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패스트 패션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전라북도농업기술원 생활자원실장 김영선
기고-패스트 패션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전라북도농업기술원 생활자원실장 김영선
  • 이보원
  • 승인 2010.08.17 14: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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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은 거리에 나가보면 젊은이들의 옷차람이 톡톡 튄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의상이 참으로 다양하고 세련되어졌다. 우리나라의 경제성장과 함께 많이 달라진 부분이 의생활이란 생각이 든다. 시장이나 대형 쇼핑몰을 지나다 보면 “왜 이렇게 싼거야?”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옷이 흔하고 값도 천차만별이다. 그 많은 옷들은 국내에서의 제조 뿐 만이 아니라 원산지가 중국, 베트남 등등 인 것들이 대부분이다.

이 거대한 옷더미는 옷이 아니라 한번 입고 버려도 좋을 일회용품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아니나 다를까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이라는 새로운 말까지 생겨났다. 말 그대로 값이 싸면서도 빠르게 바뀌는 유행을 즉각 반영하는 옷으로 패스트 푸드(fast food)에서 따서 만들어진 말이다. 패스트 패션을 즐겨 입는 사람들은 유행에 민감한 젊은 층인데 남들과 같은 것을 좋아하지 않고 자신만의 멋을 추구하는 멋쟁이 소비자들이다.

패스트 패션은 옷감과 디자인은 최신 유행이지만 중간 유통 단계를 줄여서 값이 싸고 신상품 주기가 짧다. 보통 패션업체에서 새 상품이 바뀌는 주기가 연간 4~ 5회라면 패스트 패션은 매월, 매주, 심지어는 날마다 바뀌기도 한다. 또 희소성을 노려 같은 옷을 많이 만들지는 않는다고 한다. 빨리빨리 바뀌고 늘 새 상품이 진열되니 소비자들은 오늘 사지 않으면 놓친다고 생각을 한다. 소비자는 최신 유행 스타일의 옷을 싸게 사고 회사는 빠른 회전으로 재고 부담을 줄일 수 있어 좋다고 한다.

이렇게 옷값이 싸고 손쉽게 구할 수 있으니 몇 번 입다 버려도 부담이 없다. 가게에서는 진열 기간이 짧아지면서 많은 옷을 만들어 내고 소비자는 가볍게 사서 입다가 싫증이 나면 곧 버리고 만다. 의류 수거 업체들이 거둬들이는 재활용 옷은 산더미를 이루고 있다. 해마다 버려지는 옷이 30%씩 계속 늘어나 환경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버려진 옷 중에서 화학섬유로 만든 것은 잘 썪지 않아 태워서 없애야 한다. 그런데 태우는 과정에서 맹독성 물질인 다이옥신 등이 나온다.

옷이란 내 몸과 피부를 보호하기 위한 보호막이고 내 삶의 태도와 감각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는 말없는 대변자이기도 하다. 또 옷이 날개라는 말처럼 어떤 옷을 어떤 자리에 어떻게 입느냐는 도시와 농촌을 막론하고 우리 생활속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새 옷을 입어야만 패션감각이 있고 유행을 앞서가는 것은 아니며 옷은 쉽게 사서 대충 입다가 버려도 되는 가치없는 물건이 아니다. 옷감의 재료를 생산하기 위해 누군가는 열심히 땀을 흘리며 정성을 쏟았기 때문이다. 또 옷을 만드는 과정에서 농토가 오염되고 농업인과 노동자가 고통을 받았고 옷 쓰레기 처리과정이 환경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비만을 일으키는 패스트푸드가 건강에 나쁘다면 패스트 패션은 환경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검소하다는 영국 사람이 한해에 버리는 옷은 1인당 평균 30㎏이 된다. 그중 자선기관 같은 곳에 보내져 재활용되는 것은 1/8이 채 안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버려지는 옷이 영국보다 적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 해 동안 당신이 버리는 옷은 과연 얼마나 되는가? 지금 입고 있는 당신의 옷은 얼마나 오래 입은 것일까?

구입한 옷을 오래 입는 법은 먼저 오래 입겠다는 생각으로 옷을 고른다. 쉽게 물이 빠지거나 늘어나는 옷보다는 천이 좋고 바느질이 촘촘한 옷을 선택하고 빨래나 다름질 하기 쉽고 보관하기 편한 옷을 고른다. 또 한해 몇 번 입지 않는 옷보다는 자주 입을 옷을 선택해야 하며 유행을 타는 옷보다는 자신의 이미지에 맞는 옷을 선택한다. 싫증난 옷은 친구에게 주거나 바꿔 입는다거나 재활용 가게에 기증을 하여 필요한 그 누군가가 입을 수 있도록 하면 좋을 듯 하다. 또 다른 한 가지 제안은 손바느질이나 재봉틀로 간단히 수선할 수 있는 것은 직접 해 보는 것이다. 입을 수 없게 된 옷은 앞치마나 잡주머니, 가방 같은 다른 용도로 만들어 쓴다면 물자절약과 환경보존에 큰 이익을 줄 것이며 나만의 개성있는 작품을 만드는데 솜씨를 발휘해 보면 우리의 정서함양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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