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는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지 않는다
낙타는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지 않는다
  • 신대철
  • 승인 2010.12.08 1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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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마지막 한 장 남은 달력을 보면서 삶의 초라함이 느껴진다. 모든 것을 비우고 버린 모습만큼이나 찬비 맞으며 고독으로 서 있는 나무들이 부럽다. 무성한 초록 이파리와 알찬 열매를 생각하며 열심히 살아왔던 시간 시간들이 떠오른다. 돌이켜보면 모든 것이 어렵고 힘든 과정이었으며 어느 것 하나 만만한 세상이 아니다. 그러니 모든 것을 포기하고 버리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준비하고 시작하자는 것이다.

낙타는 걸어 온 길을 결코 뒤돌아보지 않는다고 한다. 물도 없고 그늘도 없는 사막에서 오로지 저 건너편 목적지를 생각하고 한발 한발 걷는 모습은 삶의 고난이요 역경이다. 뒤돌아보면 한 발짝도 걸을 수 없는 절망이 자신을 더욱 힘들게 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저기만 건너면 쉼터가 있고 물을 마실 수 있으며 평안을 누릴 수 있다. 여기서 멈추면 죽음뿐이라는 각오가 다시 일어서게 하는 힘이 아닐까?

필자는 지난 10년 동안 매년 8월이면 청년대학생과 함께 통일염원 자전거국토대장정을 진두지휘하였다. 자전거를 타고 전주에서 임진각까지 때로는 전주에서 독도까지 팔월 한낮 태양에 도전하였다. 이유는 단 하나, 대학청년들에게 통일의 기치를 내걸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도전정신』을 심어주고자 했던 것이다.

어느 여름, 해남 땅 끝(土末)에서 출발하여 임진각에 도착하는 9박10일의 대장정이었다. 첫 날 일정을 마치고 야영을 준비하는 도중 청년대학생이 찾아왔다. 더 이상 갈 수 없으니 포기하겠다는 것이다. 아마도 오늘 하루 동안 달려온 것도 힘들었지만 앞으로 달려 갈 길이 더 험난하고 힘들겠다는 생각이 앞섰을 것이다. 밤새 생각하고 내일 아침 최종 결정하라는 충고와 함께 텐트로 돌아갔지만 다음 날 아침 결국 포기하고 마는 것이었다. 그 학생을 보내고 나니 이번에는 또 다른 남학생 2명과 여학생 3명이 자기들도 목적지까지 도저히 갈 자신이 없으니 포기하겠다는 것이다.

필자는 외쳤다. ??너희들은 절대로 포기해서는 안 된다.??여기서 포기하면 앞으로 대학교에서 직장에서 그리고 결혼생활에서 조금만 힘들고 어려우면 쉽게 포기하게 된다. 그러니 포기하자마라. 정말 지치고 힘들면 교수님이 등에 업고라도 갈 테니 최선을 다하여 끝까지 가자고 말이다. 대원들의 용기를 붇돋아 출발했던 국토대장정은 마침내 8월15일 임진각 자유의 다리에 도착할 수 있었다. 목적지에 도착한 학생들은 결국 해냈다는 성취감과 감격의 눈물을 펑펑 쏟아 놓았다.

그렇다. 그리 쉬운 일이 어디 있는가? 누구든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달려 왔음에 그 감동은 더욱 컸다. 가정생활이 그렇고 모든 사업이 그러하며 세상사는 것, 모두가 마찬가지이다. 뒤돌아 보면 다시 그 길을 갈 수 없다. 오직 앞만 보고 달려가자. 희망은 절망보다 강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는 자만이 성공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 그러기에 나의 모든 열정을 다하여 결실을 만들어 가자.

얼어붙은 동토(冬土)에서 외롭게 서있는 저나무가 죽은 모습이지만 내년 봄 다시 생명을 노래하고 무성한 잎을 피우는 것처럼 희망을 열어보자. 힘들 때 일수록 서로 격려하고 응원하며 함께 달려가자. 한사람, 한사람 지혜를 모으고 도민의 힘을 모아 전북의 성장동력으로

삼자는 것이다. 아직도 우리 가슴에 희망이 남아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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