셉
  • 승인 2010.12.21 14: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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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라디오를 켜면 평창동계올림픽 유치홍보를 위한 광고를 들을 수 있다. 이번 달부터 전국 라디오 광고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한때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각서까지 써가며 한 치의 양보 없는 대결을 벌였던 전북도민 중 한명으로서 광고를 들을 때마다 묘한 감정이 북받치기도 한다. 2022년 월드컵유치에 실패하면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가 유리하다는 분석까지 나오기도 한 상황이다.

강원도 평창뿐만 아니라 전국 시군마다 올림픽이나 아시아경기대회과 같은 국제적 규모의 경기대회, 일명 매가 스포츠 이벤트 유치를 위한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매가 이벤트는 방문객이 백만 명 이상이고 경비가 5억 달러 이상 소요되며 반드시 경험해야 한다는 명성을 얻은 이벤트를 말한다. 매가 이벤트는 극대화된 관광수익을 창출하고 긍정적 이미지를 고취하는데 기여하기 때문에 자치단체마다 유치를 위해 동분서주하는 것이다.

대구는 내년에 국제육상선수권대회를 개최하고 인천은 2014년 아시아경기대회, 광주는 2015년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유치를 확정짓고 대회준비에 분주하다. 사실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도시발전을 위한 획기적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 국제스포츠 대회를 통한 스포츠 마케팅만큼 단시간에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수단은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대구는 2003년 하계유니버시아드를 개최하면서 지하철 화재참사로 얼룩진 도시이미지를 일신했고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유치해 국제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는 212개국에서 7천여 명이 참석하고 경제파급효과는 7조 9,282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도 18조 6천억 원,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는 생산유발효과만 9,5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매가 스포츠 이벤트 유치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도시발전의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유치 이후 준비기간 동안 교통, 통신망, 경기장, 호텔 등 사회간접자본의 투자가 증대돼 도시의 장기적 발전을 위한 기초를 갖출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인 것이다. 더불어 시민들의 국제적 마인드가 함양되고 자신감과 자부심을 갖게 되는 것도 국제행사 개최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다.

그런데 전라북도는 매가 스포츠 이벤트에 대해서 강 건너 불구경하듯 수수방관하고 있다.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실패하자 바로 조직을 청산해 버린 뒤 매가이벤트 유치를 위한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었다. 숙박시설이나 컨벤션센터 등 인프라가 부족하다며 푸념만 늘어놓고 있다. 매가 이벤트 유치가 한 두 번의 노력으로 성공한다면 누구나 나설 것이다.

역발상으로 대회를 유치하면 이 같은 시설들이 한꺼번에 만들어 질 수 있다는 생각은 할 수도 있다. 강원도는 삼수를 하면서까지 동계올림픽에 목을 매다보니 영동고속도로 확장을 위해 5조원이 투자되는 소득을 이미 건졌다. 전북도 2007년 동계유니버시아드를 개최하면서 전주와 무주사이의 도로여건이 개선된 것을 경험한 바 있다. 이처럼 지속적이 유치노력을 벌이는 과정에서 거둘 수 있는 수확도 적지 않다.

당장 2012년 세계태권도 품새 선수권대회나 2014년 세계주니어 태권도선수권대회 개최는 무주태권도공원의 건설에 맞춰 추진할 만하다. 실내아시안게임, 비치아시안게임, 하게청소년올림픽, 월드게임 등 수 십개 국에서 수천 명이 참여하는 경기대회는 많다. 이러한 것을 기반으로 매가 스포츠 이벤트를 유치하기 위한 포석을 놓아야 한다. 국제스포츠지원단이나 매가이벤트 유치단 같은 전문기구를 설치하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전북의 청소년과 청년들이 세계로 나갈 수 있는 비전과 길을 갖고 전북을 사랑하며 함께 살아가며 발전하기 위해서 매가 스포츠 이벤트 유치에 전향적으로 나서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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