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이 강한 학교로 탈바꿈 하는 사교육 없는 학교
공교육이 강한 학교로 탈바꿈 하는 사교육 없는 학교
  • 김창환
  • 승인 2010.11.05 14: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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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이란 개인이 의사결정의 주체가 되어 이루지는 교육이다. 사교육은 공교육인 공적 준거와 절차에 따라 공적주체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교육의 내용, 영역, 형식, 그리고 체제를 말하는 것에 대비되는 개념이다.

사교육은 학교 밖에서 이루어지는 과외 수업, 학원 교육 등, 각종 보충교육을 위해 개인이 부담하는 비용의 교육서비스이다. 사교육비는 학원 수강료, 개인 혹은 그룹 과외비, 유료 인터넷 강의 비용(EBS제외) 방문 학습지 비용 등이다.

우리나라 사교육은 공교육제도가 시작한 이후로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시험을 준비하기 위한 입시경쟁에서 보충교육의 형태로 보편화되어 왔다.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 사회는 구성원들의 지적수준 향상이라는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지만 최근에는 경쟁이 과열됨에 따라 고소득층일수록 질적인 측면에서 세련된 고액과외로 자식들을 교육시키게 되어서 사교육비가 과다하게 지출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와 같은 배경으로, 교육과학기술부는 사교육 없는 학교를 육성하려고 하고 있다. 즉 저소득층 아이에게 쿠폰을 지급하는 등의 방법으로 학부모의 사교육비를 줄이려는 근시안적 대책에서 벗어나 공교육의 체계화 및 내실화를 통해 근본적으로 사교육비를 제거하려 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사교육 없는 학교 지정을 3년 내에 사교육비 경감을 절반으로 줄이고자 하며, 학생· 학부모· 학교교육 만족도도 연차적 향상 및 80% 도달을 기대하고 있다. 1차년도인 2009학년도에 전국 초·중·고 457개교를 선정하여 총 600억원을 지원하였으며 학교당 평균 1.3억원을 지원하였다. 그런 결과로 통계청 주관의 사교육비 조사에서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사업 전 26.8만원에서 사업 후 22.5만원으로 16.0% 경감되었다. 학생들의 학교교육 만족도는65.1%로 사업전보다 9.2%증가하였고 학부모들의 학교교육 만족도도 72%로 사업전보다 6.0%증가하였다.

2차년도인 금년에는 지원된 재정총액은 600개교를 대상으로 567.3억원에 달하며, 신규학교는 평균 1.1억원, 계속학교는 평균 0.9억원이 지원되고 있다.

사교육 없는 좋은 학교로 변해 가려면 무엇보다도 학교에서는 학교장의 열정적인 노력과, 교원들의 자발적인 자기능력 개발,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협력, 학생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더불어 정부는 학교가 교육과정 운영에 있어 자율권을 확대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하며, 학교는 내실 있는 정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학생 수요에 맞는 방과 후 학습을 통해 추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사교육 없는 학교에서는 학교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개별화 교육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우수 방과후 프로그램을 운영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사교육 없는 학교는 궁극적으로 학생들의 지적 수준이 향상되고,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인성과 창의성을 향상시키는데 있다. .

그러나 사교육 없는 학교의 추진과정에서 학교가 학원의 인기 강사를 모셔다가 지도를 했더니 학생들이 학원으로 빠져나가 구성원 간의 갈등이 있었던 사례도 있다. 이렇게 보면 학원의 좋은 프로그램을 무조건 학교 안에서 수용했을 때 부작용이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와는 달리 학년을 무학년제로 5수준별 편성하여 해당 학년 목표에 누구나 달성하게 하도록 지도했을 때의 사례는 매우 우수했다.

필자는 사교육 없는 학교를 운영하기 소프트웨어의 교육상품을 사서 쓰지 않고 자체 개발하고자 했다. 수준별 맞춤형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정규 단위 수업시간에 우수아에겐 심화·속진 및 수월성의 우수실력 키우기 프로그램을, 중위 학생에게는 기본을 바탕으로 보통실력 다지기의 프로그램을, 하위의 부진학생에게는 기초다지기의 나아지는 프로그램을 적용함으로써 자기가 가진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학생들은 나름의 목표를 정하고 이를 성취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행복감을 느끼는 듯 했다.

물론 사교육 없는 학교의 문제점도 많이 야기되고 있다. 사교육 없는 학교의 질적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느냐? 교육프로그램의 질이 높은가? 정규 교육과정이 좋아 지고 있느냐? 사교육 없는 학교에 학부모 들이 공감하는 의식이 개선되고 있는가? 사교육 없는 학교 성과의 통계를 믿을 수 있는가? ‘사생활 없는 교원’이란 말이 사교육 없는 학교 운영이 교원들에게는 매우 큰 부담이 되지 않는가? 등이다.

하지만 사교육 없는 학교는 의욕적인 활동으로 교사와 학생이 어우러지는 교육공간을 만들어보려고 하지만 예산부족으로 추진하지 못한 활동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물론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개선해야 할 점도 아직 많이 있다. 따라서 교육당국의 사교육 없는 학교정책은 사교육비 줄이기 자체에 매몰되기 보다는 학교가 학부모와 학생의 요구에 맞춘 학습프로그램을 개발해 양질의 수업을 제공하고, 학생들이 원하는 학교에 진학할 수 있도록 ‘공교육이 강한 학교’로 정책목표를 두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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