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65주년과 왜색화투 일백년
광복 65주년과 왜색화투 일백년
  • 한기택
  • 승인 2010.08.13 14: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해가 광복 65주년과 한일병합 일백년이 되는 해이고 왜색화투가 들어온 지 일백년이 되는 해이다.

화투가 일본에서 건너온 놀이 카드라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화투가 우리나라에 최초로 들어온 시기는 조선시대 말기인 1800년 후반이라고도 하며, 그 후 일제강점기 때 일제가 황민화 정책의 일환으로 당시 조선민들에게 의도적으로 전파했다는 설과 부산과 일본의 시모노세키를 오가는 선원들에 의해 우리에게 전해졌다는 양설이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 화투가 들어온 것은 길게는 200년, 짧게는 100년 이상이 되었다고 추정된다.

화투에 숨어 있는 일본 문화를 살펴보면 일제가 황민화정책의 일환으로 한국 땅에 의도적으로 화투를 침투시켰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다.

한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 중 적게는 1000만 명, 많게는 2/3에 달하는 약3800여 만 명이 화투를 친다고 한다. 한국사람 놀이 1번 고스톱이라고 할 정도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화투를 즐기고 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일본 인구의 5%정도만 화투를 즐기고 있으며 일본에 화투가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도 많다.

지금 우리가 즐기고 있는 화투는 일본 문화의 축소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화투의 여기저기에 일본 문화가 숨어 있다.

고스톱을 칠 때에 손에 들어오기를 바라는 것은 아마 오동, 비, 국진일 것이다. 이것이 들어와야 화투를 유리하게 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스톱을 칠 때에 가장 좋아하는 것은 오동이다.

좋아하는 이유를 살펴보면 오동은 오동광, 송동월, 쌍피, 동신당, 오동만 피가 4장이기 때문이다.

일본사람들이 화투를 이렇게 만든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화투의 오동 그림은 일본의 왕보다도 더 막강한 힘을 갖고 있었던 막부(幕府)의 쇼군을 상징하는 문양이다. 지금도 일본 정부나 국·공립학교를 상징하는 문양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일본 화폐의 500엔(¥)과 1전(錢)짜리 주화에 오동잎이 도안으로 들어 있다.

다음으로 비를 좋아하는 이유는 비는 비죠리, 잡는 기능, 비 일광, 칠띠, 쌍피, 동신당, 모두 6개의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비 10끗을 쌍피로 쓰고 있다.

한국에는 12월에 비가 오지 않고 개구리는 동면(冬眠) 중이고 제비는 강남에 가 있는데 12월의 화투그림에는 개구리와 제비와 우산이 그려져 있다.

왜 그런 그림을 그렸을까?

12월의 비 20끗 그림에서 갓을 쓴 사람은 일본의 서예가 오노도후를 그린 것으로, 비가 내리던 어느 날, 오노도후는 글씨공부가 진척되지 않자 아예 붓을 꺾고 방을 나서 답답한 마음에 이리저리 거닐던 중 버드나무 아래서 계속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버드나무 가지에 뛰어 오르려고 애쓰는 개구리를 발견하게 되는데 그 개구리가 몇 번이고 실패를 거듭하던 끝에 드디어 나뭇가지 오르기에 성공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그는 노력의 중요성을 크게 깨닫고, 다시 서예공부를 계속하여 후에 유명한 서예가가 되었다고 하는 일화를 그림으로 그린 것이다.

또 ‘비’피의 문양은 ‘죽은 사람을 내보내는 일종의 쪽문’으로서, 라쇼몬(羅生門)이라고도 일컬어지고 있으며, ‘비’피가 쌍 피로 대접받는 것은 라쇼몬이 죽은 시신을 내보내는 문이기 때문에, 일본인의 우환의식(憂患意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싶다.

화투를 칠 때에 쓰는 말이 고도리, 비죠리, 사쿠라, 소당 등 일본 말이 대부분이라는 것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한국 사람들이 화투를 제일 좋아하지만 왜색화투 속에 숨어 있는 일본 문화와 황민화정책의 저의(底意)를 자세히 아는 사람은 드물다.

조국은 광복된 지 65년이 지났지만 놀이카드(왜색화투)는 지금도 국치(國恥) 중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이 순간도 우리들은 은연중에 일본문화에 빠져들고 있으며 아직도 황민화정책의 굴레 속에 있는지도 모른다.

광복 65주년과 한일병합 100주년을 맞아 왜색화투와 화투 속에 숨어 있는 일본 문화를 뒤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