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르브론 제임스 '영웅에서 악동으로'
NBA 르브론 제임스 '영웅에서 악동으로'
  • 관리자
  • 승인 2010.12.02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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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만 열면 비난이 쏟아진다. 한때 영웅이었다가 지금은 악동 이미지로 전락한 르브론 제임스(26·마이애미 히트)의 현 주소다.

제임스의 클리블랜드 방문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여름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팬들의 간절한 요청을 뒤로 한 채 마이애미로 이적한 제임스가 3일(이하 한국시간) 지난 7년간 홈코트였던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퀴큰론스 아레나에서 친정팀과 맞붙는다.

결코 평범한 원정경기가 아니다. 축구로 비유하자면 바르셀로나의 루이스 피구가 숙적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후 첫 누 캄프 원정에 나서는 것과 비슷하다. 클리블랜드 팬들이 느끼는 배신감은 그에 못지않다.

제임스는 지난 7월 ESPN '르브론의 결정' 특집 생방송을 통해 "나의 재능을 사우스 비치(마이애미의 유명한 해변가)에 가져갈 것이다"라며 마이애미 이적을 발표했다. 간절히 재계약을 원했던 클리블랜드 팬들의 배신감은 절정에 달했다. 도시 곳곳에서 유니폼을 불태우는 '화형식'이 거행됐고 제임스의 시그내쳐 신발은 더 이상 판매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만약 생방송이 아니라 기자회견과 같은 일반적인 방법으로 이적을 발표했다면 이 정도로 파문이 확산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제임스는 클리블랜드 팬에게 가장 직접적인 방법으로 비수를 꽂은 셈이다.

이후 제임스의 "사우스 비치" 발언은 여러 곳에서 패러디됐다. 대부분 비아냥의 의미를 담고있다. 그 중에서도 폴 피어스(보스턴 셀틱스)의 재치가 단연 압권이었다. 피어스는 올시즌 마이애미 원정에서 제임스에 판정승을 거둔 후 멤피스 원정을 떠나기에 앞서 자신의 트위터에 "나의 재능을 사우스 비치에 가져왔고 이제 멤피스로 가져가겠다"는 글을 남겨 멋드러진 한방을 날렸다.

모두가 좋아하는 농구 스타였던 제임스는 현재 리그에서 가장 안티가 많은 선수가 됐다. 마이애미의 시즌 초반 성적이 좋지 않아 비판 수위는 점점 더 거세지고 있다. 최근에는 제임스와 에릭 스폴스트라 감독의 불화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야후! 스포츠'의 칼럼니스트 애드리언 워즈나로스키는 최근 "제임스를 지도하는 것은 축복이자 저주", "제임스가 감독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게 문제가 아니다. 그는 사람 자체를 존중하지 않는다. 모두를 자기 하인처럼 다룬다" 등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비단 그 뿐만이 아니다. 대다수 미디어와 팬들의 관점은 제임스에게 날을 세우고 있다.

게다가 제임스는 지난 7년간 자신을 응원해 준 클리블랜드 팬들에게 감사하고 전 구단이 자신의 등번호였던 23번(현재 6번)을 영구결번으로 남겨준다면 환영할 것이라는 인터뷰를 했다가 팬들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설상가상으로 클리블랜드는 제임스의 이적이 과연 투명하고 공정했는지를 추궁하겠다고 나섰다. 사설 로펌을 고용해 '템퍼링'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고 수십만 달러의 지출도 감수하겠다는 자세다.

'템퍼링'이란 계약기간이 남아있는 선수가 FA가 되기 전 구단이 미리 접촉해 입단 의사를 타진하는 행위를 뜻한다. NBA는 '템퍼링'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언론을 통해 공개적으로 영입 계획을 밝히거나 비밀리에 만나 구두 약속을 체결하는 것도 여기에 포함된다. 이를 위반했을 시 고액의 벌금과 드래프트 지명권 박탈 등 중징계가 내려진다. 제임스는 오래 전부터 마이애미와의 사전 접촉 의혹을 받아왔다.

한편, 클리블랜드는 올시즌 최고의 이벤트를 앞두고 분주하기만 하다. 팬들의 난동에 대비해 경기 당일 경호 인력을 몇배로 늘릴 예정이고 마이애미 선수단의 숙소와 이동 경로에도 경호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댄 길버트 구단주는 지난 1일 보스턴과 홈경기 하프타임 때 직접 마이크를 잡고 팬들에게 마이애미와 경기에서 소동을 일으키지 말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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