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2.6%. 한국은행의 물가 안정관리 목표가 3%인 만큼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시장으로 가면 이게 많이 다르다. 농수산물 가격은 여전히 강세다.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13일 기준으로 배추가 1킬로그램에 천 700원으로 하루 사이에 17.1% 올랐고, 무가 1280원으로 4.1%, 감자가 1360으로 1.5% 풋고추가 5540원으로 9.1% 상승했다.
시금치와 상추는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그래도 여전히 만원을 넘어 지난해에 비해 6,7배나 비싼 상황이다.
여기에는 기상 악화 속에 농수산물의 작황이 좋지 않고 추석이라는 계절적인 요인이 분명 작용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추석이 지나면 체감 물가가 안정될 수 있을까. 그렇게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먼저 소비자 물가를 제외한 다른 물가 지표는 급등세다. 생산자물가가 매달 3, 4% 정도 오르고 있고 수입 물가도 5개월 연속 상승했다.
이는 일정 시차를 두고 소비자 물가에 반영되기 마련여서,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
◈ 물가 상승 기대심리-금통위 물가 언정의지 변수
이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물가 상승 기대 심리이다. 지난달 한국은행의 소비자 심리조사에서는 6개월 뒤를 바라보는 물가수준 전망지수가 146, 1년 뒤의 물가수준 전망지수가 153으로 2008년 7월 이후 가장 높게 나왔다.
따라서 이달에는 더 높은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나타날 것이라는 것이 한국은행의 전망이다.
4분기 소비자 물가는 3.2%로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단기적인 수급 대책만이 아니라 금리인상 등 보다 근본적인 대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금리 인상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국내 경기가 다시 침체되는 상황에서는 사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국내외 경제 여건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또 하나 중요한 변수는 금통위의 물가 안정의지다. 이와 관련해 김중수 한은 총재는 세계 경제의 더블 딥 우려가 없고, 반면 물가 불안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으며, 너무 낮은 금리를 정상화하는 것은 이미 정해진 기조라고 언급하면서도 최근 기준 금리를 동결한 바 있다.
여기에는 아무래도 부동산 정책 등과 관련해 정부 측과 공조한 측면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결국 국내 경기 동향, 세계 경제의 흐름은 물론 정부 측과 객관적 거리를 유지하려는 금통위의 물가 안정 의지 여부도 기준 금리 인상에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