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지방 의원의 갈 길이 멀다
여성 지방 의원의 갈 길이 멀다
  • 홍요셉
  • 승인 2010.09.09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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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지방선거에서 선출된 도내 각 지역의 지방의원들의 활동이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가운데 여성의원들의 활동이 매우 두드러지고 있다. 여성의원들의 대거 진출로 수적인 면에서 기존의 규모를 넘어섰기도 했거니와 활동의 질 면에서도 그 어느 때보다 역동적이다.

현재 전북에서는 도의원과 시군의원을 포함해 모두 34명의 여성의원이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8년 사이에 무려 6배나 증가한 숫자이다. 지방의회 비례대표 후보에 여성을 우선 공천한 것도 큰 역할을 했지만 지역구 당선자도 적지 않다. 전주시에서 5명의 여성 시의원이 당선되면서 전체 정원 31명의 16.1%를 차지했고 비례대표까지 포함하면 8명의 시의원이 여성이며, 전라북도에서는 정진숙 도의원을 비롯하여 4명의 여성 도의원이 당선되었다.



시군의회 구성에 있어서도 부의장과 상임위원장이 각 의회 역사상 처음으로 배출되며 명실상부한 의회의 중심에 여성이 서는 모습도 보인다. 익산시의회 주유선의원과 진안군의회 김수영 의원은 각각 부의장으로 선출됐다. 전주시의회 국주영은 의원은 복지환경위원장, 구성은 의원은 문화경제위원장, 완주군의회 이향자의원은 자치행정위원회 위원장으로서 각 지방의회의 주도적 여성파워를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여성의원들은 비례 대표로 선출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초선에 그치는 경우가 비일비재해 상임위원장 등의 자리에 선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그러나 이제 재선이나 3선에 오르고 자신의 역량이 전문가 수준에 오르는 등 탄탄한 바닥다지기까지 마친 여성의원들의 앞길은 거칠 없이 없어 보이기까지 한다.

결국 이런 여성의원들의 의장단 선임과 상임위원장 활동은 많은 기대를 낳게 한다. 여성의원의 경우 학연, 지연 등의 외부적 간섭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공정한 의정활동을 펼칠 수 있는 장점을 갖췄다. 이는 여성이 부정과 부패, 폭력 정치의 대안 세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한다. 약자를 대변하고 생활의 기본을 챙기는 풀뿌리, 생활정치 시대에는 여성 정치인의 역할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여성 특유의 감수성과 섬세함은 명실상부한 지방자치를 실현하는 데 좋은 기반이 될 것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아직도 전라북도 여성의원들의 갈 길은 너무나 멀어 보인다.

군산시의회에서는 개원하자마자 여성의원에 대한 성 비하 발언이 말썽을 빚었다. 자체 윤리강력을 강화하고 진화에 나섰지만 그 상처는 여성의원들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한 단면으로 여겨진다. 이 같은 일이 벌어지고도 한 동안 미적거리다 여론에 밀려 움직이는 모습은 결국 지방의회가 벗지 못한 낡은 사고의 벽이 두껍다는 것을 보여주는 셈이기 때문이다.

또한 전북도의 여성의원 비율은 전국적인 규모에 비하면 여전히 최하위의 수준이다. 6.2지방선거에 당선된 여성 기초의원의 비율만 놓고 보면 전북은 15.2%로 경북(14.8%) 덕분에 가까스로 꼴지를 면했다. 1위 광주의 30.9%에 절반 수준이고 비슷한 도세인 강원(18.9%)과 충북(19.8%)과도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또 여성단체장이 단 한명도 없다는 것 역시 그 한계를 절감하게 한다.

제도적으로 핀란드처럼 지방의회와 지역의원 선거에 양성평등 할당제가 있어 남녀 어느 쪽이든 소수가 40%를 차지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확대할 필요도 있다. 그러나 결국 여성의원의 진출확대는 여성의원들의 두 손에 달려 있다. 여성의원들의 권익증진과 역량결집을 위한 정치적 연대를 통한 정치역량 강화도 필요하다. 그를 통해 여성의 권익증진과 정치개혁, 민주발전의 돌파구가 될 것이란 도민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 지역발전을 선도하는 맹열 여성의원들의 활약이 돋보일 때 4년 뒤 전북의회에 여성의 비율은 더 높아지고 지역발전도 한 걸음 더 다가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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