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의 불감증
지도자의 불감증
  • 이한교
  • 승인 2010.10.26 14: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에이브러햄 링컨이 주 의회 의원으로 출마했을 때, 그가 속한 공화당 본부에서 2백 달러를 지원했으나, 1백99달러 25센트를 되돌려 보냈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선거 연설회장 사용료는 제가 지급했습니다. 여러 유세장을 돌아다니는 데는 내 말(馬)을 이용했기 때문에 교통비는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선거 운동원 중에 나이 드신 분이 목마르다 하여 음료수를 사서 나눠 드렸습니다. 그 음료수 값이 75센트였으며, 그 영수증을 함께 동봉합니다.”라는 편지와 함께 돈을 되돌려 보냈다는 내용의 얘기다. 역시 링컨은 위대한 지도자였다. 참으로 존경받을 만한 권위와 권력을 누렸던 안정적인 대통령이었다. 왜 우리에겐 이런 지도자가 없을까. 있어도 보지 못하는 것일까. 우리의 지도자를 보는 마음이 답답하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앉고 있어 불안하다. 마치 뇌물을 받는 것이 지도자의 덕목이 되어버린 세상에, 청렴한 지도자는 구분되지 않고 오늘도 여야 갈등의 골만 깊어가고 있다.

세상인심이 흉흉하다. 인터넷상에서 특정 네티즌들의 악풀로 가정이 파탄되고, 전화금융사기로 서민의 피 같은 재산이 갈취 되며, 하루도 거르지 않고 쏟아지는 기업의 정치로비 자금, 성 접대로까지 번진 검찰의 비리 논란 등 사회 전반에 불신과 비리가 팽배하다. 더욱 한심스러운 일은 지도자의 막말이다. 중국의 차기 권력자로 부상한 시진핑의 옛날 발언을 놓고 공방을 벌이는 일이 얼마나 초라하고 없어 보이는지 정말 모른다면, 그는 이미 자격을 상실한 지도자이다. 무엇이 국민을 위하고 국익에 도움이 되는 지도 모르며, 국민을 주인으로 모신다고 얘기하는 그를 믿을 국민은 아무도 없다는 말이다. 비록 정치 생명의 연장선에서 반대를 위한 반대가 필요하다고 해도 조건 없는 비판은 국론을 분열시킬 뿐이며, 세상을 정략적인 눈으로만 보려는 그들 때문에 국민은 정치를 불신하게 되는 것이다.

지도자가 불안하고 초조하면 국민은 안정적인 삶을 보장받을 수 없다. 힘이 있다 하여 공권력을 남용하면 결국 그 화가 부메랑처럼 돌아온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모든 지도자가 정직하길 희망한다. 높은 도덕성으로 국민을 섬기며, 늘 자숙하고, 겸손하고, 뇌물을 멀리하고, 진솔하고, 부지런하고, 사랑으로 무장하고,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유일한 사람이길 부탁드린다. 또한, 모든 국민은 이순신과 같이 냉철한 머리와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권력 앞에 굴하지 않았던 대장부를 찾아야 한다. 진심을 바로 옆에 두고 찾지 못하거나 인정하지 못하는 부정적인 마음부터 버려야 한다. 지금 이대로 가다간 갈등으로 분열되어 후진국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통계를 보면 살인, 강도, 강간 등 강력 범죄로 경찰에 검거된 청소년이 3년 만에 50%가 폭증했다고 한다. 이유도 없이 무참히 친구를 폭행하는 일도 자주 발생하고 있으며, 십 대가 돈을 노리고 가족까지 살해하는 ‘패륜 범죄’까지 일어나는가 하면, 중학생이 자기 생각에 반한다 하여 집안에 휘발유를 붓고 방화로 일가족을 몰살시켰다. 어느 십 대들은 한 달 용돈을 500만 원 이상 받아 명품을 사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이처럼 청소년 범죄가 갈수록 흉포화 되고 범죄 나이가 낮아져 대책 마련이 시급한데도, 마지막 경종엔 귀를 막고, 어른들(지도자)은 이 순간도 밥그릇 싸움만 하고 있으니 한심스럽다는 얘기다.

우리 속담에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라는 얘기가 있다. 이것은 기본 상식이며 진리이다. 지도자가 깨끗해야 세상이 아름답고 살맛이 나는 세상이 되는데, 끊임없이 발생되는 지도자의 부정부패로 우리는 지금 중병을 앓는 중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불감증에 걸려 있다는 사실이다. 감염된 사실조차 모르고, 주축뼈대가 썩어지면 집 전체가 무너져버린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지도자들은 흙탕물에서 난투극만을 벌이고 있다. 더 망가지기 전 주인인 국민의 마지막 힘(여론)으로 싸움을 말려야 한다. 엄격한 잣대로, 부정부패에 대해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반드시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하고, 조직 내부에 불공정한 관행을 고발하는 사람에 대해선 기회를 주거나, 엄격한 신상필벌의 원칙을 적용하도록 앞장서야 한다. 그래야 지도자의 조급증과 불안함이 치료되어 사회질서가 확립되고 안정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