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진안 마이산김치공장> 배추 없어 직원들 출근도 못해요
<현장르포-진안 마이산김치공장> 배추 없어 직원들 출근도 못해요
  • 김민수
  • 승인 2010.10.04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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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공장을 20여 년 가까이 운영했지만 이번 같은 어려움은 처음입니다.”

최근 배추값 폭등과 관련해 김치를 생산하는 공장들이 배추 자체를 확보하지 못해 공장 가동을 줄이는 등 김치전쟁이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4일 오전 전북도 내 대표 김치공장의 하나인 진안부귀농협 마이산김치가공공장(진안 소재)을 찾았다.

평소 같으면 납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학교가 학기중인 관계로 밀려드는 포기김치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절임용 작업용기가 가득 차 있어야하지만 이날 포기김치는 찾아보기 힘들었고 일부 열무김치 절임통만 눈에 띄었다.

정식과 계약직 직원 50여 명이 밤 10시까지 잔업을 해야지만 이날 오전에는 소량의 포기김치와 열무김치만을 절이는 작업으로 오전 일과를 마친 것.

그나마 정식직원 20여 명만 일을 할 뿐 나머지 계약직 직원은 출근조차 하지 못했다.

장록진 공장장은 “지난달 20일 이후 강원도 산지에서 들여오는 배추 공급이 전면 중단됐다. 판매량의 70% 이상이 전국 학교와 급식시설임에도 현재 이들 시설에 포기김치를 납품하지 못하고 깍두기와 총각김치, 갓김치 등으로 대체하고 있다”고 말한 후 “실제 평소 포기김치 기준 일일 12∼15톤의 양을 작업하는 데 최근에는 1∼2톤 가량만 작업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상품가격은 포기김치가 1만원으로 불과 몇 주 전 4천500원보다 두 배 이상 오르고 총각김치(5천200원→6천200원), 파김치(8천원→1만원) 등 대부분 상품이 올랐다.

하지만, 장 공장장의 설명에 따르면 현재 마이산김치공장의 가동률은 50% 이하로 떨어진 상태다.

400∼500만원하던 5톤 트럭 한 대분량의 배추가 3천만원까지 가는 등 원가 자체가 크게 올라 공장을 돌리기가 어려운 실정이기 때문이다.

이날 공장에는 김치를 구하기 위해 개인 고객이 심심찮게 찾아왔으나, 이들에게 판매되는 포기김치량은 개인당 5kg이하로 한정판매되고 있었다.

인터넷 판매는 ‘품절’로 처리해 아예 판매 중단상태다.

장 공장장은 “1992년 처음 김치를 만들기 시작한 마이산김치공장이 지난해 말 120억여원을 들여 이곳 신축공장을 준공해 야심 차게 운영했지만 채 1년도 되지 않아 된서리를 맞고 있는 실정이다.”며 “이달 말까지는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편, 전북도와 정부에 따르면 수급안정을 위해 10월 중순까지 고랭지 채소 잔량의 조기출하와 중국산 배추 150톤 우선 도입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김민수기자 l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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