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치는 사람과 박수 받는 사람
박수치는 사람과 박수 받는 사람
  • 한기택
  • 승인 2010.09.15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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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삼성문화회관에서 스페인 밀레니엄 합창단의 여름 특집 공연이 있어서 감상하는 기회가 있었다.

합창단의 합창이 한곡이 끝날 때마다 누가 박수를 치라고 유도하는 사람이 없는데도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가 울려 퍼졌다.

공연 도중에 흥에 겨운 우리 밀양아리랑이 울려 퍼지자 관객들 중에 흥에 겨워 장단을 맞추는 박수를 치자 지휘자가 지휘를 하면서 관중을 향해 손을 펴자 ‘누가 그랬냐?’는 듯이 장내가 잠잠해 졌다.

공연이 모두 끝날 때에는 모든 관객이 일어서서 기립박수를 보냈으며 감사의 앙코르 합창이 이어져 관객들을 매료 시켰다.

훌륭한 공연에 감동한 관객이 모든 공연자에게 온 몸으로 존경과 성원의 박수를 보내는 기립 박수의 모습은 가히 예향 전북인, 전주시민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기분이 매우 좋았었다.

20여 년 전 폰 카라얀이 베를린 필 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내한 공연을 했을 때, 박수소리가 적어 의외의 표정을 지었다는 당시와는 분위기가 전혀 딴판이었다.

우리들의 박수문화가 이렇게 급성장하였다.

박수는 공연자들에게 큰 격려가 되며 작품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박수의 힘은 매우 크고 중요하다.

박수를 치는 사람과 존경의 박수를 받는 사람 모두가 기분 좋은 것이 박수이다.

박수치는 사람이나 박수를 받는 사람 모두가 바라는 박수는 억지의 박수, 편향된 박수 보다는 진정한, 마음에서 울어 나오는 박수를 원할 것이다.

우리들이 치는 박수에는 건강의 비결이 숨어 있으며, 박수 건강학은 손의 기능에서부터 비롯된다.

손바닥에는 3백40가지 경혈이 있고, 심장과 폐 등의 장기와 연결된 여러 경락이 흐르고 있어서 박수치기로 손바닥을 자극하면 장기 기능이 활성화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미국의 한 조사에 의하면 건강하게 오래 산 사람들 중 1위가 지휘자이고, 2위가 피아니스트였다. 두 직업의 공통점은 손을 많이 사용한다는 점이다.

미 앨라배마대 연구팀은 뇌졸중 환자 13명을 대상으로 하루에 6시간씩 2주 이상 마비된 손을 주무르고 손과 팔을 강제로 움직이는 치료를 한 결과, 마비를 초래한 뇌 손상부위 조직이 2배의 크기로 증가했다고 국제학술지 ‘스트로크’에 밝혔다.

이처럼 박수는 우리들의 건강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고 있다.

박수는 우리들의 건강뿐 만 아니라 사회의 건강, 정치의 건강에도 매우 좋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옛날에 고을 원님이 부임하면 100일 안에 공적비를 세워 주었다고 한다. 이는 미리 잘했다는 박수를 보내는 공적 비를 세워줘 선정의 효과를 거두었다고 한다.

지금 이 시대에도 정치인들에게 박수를 보내는 이런 공적비 제도가 있었으면 ‘외교부 특채시험’ ‘교육계 비리’ ‘장관 후보자의 낙마’와 같은 박수 받지 못할 어리석은 일은 하지 않고 선정을 펼쳤을지도 모른다.

한 정치인은 ‘눈앞의 성과보다 5년 뒤의 박수를 생각하라’고 했다.

지금 박수를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10년 뒤, 20년 뒤 아니 역사책 속에서 박수를 받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서민을 위한, 국민을 위한 정치, 학생을 위한 교육행정을 잘 펼치면 누가 박수를 보내지 않겠는가?

박수 받지 못할 일을 하니 박수가 등을 돌리는 일이 생길 수밖에 없지 않은가.

임기를 마치고 떠나는 정치인, 새로 시작하려는 정치인들에게 박수를 보내지 못하고 지탄을 보내는 국민들의 마음은 씁쓸하다 못해 안타깝기 마저 할 것이다.

박수를 치고 박수를 받는데 대해 모두가 함께 생각해 보아야 한다.

추석을 맞아 건강에 좋은 박수를 치고 박수를 받을 일이 넘쳐나는 넉넉한 한가위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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