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민 익산보훈지청장> 제65주년 광복절을 되새기며
<이찬민 익산보훈지청장> 제65주년 광복절을 되새기며
  • 익산=최영규
  • 승인 2010.08.16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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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대한민국은 부익부 빈익빈, 대립적 남북관계, 정치적 갈등 등으로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해 초 발생한 천안함 사건은 우리에게 과연 국가가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이런 정세의 혼란에도 불구하고 더욱 더 안타까운 사실은 국민들의 안보의식과 애국심이 낮다는 사실이다.

국방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국민들 중 38%가 자유 민주체제를 지키기 위해 나를 희생할 생각이 없다고 했고, 20대중 전쟁이 나면 싸우겠다는 응답자는 27%에 불과했다.

100년 전 일제강점기 국권 수호를 위해 초개처럼 생명을 바친 순국선열들의 그 정신은 찾아볼 수 없는 참담한 조사였다. 미래에 대한 불안과 당장 먹고사는 문제에 급급한 나머지 가장 중요한 민족적 정체성을 잃고 사는 현실을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가 절대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한국 근대사에서 가장 비극적이고 치욕적인 경술국치와 조국 광복을 위한 끊임없이 흘린 피땀을 말이다.

1910년 8월 22일 민족의 반역자 이완용과 일본통감 데라우치 마사타케 사이에 체결된 한일합병 조약은 대한제국의 주권과 문화, 인권마저 유린하였다.

일본의 한국 식민화 침략은 오래전부터 치밀하게 준비되어왔다.

갑오개혁 이후로 조선의 정치개혁에 깊이 관여하여 명성황후 시해를 주도하고 러일, 중일 전쟁에 승리하면서 한반도의 정치, 군사, 경제상의 우위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이후 제1,2차 한일협약으로 통감부를 설치하고 외교권을 박탈함으로써 더욱 더 실질적인 침략에 들어갔다.

이에 고종황제는 국제사회에 한일 협약의 무효성을 주장하기 위해 헤이그에 특사 파견을 보내 이를 구실로 강제퇴위 당하게 된다. 통치권을 전단하고 차관정치를 통한 더욱 치밀하고 교활하게 실권을 장악한 일본은 이후 사법권과 경찰권, 군대해산 등 재정, 외교, 사법권을 모두 장악해 한국식민화 전략을 이루게 된다.

이처럼 일제가 철저하게 한민족의 전통사상, 정치, 문화를 말살하고 식민 침략화 할 수 있었던 것은 당시 주변국들이 가교역할을 하였는데 포츠머스 조약(러시아), 영일동맹(영국), 가쓰라-태프트 밀약(미국) 등 열강들의 묵인 속에 가능한 일이었다. 공식적으로 일제강점기를 1910년 8월부터 1945년 8월 15일 광복까지 35년이라고 하지만 강대국과 일본의 이해관계 속에 상호 묵인되어 그보다 훨씬 전부터 핍박과 통한의 세월을 보내야만 했던 것이다.

그러나 열강의 지원과 일제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국내외의 활발한 독립움직임으로 마침내 광복(光復)을 이루게 되었다.

현존하는 모든 국가는 시련이 있게 마련이다. 외세침략, 내부분열 등 나라가 지속하기 위해서는 크고 작은 어려움이 있지만 그 속에서도 이겨낼 수 있는 힘, 스스로 자주권을 행사한 우리 선열들의 강인한 민족정신이 있었기에 오늘날까지도 세계 여러 나라의 귀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며칠 전 일본 총리가 한일 강제병합과 식민지배의 강제성에 대해 한국인에게 사죄한다는 뉴스를 들은 적이 있다. 마땅히 해야 하고 오히려 지금에서야 하는 것이 괘씸한 생각이지만 아직도 다수의 일본인들은 한일 병합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식민지배의 폭력성을 은폐하려고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정부가 사죄담화를 한들 얼마나 진정성이 있을까 싶다.

허나 언제까지 과거에 얽매여 대립적인 민족감정만을 내세우고 있을 수만은 없다. 과거에 머물러 선진국인 일본에 적대적인 감정만을 가진다면 대한민국의 광복은 반쪽짜리에 불과할 것이다.

과거를 잊지 않되 기억하고 지난 역사를 밑거름 삼아 새로운 각오를 다지며 원대한 계획과 의연한 대처로 역량과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우리민족은 강한 민족이다. 식민지 수탈을 극복하고 정치 경제적으로 성공한 유일무이한 국민임을 자부심을 가지고 밝은 대한민국, 선진대한민국의 토대를 심어주는 것이야말로 광복을 위해 희생하신 애국선열들에 대한 후손의 당연한 의무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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